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차원(마 14:13-33)
신동수 (계명대 교수, 화학공학, synnds@kmu.ac.kr) 저
자연과학이나 공학에서 단위(unit)와 차원(dimension)에 대한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흔히 쓰이는 기본단위로는 질량의 kg, 길이의 m, 시간의 s, 전류의 A, 온도의 K, 물질의 양을 표시하는 mol, 광도를 나타내는 cd(candela), 각을 표시하는 rad(radian)과 sr(staradian) 등이 있다. (질량의 기본단위인 kg은 SI 단위에서 잘못 지은 이름이다. 1000g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더 좋은 이름이 생각나면 kg은 바꾸어야 할 것이다.)
차원은 조금 더 복잡한 것으로, 예를 들면 N-s/m는 점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과학이나 공학에서는 물리량의 차원해석(dimensional analysis)을 통하여 변수들이 어떤 모양으로 관계하는지를 예언하는 편리한 방법도 개발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진자의 진동주기가 진자의 질량, 길이와 중력가속도의 함수라고 가정하고 차원해석을 하면 진동주기는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하고 중력가속도의 제곱근에 반비례하며 질량에는 관계없음을 알 수 있다. 비례상수는 진폭의 함수이며 실험에 의하면 진폭이 너무 크지 않을 경우 원주율(π)의 2배이다.
직선은 1차원, 평면은 2차원, 공간은 3차원, 시공간은 4차원이다. 송충이는 제 앞만 볼 수 있다. 나무젓가락으로 송충이를 잡아보면 젓가락이 제 몸에 닿아야 비로소 꿈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송충이의 홑눈은 2차원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3차원 공간을 다 볼 수 있지만 시간은 절반만 볼 수 있다. 미래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차원은 3.5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주에서 가장 고차원이라는 사람이 1에서 1억까지 헤아리는데 약 60년이 걸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람의 차원이란 참으로 작은 것이다.
혹시 시공간을 다 꿰뚫어 볼 수 있고 생명과 영혼까지 더해 인류가 6차원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의 차원은 하나님의 차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차원은 무한대이기 때문이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배불리 먹이고도 남은 떡 부스러기가 열 두 광주리에 가득 찬 기적(마 14:13-21)이나 예수께서 물위로 걸으신 기적(마 14:22-33)은 인간차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나 하나님의 차원에서는 너무나 간단한 일일 수도 있다. 실수의 제곱은 음수가 불가능하지만, 차원이 하나 더 높은 복소수의 제곱은 음수도 가능한 것과 같다. 송충이 시체 한 마리를 수백 마리의 개미 떼가 끌고 가고 있을 때 내가 나무젓가락으로 그 송충이를 집어서 개미집 바로 앞에 갖다 놓으면 그 개미들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법석을 떨 것이 아닌가?
고전역학에서는 질량은 질량대로, 에너지는 에너지대로 각각 보존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에서는 질량이 에너지로, 에너지가 질량으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질량과 에너지를 합친 개념으로 질량-에너지(mass-energy)가 보존된다. 고전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기적이다.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을 읽으면서 그 내용을 가능한 한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현재의 과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부분은 하나님의 영역으로 남겨두어야 한다. 유한한 차원으로 무한한 차원을 모두 설명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