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인도차이나!
출처: 정****(인도차이나 A족 사역자) 글/개척정보, 2012년, 9월호, Vol. 294, pp. 17-21
아시안 하이웨이를 걸어갈 민족들
인도차이나 창은 아시아 대륙의 동남부에 있는 지역으로 북쪽으로는 중국, 서쪽으로는 인도, 방글라데시 등과 맞대고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유럽까지 이어지는 아시안 하이웨이 도상에 놓여 있으며 선교사 파송국인 한국과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중국을 제외한다면 선교적인 관점에서는 아시안 하이웨이의 출발지이자 관문지역이기도 하다. ‘인도차이나’라는 명칭은 과거 이 지역에 식민지를 개척하러 온 영국과 프랑스가 이 지역을 인도와 중국의 중간 지역이라고 하여 ‘인도’와 ‘차이나’ 두 단어를 붙여 ‘인도차이나’라고 부른데서 연유하였다고 한다.
현재 인도차이나 지역에는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5개국이 존재하는데 이들 나라에는 각각 베트남 54개, 라오스 68개, 캄보디아 28개, 태국 31개, 미얀마 136개 민족 등 총 200-250개 민족이 살고 있으며, 이들을 합친 전체 인구는 2억 4천만 명 이상이다. 베트남에 9,150만명, 캄보디아에 1,600만명, 라오스에 650만명, 미얀마에 6,000만명, 태국에 7,000만명이 살고 있다. 이 민족들이 사용하는 언어 수도 이 민족들 숫자만큼이나 많은데 그 중 베트남어, 라오어, 크메르어, 버마어, 타이어가 각 나라의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다양성이 특징인 지역이 인도차이나 지역이다.

인도차이나 창은 아랍창이나 페르시아 창 등과는 다르게 다양한 민족,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지만, 이들을 묶어주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이 민족들의 주 종교가 불교라는 것이다.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태국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고 있다. 불교는 2천년이 넘는 오랜 기간 이들의 의식과 세계관과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어 왔다. 이 지역의 불교 신자의 세계관과 삶은 우리나라의 불교 신자보다도 훨씬 더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버마족, 타이족, 라오족, 크메르족은 초기 불교에 가까운 형태인 소승불교를 믿고 있으며, 베트남족은 우리나라와 중국이나 일본처럼 대승불교를 믿고 있다.
인도차이나 창에서 불교 다음으로 신도 수가 많은 종교는 이슬람교인데 태국 7.9%, 미얀마 5%, 캄보디아 2% 등이다. 우리가 흔히 복음화율이 높다고 하는 태국에서 이슬람 신도 숫자는 태국 내 기독교 신자보다 대략 10배는 많다. 이들 나라에서 이슬람 신자가 많은 이유는 서구 선교사들에 의해 기독교가 이 땅에 전파되기 훨씬 전인 수백년 전부터 이슬람 상인들이 동남아시아로 와서 무역하는 과정에서 이슬람교가 자연스럽게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베트남과 라오스는 사회주의 국가인 관계로 기독교인의 비율도 매우 낮지만, 이슬람교도의 비율도 매우 낮은 펀이다.
둘째, 이들 나라는 19세기 중반부터 약 1세기 동안 영국과 프랑스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았다. 베트남과 라오스와 캄보디아는 프랑스에 의해, 미얀마는 영국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았는데 태국만은 서구의 식민 지배를 받지 않았다. 인도차이나 창 지역이 대륙과 해양이 만나는 지점으로서 해양교통로의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과 풍부한 자원 등이 강대국들이 자국 세력의 확보를 위한 각축장이 되어 식민 지배를 받게 된 주요 원인이다.
셋째, 인도차이나 창에 속한 국가들의 공통점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다음 이념 분쟁 후 민주국가와 공산국가로 나뉘어 참혹한 전쟁을 치르는 등 갈등을 겪었고, 현재는 일부 세력들에 의해 독재 및 장기 집권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과 라오스는 여전히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공산당이 장기 집권하고 있으며, 미얀마는 형식적으로는 민간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군사과도 정부이다.
넷째, 높은 기독교 핍박 국가 순위와 낮은 복음화율이 인도차이나 국가들의 공통점이다. 오픈도어 선교회에서 매년 발표하는 기독교 핍박 국가 순위를 살펴보면 2005년도까지도 북한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베트남이 3위, 라오스가 4위, 미얀마가 9위였는데 경제 개방화와 함께 2005년부터 조금씩 나아졌고 2012년 현재 라오스 12위, 베트남 19위, 미얀마 33위이다. 우리가 잘 아는 이집트가 15위, 체첸이 20위인 것을 보면 이들 나라의 기독교 억압이 어느 정도로 심한 것을 알 수 있겠다.
