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신학과 영성
정성욱 저, 부흥과개혁사, 2005년 11월 10일 발행, pp.139, 4500원
(2011년 4월 20일 읽음)
<Summary>
1. 영원 안에서 예정된 십자가
* 일반적으로 우리는 ‘예정’이라는 말을 들으면 하나님이 영원 안에서 일부의 사람은 구원하기로 선택하시고, 일부는 멸망 상태에 내버려 두기로 결정하셨다고 연상합니다. 물론 칼빈주의 개혁신학의 전통에서 예정론이 이렇게 이해되어 온 것은 사실이고 성경 역시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의미에서의 예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으심을 예정하시고, 그 기초 위에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예정하시고 선택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님의 거룩하시고 지혜로우신 뜻을 따라 일어난 사건임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2. 구약에서 예언되고 예표된 십자가
* 구약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예언과 예표로 가득 차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 대한 예언과 예표들:
(1) 최초의 복음: 창세기 3장 15절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네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 하시고”
(2)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는 하나님의 사랑: 창세기 3장 21절
- 가죽옷을 지어 입하시기 위해서는 어떤 짐승이 반드시 피를 흘리고 죽었을 것이기에, 이 짐승의 피 흘림과 죽음은 세상 죄를 지고 가시는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 흘리시고 죽으셔서 우리의 허물과 수치를 가려주실 것의 예표라고 해석해 왔습니다.
(3) 이삭 대신 번제로 드려진 숫양: 창세기 22장 13절
- 이 사건은 장차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 죄를 지고 가는 어린 숫양으로 오셔서 죄인들 대신 당신의 몸을 십자가에서 번제로 드리실 것에 대한 예표적 사건입니다.
(4) 유월절 어린 양: 출애굽기 12장
(5) 구약의 다양한 제사: 레위기
(6) 장대 위에 달린 놋뱀: 민수기 21장
-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을 보고 믿는 자마다 영원히 살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장대 위에 달린 놋 뱀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요 예표였던 것입니다.
(7) 다윗의 시: 시편 22편
- (시 22:1) “내 하나님이여 내 하나님이여 어찌 나를 버리셨나이까 어찌 나를 멀리 하여 돕지 아니하시오며 내 신음 소리를 듣지 아니하시나이까”
- 아버지와의 단절을 겪으심으로 아들은 지옥의 고통을 경험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8) 건축자의 버린 돌: 시편 118편
(9) 고난 받는 여호와의 종: 이사야 53장
3. 십자가 사건의 신학적 의미
(1) 희생 제사와 죄의 용서
(2) 율법 요구의 성취 및 저주의 폐기
(3) 사탄과 악에 대한 승리
(4) 하나님의 의와 사랑의 계시
- 하나님의 공의로운 법은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한 사람의 죄가 아니라 모든 인류가 저지른 죄에 대한 형벌을 견디기 위해서는 신성을 가지신 분이 필요했습니다.
(5) 십자가와 하나님의 영광
- 하나님이 우주 만물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시고 보전하시고 타락한 죄인들을 구원하시며, 타락한 피조물을 구속하시고 교회를 세우시고 최후의 심판을 행하시며,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사역의 궁극 목적은 바로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것입니다.
- 하나님의 모든 사역의 목적은 결국 하나님의 존재 목적과 연결됩니다. 하나님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이 가장 존귀하고 가치 있게 여기시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창조와 구속과 심판과 완성의 모든 사역의 목적은 하나님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이 돌아가는 것입니다.
- 하나님이 행하시는 모든 일의 궁극 목적은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원리가 십자가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 절대주권의 영광: 십자가 사건이라는 최악의 사건을 허용하시고는 그 사건을 통해, 최대의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위대한 주권의 영광을 우리는 보고 알고 그 영광을 바라며 즐거워하게 됩니다.
- 하나님의 사랑은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사랑이 아니었습니다. 헌신적이고 구체적인 사랑이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이 성령님을 통해 우리 마음에 부은바 되면 우리는 그 사랑 때문에 어떤 고난과 시련과 환난도 넉넉히 이기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됩니다.
4. 십자가상의 일곱 말씀
(1) (눅 23:34)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 주님은 자신의 원수들을 정죄하시거나 욕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알지 못해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그들을 변호하셨습니다. 죄인을 위해 죽는 현장에서조차 범죄자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2) (요 19:26-27)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
-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마리아의 육신을 빌려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오직 인성의 측면에서만 마리아가 예수님의 어머니였지만, 예수님은 마리아를 공경하셨습니다.
- 이 말씀을 통해 주님은 십계명의 제5계명을 완벽하게 성취하셨습니다.
(3) (눅 23:43)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 이 말씀은 예수님이 참으로 죄인을 구원하실 수 있는 구원자이심을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4) (마 27:46)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 우리 죄로 인해 정죄 받으신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우리 죄에 대한 하나님의 총체적인 진노와 형벌을 받으시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5) (요 19:28) “내가 목마르다”
- 불못의 고통은 육체적, 영적 목마름과 갈증을 줍니다. 십자가 위에서 주님은 지옥의 고통을 당하시고 계셨기에 말할 수 없는 목마름과 갈증을 느끼셨습니다. 그의 전 영혼이 지옥의 고통을 당하신 것입니다.
