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세계관 세우기(1) - 서언
(Building Biblical Worldview)
김무현 저 (Texas A&M 대학교 해양ㆍ토목공학)
I. 서언
사람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주위의 여러 환경을 접하고 그것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주변 환경으로는 여러 가지 사물들과 자연환경 등 물리적인 것도 있겠고, 여러 가지 사건이나 사상 등의 사회적 환경도 있을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현대사회와 같이 다양하고 또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서로의 삶에 영향을 끼치며 살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불과 칠 팔 년 전만 하더라도 낯설게 느껴졌던 인터넷이라는 단어가 우리의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하루 24시간 계속되는 방송매체들을 통해서 지구의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들도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있고, 또한 국가 간의 인적 물적 교류의 증가로 인하여 점점 더 긴밀한 상호의존성을 가지게 되어, 이제는 어느 한나라의 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global)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복잡한 현실 가운데 우리는 때로 여러 가지 변화의 급류에 편승하기도 하고, 때로는 미처 우리가 깨닫지도 못하는 가운데 우리의 삶을 뒤바꾸어 놓을 사건들을 나중에 전해 듣고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너무나 알아야 할 정보나 지식들이 많고, 또 너무 일에 쫓기어 바쁘게 지내다 보면 도대체 삶의 의미나 목적이나 소명 등에 대해서 사고할 시간도, 개인의 영적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시간도 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다니엘서 12:4에는 마지막 때가 가까워 올수록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인한 정보와 지식의 폭발적인 증가를 경험하고 있는 현 시대에 대한 너무나도 정확한 예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 다니엘 12:4, 개역개정
"But as for you, Daniel, conceal these words and seal up the book until the end of time; many will go back and forth, and knowledge will increase." - Daniel 12:4, NASB
성경에서 말하는 시간에는 두 가지 다른 개념, 즉 카이로스(Kairos)와 크로노스(Chronos)가 있습니다. 크로노스란 모두에게 적용되는 그저 기계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자연적인 시간을 말하며, 신앙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오직 이러한 시간만이 존재합니다. 카이로스란 하나님의 전 구속사적인 계획안에서 인류의 역사가 하나님의 시간대 내에서 어떻게 이루어져 가는 가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의 삶도 각자의 인생을 크로노스적 시각으로 바라보느냐 아니면 카이로스적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경적 세계관(Biblical worldview)으로 바라보는 시간의 의미는 물론 카이로스입니다.
특히, 현대사회를 식자들은 여러 가지로 분류하며 정의를 내립니다. 기독교 철학자인 전광식 교수는 그의 저서를 통해 오늘의 시대정신을 세속주의, 자연주의/인본주의, 상대주의, 자유주의,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숭배로 파악하고, 그 속에 살고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그리스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풀어 나가야 할 과제들에 관해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과연 21세기를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견지해야할 가치관과 삶의 모습은 어떠하여야 할까? 그리스도인으로서 받을 구원에만 관심이 있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의 문제에 관심을 갖지 못한다면 속이 없는 껍데기 신앙이 될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하여 “신앙과 삶의 통합을 원하는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사고하며 살아가야 할 것인가?”하는 문제를 계속 고민하며, 그 기초가 될 성경적 세계관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교재에서는 기독교 세계관 대신 성경적 세계관이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전능하신 창조주께서 절대적으로 계시하여 주시고 영감을 불어넣어 기록하게 하신 참 진리인 성경에 근거를 둔 것이지 역사를 통하여 계속 왜곡되고 변형되어온 (참고: 쟈크 엘룰의 ‘뒤틀려진 기독교’) 종교로서의 기독교의 교리, 제도 및 형식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지 않은 의도 때문입니다. 건강한 성경적 세계관을 확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는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것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출처 : "성경적 세계관 세우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