한편 인도차이나 국가 주 민족들의 복음화 상황은 다음과 같다. 베트남족이 7,500만 가운데 0.6%, 라오족이 260만 인구 가운데 1.2%, 캄보디아의 크메르족이 1,300만 가운데 1.7%, 미얀마의 버마족이 2,700만 가운데 0.07%, 태국의 중부 타이족이 2,000만 가운데 0.4%이다. 태국이나 캄보디아 같은 일부 국가들에서 상대적으로 선교활동이 자유스럽긴 하지만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는 이 두 나라와 완전히 다르다. 오랜 불교, 유교, 조상숭배 등의 전통종교의 영향, 과거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에 식민지가 되어 겪은 반감이 기독교에 투영된 것과 오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 라오스와 오랜 군사독재 하에 있는 미얀마 정부의 기독교 억압 등이 인도차이나 창에서 복음화율이 낮은 원인이다.
이제부터는 인도차이나 창의 나라와 민족들을 좀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베트남(Vietnam)
인도차이나 창의 관문국가인 베트남. 베트남은 월남(越南)이라는 한자어를 베트남 식으로 발음한 것으로서 베트남의 역사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2천년이 넘는다. 공식 인구는 9,1250만명이며 실질 인구는 1억명으로 추정된다. 국토의 크기는 남북한 크기의 1.5배이고 수도는 북부의 하노이며 이 땅에는 베트남족 외에도 흐몽족, 므엉족, 타이족, 따이족 등을 비롯한 53개 소수민족이 주로 산악지대에 살고 있다. 베트남은 남북이 긴 나라로 수도 하노이와 제2의 도시인 호치민 시 간의 거리가 약 1,800km이며 가장 빠른 기차로도 30시간이 넘게 걸린다. 수도 하노이는 베트남 정치 사회 문화의 중심지이고 남부의 호치민 시는 신개척지로 경제 중심을 이루고 있다.
베트남의 역사는 전 세계에서 우리 한민족과 가장 비슷하다. 우리 조상이 천번에 가까운 침략을 받으며 한 많은 생을 살아온 것처럼 베트남 민족도 어떤 면에서는 우리보다 더 고통스럽고 가혹하게 외세의 침략과 고통을 받아왔다. 기원전 1세기부터 진행된 중국왕조들의 1,000년간의 식민지, 몽골의 3차례의 침략과 방어, 프랑스 식민지 85년, 일본의 강제 점령 5년, 미국과의 10년 전쟁, 1979년의 중월전쟁 등 시대 시대마다 전 세계의 강국들에 의한 침략을 받아왔지만 강인한 베트남 민족은 단결력과 희생을 바탕으로 외세를 몰아내고 조국과 마을과 가족을 지켜냈다. 드디어 1975년 사회주의 국가로의 통일을 이루어 내고 1986년도부터는 ‘도이머이’-경제개혁개방-을 통해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어가고 있다.
베트남은 한류 열풍의 진원지이자 3천개 이상의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우리 기업들이 100억불에 가까운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와 베트남은 월남전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수많은 우리의 젊은이들과 그 땅의 현지인들이 피 흘리며 죽어간 땅이다. 중국의 변방에 위치한 국가들로서 또 피식민지 국가로서 우리나라와 베트남은 가장 비슷한 여가를 비롯해 문화와 정서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지만, 베트남 전쟁의 아픔도 있었고 최근에는 우리 땅에 시집온 베트남 여성들의 가슴 아픈 소식도 가끔 들려온다. 작게는 1만에서 많게는 4만으로 추산되는 한국인 아버지를 둔 ‘라이따이한’들이 사는 나라이며 12만 명의 베트남인이 한국에서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으로서 살고 있다.
베트남의 최대 종교는 불교이며 인구의 60-70%가 불교를 믿고 있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조상숭배와 샤머니즘, 이데올로기를 통한 정사와 권세도 이들이 주께 나아오는 것을 막고 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민족인 베트남 민족의 인구는 약 7,500만 정도인데 이들의 복음화율이 0.6%이고 이마저도 과거 월남 지역이었던 남베트남 지역에 대부분이 살고 있다. 남한 인구와 비슷한 4,500만 이상이 사는 수도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베트남 지역에는 단지 수천 명의 그리스도인이 있을 뿐이다.
베트남 정부는 법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명시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기독교가 확산되는 것을 꺼리며 많은 핍박과 감시와 의심의 눈초리를 교회와 사역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러한 제약과 정치적인 긴장감으로 인해 수십 가정의 한국인 사역자들만이 4,500만 명의 북베트남 영혼들 가운데서 사역하고 있다. 추수할 것은 많되 사역자가 너무 적은 형편이다.