(6) (요 19:30) “다 이루었다”
- 십자가 위에서 주님은 죄인의 구원을 위해 요구되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이루신 것입니다.
- 우리의 구원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오직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이미 2천년 전 십자가 위에서 완성되었습니다.
(7) (눅 23:46)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 십자가상에서 하신 처음 말씀은 “아버지”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십자가상에서 네 번째로 하신 말씀은 “나의 하나님”으로 시작합니다. 이것은 십자가 위에서 죄에 대한 형벌이 주님께 퍼부어질 때, 아버지는 더 이상 아버지가 아니었음을 의미합니다. 십자가상에서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은 다시 “아버지”로 시작합니다. 이것은 주님이 죄인을 대신해 형벌을 받고 구원의 역사가 완성된 뒤에 다시금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를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5. 십자가의 영성
* 영성은 ‘성령의 은혜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삶을 닮아가는 영적 지향성’아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이 지향해야 할 영성이 바로 십자가의 영성입니다.
(1) 십자가와 제자도
-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 본질에 있어서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 우리의 스승 되신 예수님의 길은 십자가의 길이었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따라가려는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합니다.
(2) 십자가와 자기 부인
- 자기 부인은 먼저 자기의 이름과 명예를 부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시에 우리의 자존심과 자기 연민을 부인하고 죽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과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내가 손해 보는 것,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성입니다.
- 자기 부인의 영성을 몸으로 체득한 그리스도인은, 그들을 핍박하는 자를 저주하지 아니하고 축복할 수 있으며 원수를 위해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3) 십자가와 겸손
- 우리 주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으로 향하신 그 길은 얼마나 우리 주님이 겸손하신 분인지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본래 주님은 본성상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런 주님이 사람의 몸을 입으시고, 종의 형체를 가지시며, 범죄자 가운데 하나로 정죄 받으시고, 가장 비참한 처형 방식이었던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은 자신을 무한히 낮추셨음을 뜻합니다.
- 겸손은 교만한 본성을 거슬러,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낫다는 진실된 마음으로 드러납니다.
(4) 십자가와 순종
- 예수님이 이 땅에 성육신하시고, 태어나시고, 사시고, 일하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모든 과정은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과정이었습니다.
- 우리 주님은 주님을 믿는 것과 사랑하는 것과 주님의 계명과 말씀에 순종하는 것을 동일시 하셨습니다.
- 예수님이 평탄하고 쉬운 삶 속에서 순종하신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고난과 고통 속에서 순종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제자인 우리도 순종의 영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5) 십자가와 인내
-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이 십자가의 극한의 고통과 수치와 부끄러움을 참으셨다고 선언합니다.
- 십자가의 중한 고통을 참으시고 견뎌 내신 주님은 우리도 주님의 자취를 좇아오기를 원하십니다.
- 오래 참고 견디며 인내하는 것은 참된 그리스도인의 표식입니다.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자라고 성숙하며, 사랑이 깊어가고 소망이 견고해지기 위해, 인내는 절대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6) 십자가와 사랑
- 주님의 사랑은 자기를 희생하고 자기의 목숨을 내어 주는 지고지순한 사랑이었습니다.
- 하나님의 사랑은 사랑받을 자격이나 이유가 전혀 없는 죄인들에 대한 사랑이기에, 오직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로 베풀어지는 사랑입니다.
- 십자가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체험한 사람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변해갑니다.
1) 자신을 버리는 사랑
2) 무한히, 완전히 용서하는 사랑
3) 원수를 축복하는 사랑
(7) 십자가와 거룩
- 주님의 희생과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거룩한 희생이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 거룩하신 주님은 우리를 깨끗하고 정결하고 순결하고 거룩하게 하시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주님은 우리의 삶이 항상 거룩함을 추구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거룩의 추구는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의 삶 속에서 반드시 있어야 하는 본질적인 부분입니다.
- 주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거룩은 우리의 온 영과 혼과 몸을 포함하는 모든 영역에서의 거룩입니다.
6. 십자가와 성령
* 우리 주 예수님은 잉태되실 때부터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시기까지 성령님의 충만을 받으셨고, 성령님의 능력을 통해 일하셨습니다. 우리 주님이 성령님의 충만을 받아 살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듯이, 주님의 제자들인 우리도 성령님의 충만을 받아 살고 죽고 부활해야 합니다.
7. 십자가와 부활
* 주님의 부활은 몇 가지 중대한 신앙적 의미가 있습니다.
(1) 하나님 아버지는 아들의 순종과 대속 사역을 승인하신다는 증거
(2)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무이한 구원자임을 선포함
(3) 예수 제자의 부활을 확증함
8. 십자가 중심의 삶을 회복하라
(1)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는 삶
(2)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하지 않는 삶
※ 다 읽은 후의 소감: 십자가 중심의 삶도 중요하지만 “부활 중심의 삶”이 더 강조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