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자궁, 동굴 속으로...
길소희 (창조과학회 대구지부 간사, 지질학)
여름철에 신문을 보면, 몇 십 년만의 혹서라느니 찜통 같은 더위니 하는 이런 표현을 쉽사리 접하게 된다. 오늘날 지구에서는 온난화로 인해 해가 거듭될수록 한여름의 더위가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구 한 귀퉁이에서 무더위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것을 계획한다. 으스스한 공포 영화를 보거나, 시원한 냉수로 등목을 하거나, 연신 차가운 음료수를 마시거나 혹은 북적이는 사람들로 가득한 해변에서 모래찜질을 하기도 한다. 혹, 여러분은 동해의 시원한 바닷물 속에 뛰어 들어 신나게 헤엄을 즐기려는 계획을 세워놓으셨는지?^^ 그런데, 올 여름엔 동굴로 한번 떠나보라고 적극 권한다.
게다가 동굴은 자연의 놀라운 경관을 지니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성경에서도 많은 곳에서 언급되고 있다. 특히 창세기 19:30(롯이 소알에 거하기를 두려워하여 두 딸과 함께 소알에서 나와 산에 올라 거하되 그 두 딸과 함께 굴에 거하였더니), 여호수아 10:16(그 다섯 왕이 도망하여 막게다의 굴에 숨었더니), 사무엘상 22:1(그러므로 다윗이 그곳을 떠나 아둘람 굴로 도망하매), 히브리서 11:38(저희가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하였느니라) 등에서는 동굴이 피난처나 은신처로 이용되었으며, 창세기 23:19(그 후에 아브라함이 그 아내 사라를 가나안 땅 마므레 앞 막벨라 밭 굴에 장사하였더라), 요한복음 11:38(이에 예수께서 다시 속으로 통분히 여기시며 무덤에 가시니 무덤이 굴이라 돌로 막았거늘) 등에서는 매장지로 사용되었다. 열왕기상 19:9-11절에서는 엘리야가 바알 선지자들을 다 죽인 후 이세벨이 엘리야를 죽이려 해서 호렙 산에 있는 한 굴로 숨었다가, 그곳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된다. 또한 시편 57편과 142편은 다윗이 사울로부터 도망쳐 동굴에 거할 때 쓰여 진 것이며, 유명한 ‘사해 문서(Dead Sea Scrolls)’도 사해 북서쪽에 있는 쿰란 지역의 굴 안에서 발견되었다.
그럼, 동굴에 대한 정의와 종류를 잠깐 살펴보자. 동굴에 대한 학술적 정의에 따르면,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자연현상에 의해 형성된 지하의 공동을 가리킨다. 현재 문화재청에서는 길이가 10미터 이상인 것을 동굴로 정의 내리고 있다.
동굴은 그 성인과 동굴 주위의 암석에 따라 석회동굴, 용암동굴, 해식동굴, 풍식동굴, 빙하동굴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국내에는 석회동굴, 용암동굴, 해식동굴 등이 주로 분포하며, 석회동굴은 석회암지대에서 석회암이 용식되어 형성된 것이고, 용암동굴은 화산지대에서 지하에 존재하던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됨에 따라 용암의 유동과 고결작용에 의해 생성된 것이다. 그리고 해식동굴은 해안선을 따라 파도의 침식으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광산개발에 의한 갱도나 도로신설을 위한 터널 등은 동굴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
익히 알고 있듯이, 충청도와 강원도 지역 및 일부 경상도엔 석회암이 넓게 분포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돌리네(doline)나 우발레(uvale)가 발달해 있는 카르스트 지형(Karst topography)을 이루면서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수많은 동굴도 형성하고 있다. 동굴은 사시사철 거의 일정한 기온 - 대략 연평균기온이 섭씨 15도 전후 - 을 유지하므로 피서지와 피한지로 매우 적합한 장소다.
나는 개인적으로 석회암 동굴을 ‘어머니의 자궁’에다 종종 비유하곤 한다.
생명이 잉태되어 성장하는 장소로서의 ‘자궁’과 이산화탄소가 녹은 지하수가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석회암질 암석과의 반응(아래 화학 반응식 참고)으로 종유석(鍾乳石, stalactite), 석순(石筍, stalagmite), 석주(石柱, column), 곡석(曲石, helictite(헬릭타이트)) 등의 신비로운 동굴생성물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장’으로서의 동굴이 서로 닮았기 때문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 화학 반응식 )
이산화탄소 물
CO2 + H2O
↓
탄산 방해석 → 중탄산칼슘 용액
H2CO3 + CaCO3 → Ca++ + 2(HCO3_)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위의 화학식에서 알 수 있듯이, 석회암은 산과 반응을 잘 한다. 따라서, 염산용액을 석회암에 떨어뜨리면 하얀 기포를 일으키며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반응을 기초로 석회암과 돌로마이트(백운암, [CaMg(CO3)2])를 구분한다.
