그런데 바이러스에 걸렸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걸리면 그동안 보관하던 모든 자료가 날라갑니다. 다행히 백업을 받아놨다면 그 자료를 다시 옮겨와서 사용할 수 있지만 백업 자료까지 손상을 입은 경우는 복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 경우는 마치 우리의 과거의 기록이 다 사라진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바이러스라는 용어는 원래 사람 등 생물을 감염시켜 우리로 하여금 질병에 이르게 하는 생물학적 바이러스에서 차용한 용어입니다. 지금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코로나 19라는 이름의 우한 폐렴은 생물학적 바이러스입니다. 지금 우리는 그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을 철저히 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이러스에 걸렸습니다.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라는 생물학적 바이러스가 아니라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것입니다. 또 다행인 것은 주로 사용하는 컴퓨터 본체의 바이러스가 아니라, 자료를 보관하는 NAS 장비의 바이러스입니다. 정확히는 바이러스가 아니라 NAS 장비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파일들의 이름은 보이는데 내용이 실행이 안되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장비를 교체하여 하드 디스크와 장비를 연결하여 자료를 읽어 들이는데 손상된 부분이 있어서 수동적인 작업으로 하드 디스크 한 개를 복구하고 이제 다른 하나에 복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NAS 장비의 회사를 바꾸는 관계로(IPDISK에서 SYNOLOGY로) 장비의 자료와 홈페이지와의 링크를 전면 수정하고 나면 공유기에 연결하여 다시 이전처럼 자료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나스 장비의 고장을 겪으면서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는, 컴퓨터 관련 장비의 고장에 관한 것인데, 하드 디스크의 자료가 사라지는 것에 대비하여 이중 삼중으로 백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관리하던 자료가 혹시 다 사라진다 해도 그것은 데이터일 뿐 나의 인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또 그 자료를 영구적으로 보관할 것도 아니라 언제까지 데이터를 보관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말하자면 내가 생성하고 보관한 데이터의 유효기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는 육신의 마감입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하여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있는데 거기서 나만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재수나 운명으로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감염자와의 접촉으로 인하여 나타나는 과학적 사실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을 비난할 것이 아니고, 만약에 감염된다면 최선을 다해 치료하고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면 됩니다.
이번 기회에 인생의 마감을 준비하며 정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우리가 마땅히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지니고 있던 물건들과 물질의 준비도 필요하고, 자녀들에게 신앙을 당부하는 것도 필요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던 죄를 회개하고 온전한 모습으로 돌아와 그분의 품안에서 온전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임종의 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믿는 사람들이 평소에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오늘을 주님과 함께 시작하며 나를 돌아보고 기쁨으로 주님과 동행합니다. 매일을 주님의 임재를 소망하며 하늘에서 누리게 될 영생을 사모합니다. 지금 나를 부르시면 “네. 주님, 내가 여기 있습니다”하며 부르심에 응할 준비를 합니다.(2020.04.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