그럼에도 베트남의 빠른 성장과 우리와의 익숙함 때문인지 한국 교회의 상당히 많은 분이 베트남이(특히 북베트남까지도) 상당 부분 복음화 되었다는 오해를 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확한 정보에 기초하지 않은 잘못된 생각이다. 인구 800만이 사는 하노이에는 단 한 개의 공인교회만 있고, 70개가 넘는 이 도시의 대학들에는 그리스도인 청년 대학생들이 거의 없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나를 위하여 갈꼬?’라며 오늘도 탄식하는 아버지의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라오스(Laos)
인도차이나의 숨겨진 나라이자 알프스라고 불리는 라오스는 인도차이나 창의 중앙부에 위치한 내륙 국가로서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68개 민족으로 구성된 650만 명의 순박한 사람들이 사는 땅이다. 라오스어는 태국어와 70% 유사하고 문화적으로도 태국과 비슷하지만, 19세기 이후 근대역사는 베트남과 비슷하다. 100년 가까운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와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9년간의 인도차이나 전쟁, 미국과의 10년간의 전쟁, 75년 이후 사회주의 체제 등에서는 베트남과 거의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래서 문화 경제적으로는 태국과 유사하지만, 정치 및 국민 정서적으로 형제 국가로 불릴 정도로 베트남과 가깝다.
라오스의 경제는 베트남보다 20-30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보이며, 모든 것이 낙후한 가운데 열악한 의료 환경과 교육 환경은 우리를 놀라게 한다. 평균 수명이 50세 전후로 우리나라 사람보다 30년이나 적게 살며, 영아사망률은 100명당 12명이고, 도시 병원은 한국의 70년대 보건소 수준이고 의사의 숫자는 인구 만명당 한 명이다. 이 통계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보다도 열악한 상황임을 말해주고 우리나라의 50-60년대 수준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교육환경도 열악하여 초중등학교 교실을 가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1960년대 학교를 보는 듯하며 수도인 비엉찬(비엔티안)에도 한 개의 종합대학이 있을 뿐이다.
라오스인들은 무척이나 순박하고 착하지만, 운명론적 사고가 팽배해 있고 어려움이나 질병이 잇을 경우에는 귀신이 들어왔다 하여 절에 가서 승려로부터 귀신 줄을 손목이나 목에 감고 오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이들 삶에 찌들어 있는 불교와 샤머니즘의 영향, 낮은 교육 수준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아직도 귀신 들린 사람들이 많은 나라이고 라오스에서 오래된 기독교 사역자들은 축사한 경험이 한두번은 있다고 한다. 어떤 사람은 멀쩡하게 불교 사원에 들어갔다가 귀신 들려 나온 일도 있다고 한다.
라오스의 종교는 단연 소승불교가 압도적인데 이들의 삶이 곧 불교요 불교가 곧 이들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삶의 영역에 불교가 뿌리 깊이 박혀 있고 모든 관혼상제 들이 불교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남자는 평생에 한번은 6개월 이상 승려가 되어 불교 사원에서 생활한다. 수도 비엉찬에 있는 ‘부다파크’에는 수백 수천 개의 온갖 종류의 불상들이 누워있기도 하고 뛰어놀기도 하는 자세로 세워져 있으며 라오스인들의 불교적인 이상향이 잘 나타나 있는데 이곳에 보면 마치 창세기와 요한계시록을 연상케 하는 뱀과 용 발톱 등이 불상들과 어울어져 있어 너무나도 순박하고 영적으로 무지한 라오스인들 가운데 아담과 하와를 속였던 옛 뱀이 라오스에 자기 왕국을 건설해 놓고 이들을 속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불교의 핵심 교리가 ‘너희가 욕심을 버리고 수행과 선행을 통해 득도하면 윤회를 벗어나 해탈하여 부처(신)가 될 것이다’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아담과 하와를 속였던 그 옛 뱀이 인류의 조상을 속였던 말과 같은 말이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과거보다 다소 나아졌다 하나 여전히 세계 기독교 핍박 국가 순위에서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에 이어 12위를 달리고 있는 라오스. 57개 이슬람 국가 대부분 보다 핍박 순위가 높은 것을 보면 12위인 라오스의 복음화 상황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라오스 민족은 아직도 영적으로 배가 많이 고프다. 우리의 눈을 넓게 하고 눈을 한 군데만 바라보지 말고 돌려 보자. 인도차이나 창에도 라오스를 비롯하여 어두움에서 헤매는 너무나 많은 영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을 하나님 앞에서 기억하며 더욱 힘써 기도하고 추수할 일꾼을 보내어 주시도록 기도하며 또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