그런데 이것은 단지 철학적 사유일 뿐만 아니라 동굴에 대한 이 비유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충청북도 단양의 고수동굴에 있는 ‘천지창조(The Beginning of the World)’라는 이름이 붙은 종유석이 바로 그것이다. 이 종유석은 놀랍게도 태아의 배꼽과 태반을 연결하는 ‘탯줄’과 매우 닮아 있다.
갓 태어난 아기의 ‘배냇짓‘인 웃음을 한번 떠 올려 보라.
우리가 어머니의 뱃속에 있었을 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나, 내가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지원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을까, 이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려면, 그(그녀)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등등 우리가 삶 속에서 숱하게 가지게 되는 고민거리를 가질 필요가 있었던가?
이제 주님을 찬양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주님 안에서 더없이 평안했던 어머니의 뱃속으로 다시 돌아가고픈 회귀 본능처럼 동굴로 찾아가 보자.
실제로 심리학적 실험에서 보면 어른이라 할지라도 병적인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의 잠자는 모습은 마치 어머니의 자궁에 있을 때처럼, 혹은 아이들이 잠잘 때의 자세처럼 엉덩이를 하늘로 향한 채 한껏 웅크린 모습이라고 한다.
현재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극도의 불안이나 분노로 인해 삶의 환희와 아름다움을 잃어버린 이가 있다면 동굴이 전하는 어머니의 사랑과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을 기억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재미 삼아 어머니를 부를 때 북한 말로 ‘오마니~~~~’라고 불러 미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 말의 속뜻은 ‘어머니가 핏덩이 자식을 낳아 아이가 장성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적어도 어머니의 손이 자식에게 오만 번은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오마니’를 생각해 보면서 동굴 속을 천천히 거닐어 봄이 어떨지?^^
몇 년 전에 호주, 시드니 부근의 블루마운튼(The Blue Mountains)에 있는 제놀란 동굴(The Jenolan Caves)을 찾아간 적이 있다. 남반구 최대의 동굴세계를 접했을 때 연신 탄성을 쏟아냈다.
흔히 사진 상에서 기술적 조작으로 나타나는 줄로만 알고 있었던 수정처럼 맑고 백옥처럼 흰 종유석, 석순, 석주, 곡석 등이 온전한 형상으로 잘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비록 1880년대 초기에 발견된 동굴의 경우엔 흉물스럽게 잘려진 동굴생성물들이 있긴 하지만......
이곳에서는 입장 시간(하루에 각 동굴에 대해 두, 세 차례 정도만 개방) 및 입장 인원수(대개 25명이 최대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었다. 또 안내요원이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각각의 독특한 형상들마다 적절하게 조명을 차례로 밝히면서 친절한 설명과 특이한 동굴생성물에 이름을 지어보도록 함으로써 관광객의 참여도 이끌어냈다. 게다가, 동굴 안에서 실험 장치를 가지고 무언가를 측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처음엔 예전에 동굴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의 모습을 밀랍으로 만든 인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살아 움직이는 과학자들이었다. 그래서 함께 동행했던 호주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관광객들의 호흡이나 출입정도 등으로 인한 동굴의 피해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하는 중이라고 대답하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동굴들이 개발되고 난 후로도 동굴생성물이 그토록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또한 동굴 및 주변 자연 상태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그들의 모습에 존경을 금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토록 아름다운 동굴, 특히 석회암 동굴의 형성에 대해 진화론적 지질학자들은 수십만 년 혹은 수백만 년이 걸렸다고 추정한다.
