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와 다이아몬드
모래 속에 돌멩이와 다이아몬드가 섞여 있었습니다. 한 우매한 남자가 근처를 걷다가 석영이 박혀있는 돌멩이가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그 돌멩이를 집으로 가져와 정성스레 닦았습니다. 그랬더니 거기 박혀있는 석영이 다이아몬드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그것을 다이아몬드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자기는 빛의 전문가인데 그때 반짝이던 빛의 스펙트럼으로 보아 그것이 다이아몬드가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한 소년이 창밖을 바라보다가 모래 속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그것을 집에 가져왔습니다. 겉에 묻은 모래 먼지를 조금 닦아내니까 아름답게 빛이 납니다. 그 소년은 다이아몬드가 아름다운 빛을 내니까 자주 들여다보고 가끔씩 동네 사람들에게 보여주기도 합니다.
우매한 남자는 자기가 가진 돌멩이가 다이아몬드인줄 알고 그것을 동네 사람들에게 자랑합니다. 그것을 본 감정사가 그것이 다이아몬드가 아닌 줄 알고 그에게 말해줍니다. 그랬더니 그 우매한 남자는 자기가 가진 것이 돌멩이가 아니라 돌멩이 같은 다이아몬드라고 우깁니다. 그 감정사는 우매한 남자에게, 창안의 소년이 가진 것이 진짜 다이아몬드라고 알려줍니다.
그것을 소년의 집 창 너머로 얼핏 본 우매한 남자는 그 다이아몬드에 묻은 한 알의 모래를 보고 그것은 가짜 다이아몬드라고 판결을 내립니다. 자기는 빛에 대해 전문가인데 그때 반짝이던 빛을 보니까 자기가 가진 것이 진짜 다이아몬드가 맞고, 소년의 것은 가짜 다이아몬드라고 주장을 합니다. 옆에 있던 다이아몬드 감정사는 자기의 말을 듣지 않는 우매한 남자를 비난하지 않고, 언젠가 자기 말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매한 남자는 감정사도 비난하고 창안의 소년도 비난하며 자기가 가진 돌멩이가 진짜 다이아몬드라고 동네에 떠들고 다닙니다. 창밖을 바라보던 어떤 청년은 그 우매한 사람이 빛에 대해 전문가라는 것을 알고, 빛에 대해 전문가이니까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도 잘 알겠지 라고 생각하며 그 우매한 사람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같이 동네를 돌아다닙니다.
진실을 아는 감정사는 참으로 답답하지만, 언젠가 그 우매한 남자가 지혜를 배워서 감정사의 판단이 맞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기다립니다. 그동안 감정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더라도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것을 알기에 온유하게 기다립니다. 그러면서 자기가 평소에 하던 감정 평가의 일을 꾸준히 해 나갑니다. 여전히 다이아몬 감정사의 권위를 믿는 사람들은 그의 평가를 신뢰합니다.
세상에는 우매한 남자, 창안의 소년, 창밖의 청년, 어느 쪽인가 편을 드는 동네 사람들이 섞여 삽니다. 거기에는 감정사도 있습니다.(2016.06.1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