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9월 30일(수) 맑음 - 욤 키푸르
이번 주부터는 아이들 도시락을 집사람 혼자 싼다. 이제 손가락에 힘을 줄 수 있는지 아니면 늦게 잔 나를 깨우기 미안해서인지 나는 아이들이 학교에 갈 때 일어나서 차를 태워주면 된다. 돌아오는 길에 UCI 앞의 Campus Gas Station에서 기름을 넣다. 평소에는 Garden Grove의 주유소가 기름이 제일 쌌었는데 요즘은 이곳이 더 싸다.
9시 넘어서 학교에 출근하여, USC에 몇 가지 자료를 보내고 김**교수와 협조를 위해 전화 통화를 하다. 잠시 후 **대에서 온 이**교수의 방문을 받고 그와 오랫동안 이야기하다. 주로 이곳에서의 정착문제에 대한 것과 자기 아들의 학교 문제를 많이 묻다. 점심때가 되어 내 도시락을 놔두고 같이 식사하러 University Center에 가다. 전에는 $5 조금 넘던 Paar Thai가 $6로 올랐다. 식사 후 이**교수는 학교 내의 Fitness Center에 들러 가격을 알아보고 나는 다음 Quarter의 Evening 주차권을 구입하다.
집사람 퇴근 후 같이 쇼핑을 가다. 우선 Bed, Bath & Beyond에 가서 **이 베개를 사고, Costco에 들러 아이스크림 잔과 화장품 등 몇 가지를 구입하고, Savon에 가서 **이 방에서 쓸 조그만 가습기를 사다.
오늘도 유대인 회당 앞에 차들이 많아 집사람의 허리 복대를 사는 것은 내일로 미루기로 하고 집으로 그냥 들어오다. 우리 차고에는 Jouli 선생이 주차했을테니까 집 입구의 빈자리에 얼른 주차하다. 어제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빈자리가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지난 9월 21일이 유대인의 설날(로시 하샤나)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은 속죄일(Yom Kippur)이고. 유대인의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이다. LA통합 교육구 같은 곳은 21일과 30일은 공식적인 휴일이란다. 교사들 중에 유대인이 많은데 그들이 자기들 명절을 지키려고 학교를 나오지 않기 때문에 대신에 시간 강사를 구해야 하는데 그 많은 수의 강사를 구할 수가 없어서 그냥 휴일로 정했단다.
수천년을 내 나라 없이 산 유대인들을 아직도 유대인으로 확실하게 귀속시키는 힘은 가정에서 나온다. 가정에서 전통을 배우고 실천하게 한다. 같은 경전과 같은 언어로 예배를 드리고 같은 명절을 지키는 유대의 전통이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다.
유대인 자녀교육의 출발은 그들의 뿌리가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 뿌리는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잠들 때까지 매 순간의 행동을 규정하는 철저한 율법주의에 기초했다는 사실이 교육의 중요성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유대인들은 3살 때부터 영어와 히브리어 이중언어 교육을 시킨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일반 교과목 외에 구약, 구전, 율법, 히브리어, 히브리 역사 등을 추가로 배운다. 물론 그런 교육을 아이들이 불평 없이 따르지는 않는다. 그것을 우격다짐으로 끌고 다니며 교육시키는 것이 유대인의 엄마란다.
또한 매년 여름이면 유대인 캠프에 자녀를 보내고 고교생 이상은 이스라엘의 캠프에 보내 고국방문의 기회를 준다. 유대인은 어느 가정에서나 자녀 교육비가 우선순위 제 1위가 된다.
유대인의 회당은 예배의 장소일 뿐만 아니라 학문의 집, 모임의 집이 된다. 미국에서도 초기 이민시절 커뮤니티의 구심점은 시나고그였다. 유대인의 미국 이민은 17세기 중반 남아메리카에서의 박해를 피해 23명이 배를 타고 뉴욕 항에 도착한 것이 시초였다. 이후 18세기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스페인, 포르투갈 출신의 유대인들이 첫 이민물결을 이루었고, 이어 반유대주의가 확산되던 19세기 독일 출신 유대인들이 몰려왔고, 제3의 이민물결을 이룬 것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동구 출신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일정 크기의 집단을 이룰 때마다 시나고그를 건축, 예배와 교육, 사회봉사의 중심으로 삼았고 그 기능이 지금까지 남아 대부분 유대인 학교들은 시나고그의 부설기관이다.
유대인은 온 가족이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안식일을 지키고 고유 관습과 명절을 중시하며 형성되는 뿌리의식이 역사에 대한 접목이라면 커뮤니티 일원으로서의 훈련은 현 사회에 대한 접목이 된다.
* 유대력 새해 풍습
Rosh Hashanah부터 Yom Kippur까지의 10일은 유대인들에게 연중 가장 성스러운 기간이다. 음력인 유대력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Nissan을 제1월로 삼고 여름이 끝나는 제7월(Tishiri)을 정월로 삼으며 제7월의 첫날을 새해의 시작으로 한다. 이 절기의 특징은 유대절 등 다른 명절들과 달리 역사적 사건에서 유래되지 않은 순수하게 종교적인 명절이라는 것이다. 우주의 주인인 여호와 하나님이 Rosh Hashanah부터 개개인의 지난 한해 동안의 행위를 점검, 제10일에 심판을 내린다는 믿음에서 생겨 '회개의 10일'로 불린다. 그래서 이 기간 동안 유대인들은 가능한 한 정결한 생활을 하고 참회의 기도를 드리며 마지막날인 Yom Kippur, 즉 속죄일 하루 동안은 금식을 한다.
Rosh Hashanah 풍습은 시나고그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친척 친지들과 새해 축하 만찬을 하는 것. 식탁에는 돌고 도는 인생을 상징하는 둥근 빵이 놓이고, 달콤한 새해를 기원한다는 의미에서 잘게 자른 사과를 꿀에 찍어 먹는다. 아울러 그 계절에 한번도 먹은 적이 없는 햇과일을 먹는데 주로 석류, 포도 등이다. 씨가 많은 석류는 새해 그만큼 많은 선행을 기원한다는 뜻에서 인기 과일이다.
Rosh Hashanah 오후에는 물고기가 살아 있는 물가에 가서 주머니를 털어 빵조각들을 물에 뿌리는 정결의식(Tashlich)을 갖는다. 빵조각들이 지난해에 지은 죄를 상징, 죄를 털어내는 의식이다.
Yom Kippur 전에는 금식에 대비 성대한 만찬이 있고 이어 29일 일몰 때부터 30일 하늘에 별이 보일 때까지가 일년 중 가장 성스러운 날이다. 이때는 먹고 마시고 목욕하는 일 등이 모두 금지된다. 아울러 가죽신이 금지돼 이날 유대인들은 운동화를 신는다.
새해 예배 중에는 뿔피리를 부는 의식이 있는데 Shofar라고 불리는 피리는 수양의 뿔로 만든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할 때 대신 제물이 돼 준 수양을 기념하는 것으로 유대 종교의식에서는 수양을 많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