먼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역에 산성비 - 자연적인 비에도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어 어느 정도의 산성을 띄게 된다 - 가 내려 그것이 암석을 조금씩 용해해서 미세한 균열이 형성된다. 그리고, 더 많이 비가 아래로 조금씩 흘러가면서 균열을 넓혀나가며 길을 형성한다. 그리고 길은 터널로 넓어진 후 이것들이 교차해서 공동 - 주로 석회암 동굴 내에 광장으로 불리는 곳 - 을 형성하게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석회암 동굴이 형성되는 데는 수만 년 혹은 수백만 년이 걸리지는 않는다. 캘리포니아의 샌디에이고에 있는 ICR의 지질학자 스티브 오스틴(Steve Austin) 박사는 중부 켄터키에 있는 커다란 동굴 지역에서 수화학(water chemistry)과 형성율(flow rates)을 연구했다. 그는 켄터키의 유명한 매머드 고지 동굴(Mammoth Cave Upland) 지역에서 가로, 세로 1m 크기에 59m 길이의 동굴이 1년 만에 형성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호주 제놀란 동굴 중 바알신전 동굴(Temple of Baal)에는 1959년에 한 연구자가 병을 두고 갔는데, 30년 후에 벌써 3밀리미터의 물질이 쌓였다. 그것은 10년에 약 1밀리미터로, 진화론자들이 믿고 싶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다. 비록 연간 강수량, 용해하는 물의 산성도, 그리고 다른 기타 요인들에 따라 석순, 종유석과 같은 동굴 생성물의 성장률에 차이가 있지만, 워싱턴 기념비의 기단부에는 50년도 채 안되어 5피트(1.52미터) 길이로 자란 종유석이 있으며(Peterson 1986), 어떤 석회암 동굴에서는 이전에 부러진 종유석에서 새로운 종유석이 1년 만에 18인치(46센티미터)나 자랐다! 또한 박쥐 한 마리가 죽어서 석순 위에 떨어졌는데, 그 박쥐가 부패하기도 전에 탄산칼슘으로 완전히 싸였다! 동일과정적으로 느린 작용보다 이처럼 동굴생성물의 빠른 형성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증거가 있다.(Geology: A Study Guide to Fossils, Formations and the Flood!, Felice Gerwits & Jill Whitlock, 1997)
그렇다면, 세계적 대홍수를 포함하는 대격변 모델에서 석회암 동굴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을까? 로버트 둘란(Robert Doolan)외 3인(Creation Ex Nihilo 9(4), 1987)이 제안하는 석회암 동굴 기원 모델을 한번 살펴보자.
석회동굴 기원 모델(Model for Caves Origin)
석회암 동굴을 형성했던 사건의 증거들이 대부분 제거되었기 때문에, 석회암 동굴의 기원을 알아내는 것은 어렵다. 석회암 동굴의 형성 기원을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모든 과학자들은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성 속도를 제외한 형성 과정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첫째, 석회암 층이 퇴적되었어야만 한다. 오스틴 박사는 대홍수 기간동안 대부분의 주요한 석회암 지층들이 퇴적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주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주된 석회암 층에 격변적으로 묻힌 엄청난 수의 화석(종종 산호와 조개)이 들어있거나, 아니면 그 주된 석회암 층이 격변적으로 묻힌 엄청난 수의 화석이 들어있는 다른 지층과 연속적이라는 것이다.
석회암 퇴적층이 퇴적되었을 때, 그것은 엄청난 양의 다른 퇴적물 아래 빠르게 묻혔을 것이다. 석회 퇴적물은 위에서 누르는 하중으로 다져지면서, 퇴적물 내의 물을 배출하게 되었을 것이다. 퇴적물 내의 유체압력은 컸을 것이나, 직접적인 배출구의 부족으로 물 손실이 늦추어져서 퇴적물이 완전히 건조해지는 것을 막았을 것이며, 따라서 암석으로 굳는 과정도 상당히 늦어졌을 것이다. 아마도 주된 물 손실은 퇴적물이 굳어지는 동안 형성된 절리(내부의 균열)를 통해서 있었을 것이다.
둘째, 대홍수의 물이 줄어듦에 따라, 시편 104: 6-9절 말씀에 암시되어 있는 것처럼 융기와 다른 지각운동이 발생했었을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지각운동은 지구에 있는 모든 퇴적층에 습곡을 형성시키거나 경사지게 했을 것이고, 동시에 뒤이은 침식으로 상부층 아래는 새로운 경사에 의해 깎여졌을 것이다. 이제 석회퇴적층이 지표면 가까이에 놓여졌을 경우에, 지속적인 지각운동은 절리를 만들게 되어 유체 압력이 증가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위에 놓여있던 퇴적층의 제거로 부분적으로 단단해진 퇴적물로부터의 유체의 분출과 다져짐이 가속화되었을 것이다. 암석이 가장 약했던 부분인 절리를 따라서 퇴적물이 ‘밖으로 내보내져(제거되어)’, 압력은 지표면 가까이에서 가장 높았을 것이다. 절리가 넓어짐에 따라, 수직적이고 수평적인 물의 흐름을 위한 수로가 함께 나타났을 것이다.
셋째, 대홍수의 물이 완전히 물러났을 때, 그 지역의 지하수면이 즉시 평형 상태에 도달하진 않아서 수평적인 흐름이 지배적이었을 것이다. 지표면에 그리고 지표면 아래에 있는 유기물질의 부패로부터 나온 산(acids)들은 단지 가장 빠른 수평류가 흘러가고 있었을 지하수면 바로 아래로 이동했을 것이다. 새로이 단단해진 석회암의 용해는 지하수면 바로 아래에 있는 수평적 수로에서 주로 일어났을 것이다. 또한 지하수면 바로 아래에 있는 석회암의 용해에 이상적인, 지표면에서 아래로 침투한 이산화탄소가 풍부하고, 산소는 부족하며, 유기물이 풍부하며, 염분을 많이 함유한 지하수와 섞임으로써 촉진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그 다음 특별한 단계의 동굴계(cave system)를 발달시켰을 것이다.
넷째, 과다한 지하수가 대규모로 흘러가서 동굴을 용해시켰을 때, 지하수면이 더 낮아지게 되어 동굴은 물 대신 공기로 가득 차게 되었을 것이다. 여분의 지표수와 지표면 가까이에 있는 물이 계속해서 아래쪽으로의 배수에 연결되는 상황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동굴계 내에 종유석, 석순, 유석 등이 빠르게 형성되었을 것이다.
동굴 기원에 대한 모델에서, 석회암 동굴의 용해에 짧은 시간이 걸렸을 수도 있다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어떠한 주된 장애물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동굴은 수천만 년 또는 수백만 년에 걸쳐 서서히 형성되었을 필요 없이, 수천 년 전에 있었던 전 세계적 노아의 대홍수의 마지막 단계와 그 직후에 빠르게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참고로, 제놀란 동굴에서는 다양한 동굴투어를 관광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그래서 일반인들의 동굴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이고 있는 한편, 동굴 내의 광장에선 공연-음악 연주회, 조각 전시회, 퍼포먼스 등-도 펼쳐 동굴을 일반인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경우엔, 동굴 자체의 자연적 가치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동굴에서는 내부에 강렬한 조명 빛을 입장 시간 내내 오랫동안 켜두고 있다. 게다가 동굴 입장객들이 진정한 동굴과의 만남을 이루기보단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관광의 수준에서 찾아왔다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입장 인원수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흡을 통한 이산화탄소나 그 외 기타요인들로 인해 동굴 내부의 천장이 검게 그을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종유석, 석순, 석주와 같은 것들이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인해 원래 모습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 것을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현재까지 남한에서 발견된 석회암동굴은 2백여 개로 약 80여 개가 강원도 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45개가 충북, 25개 정도가 경북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직도 새로운 동굴들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다. 그 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3개의 동굴과 시도 기념물로 지정된 21개의 동굴들이 있다.
동굴생성물의 원래 형상에 대해서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도 특이하면서도 아름답고 신비로운 것을 충분히 많이 접할 수 있다. 요사이 많은 동굴 관광객들이 찾고 있는 강원도 삼척의 대이리동굴(천연기념물 178호, 강원도 삼척시) 지대의 환선굴(幻仙窟)뿐만 아니라 제주도 용암동굴(천연기념물 236호, 제주도 북제주군) 지대에 분포하면서 용암동굴과 석회동굴의 특징을 동시에 보여주는 특이한 쌍룡굴(雙龍窟)과 협재굴 등은 찾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터뜨리게 할 만큼 신비로운 동굴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개방되어 있진 않지만 동굴 상층부에 퇴적된 탄산염퇴적물(패사층)이 용해되어 독특한 동굴생성물을 형성하고 있는 제주도의 당처물동굴(천연기념물 384호, 제주도 북제주군)도 학술적 가치가 높다. 그런데, 이 곳의 종유석과 석순이 잘려나간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해 마음이 아프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에 위치하고 있는 강원도 태백, 화전동의 용연동굴, 강원도 영월의 고씨동굴(高氏洞窟), 경북 울진의 성류굴(聖留窟), 전북 익산의 천호동굴(天壺洞窟), 강원도 정선의 화암동굴 등 우리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동굴들이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굴에 대한 관광정책의 미흡함과 동굴에 대한 입장객들의 인식부족으로 말미암아 동굴로의 여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이젠, 동굴의 아름다움을 후세에게도 잘 전해줄 수 있도록 하루 속히 동굴로의 진정한 여행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