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I. 현대적 적용 분야(계속)
C. 교회가 사회에 줄 수 있는 대안: 지대조세제
지금까지 논의하면서 하나님의 토지법에 대한 현대적 적용방안으로서 ‘지대조세제’라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지대조세제도는 통일문제뿐만 아니라 현 사회의 경제문제 이를테면 청년실업, 장기불황, 경기침체, 물가상승, 부동산투기, 아파트과열, 서브프라임 사태 등과 같은 문제들을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대안임을 말하고자 한다. 그러면 성경이 말하는 지대(地代)의 개념에 대해서 살펴보자. 지대라는 말에 대해 대부분 생소한 느낌을 가질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땅의 가치를 논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성경에서는 토지소산의 십일조를 바치라고 명령한 것은 지대의 성격이 있다고 하겠다. 토지소산의 일부를 하나님께 구별하여 바치는 것은 그 토지에 대한 하나님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신앙고백이다. 토지소산의 십일조는 땅이 없는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들을 위해 쓰여졌다. 즉 땅의 가치는 하나님께 우선 돌려지며 그 다음에 땅이 없는 가난한 이웃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돌려졌다. 이것은 종 되었던 자를 자유케 하고 은혜로 기업을 주신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과 형제와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을 현대사회에 적용하기 위해서 지대조세제의 개념이 나왔다. 즉, 땅의 가치를 평가하고 그것에 대해 정당하게 세금을 매기고 정부가 합법적으로 징수하여 그것을 다시 공공복지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한 마디로 지대조세제란 모든 토지에 대해 1년 동안 사용한 대로 토지사용료를 토지소유자에게 거두어서 정부의 세수원(稅收原)으로 삼는 제도이다. 이와 같은 지대조세제를 주창하고 형식화한 것은 미국의 사회사상가요 경제학자인 헨리 조지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성경적인 사회관을 정립하려면 헨리 조지의 사상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헨리 조지(Henry George, 1829-1897)는 근대 경제학의 개념과 논리로써 하나님의 토지법을 현대적으로 기술하고자 한 선각자였다. 헨리 조지는 하나님의 토지법에 대항하는 토지사유제가 얼마나 불의하며, 그것이 어떤 경제적인 문제들을 낳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풍요속의 빈곤과 주기적인 불황과 같은 현대사회의 심각한 경제문제들은 대부분 토지문제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는 토지가치세 혹은 지대조세제(Land Value Taxation)라는 것이 오늘날의 복잡한 경제문제들을 해결하고 하나님의 토지법을 훌륭하게 성취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제시하였다. 근대사에 있어서 헨리 조지는 중국의 쑨원이나 톨스토이와 같은 많은 사상가와 정치가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그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오스트레일리아, 덴마크, 대만, 싱가포르, 뉴질랜드, 미국의 펜실베니아 주, 알라스카 주 등이 사회정책을 개혁하여 매우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왜 못하는가? 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가? 왜 우리는 할 수 없다고 단정하는가?
여기 쉬운 예를 들어 보자. 오늘날 사람들은 여유돈이 있으면 은행에 맡기기보다는 십중팔구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한다. 왜냐면 토지가치는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다른 어떤 것보다 그 상승률이 높아서 목이 좋은 땅을 미리 확보하기만 하면 땀 흘리지 않아도 쉽게 돈을 벌어서 여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경은 그러한 부를 불로소득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간주하고 있다. 필자도 교회 부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개발지역에 부동산중개소를 돌아다닌 적이 있다. 그런데 중개인이 하는 말이 교회 목사들이 부동산투기에 제일 열심이라고 하는 말을 듣고 참으로 부끄러웠다. 그리고 교회가 제일 먼저 땅값이 오르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잘 알고 있으며, 교회가 땅값 상승을 부추기기도 한다고 한다. 하나님의 토지법을 왜 실행하지 못하는가? 이에 대해서 첫째 원인은 하나님의 토지법에 대한 무지 혹은 편견을 들 수 있고, 둘째 원인은 방금 예를 든 대로 불로소득에 대한 탐심을 정당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게 하나님의 축복인데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라고 하기 때문이다. “땅을 사놓고 그 땅이 개발되기를 교회가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 혹은 “이해는 하지만 그것을 우리 시대에 적용할 수 있는가?” 이것이 세상 사람들의 오늘날 교회와 목회자를 향한 인식이다. 재물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에 바리새인들이 비웃었듯이 오늘날 토지사유화를 인정하는 자본주의 사회 안에 있는 교회들 안에도 똑같은 편견과 조소를 발견한다. 이러한 인식을 갖는데 교회와 목회자들이 일조하고 부추겼다는 데에 깊은 책임감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는 진정한 복에 대한 성경적 이해를 버린 것이다. 그리고 세상적 사고방식을 취한다.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진리보다는 효용적 가치관 앞에 무릎 꿇어버린다. 과연 적용할 수 있느냐고 하면서 진리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진리를 붙잡으면 적용은 연구하면 나온다. 혹시 그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라고 반문한다면 다시 하나님의 토지법을 배워야 한다. 성령의 조명으로 하나님의 토지법을 바로 깨닫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이렇게 예를 들어 보자. 공기는 돈 주고 사서 마시지 않는다. 왜냐면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땅은 돈 주고 사고팔고 한다.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어떤 땅에 지하철이 들어서고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는 등 지역개발이 되면 그 땅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그러면 가만히 앉아서 떼돈을 버는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돈은 사회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뒷주머니로 쏙 들어 가버린다. 일단 이 맛을 맛보면 사람은 땀 흘려 일하는 것을 싫어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정신은 다른 사람에게도 감염되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요행을 바라보게 되고 게을러지게 된다. 경제거품은 국민성품에 악영향을 준다.
만약 이러한 토지가치의 상승분을 세금으로 환원할 수만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면 사람들이 일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대조세를 거두는 대신 소득세, 법인세, 소비세, 생산세 등와 같은 다른 세금을 없앤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면 일할 의욕은 더욱 더 배가될 것이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대조세만 받아도 다른 세금은 일체 필요 없을 것이라고 한다. 헨리 조지 역시 토지가치세는 정부의 모든 공공 경비를 충당하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세금의 감면은 경기활성화의 기본이다. 지대조세제의 확대실행을 통해 확실한 세수원을 확보한 뒤 대대적으로 세금을 감면하면 요즘 장기불황이나 실업이나 경기침체라는 문제는 거의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나라와 지역에서는 토지가치세(LVT)를 효율적으로 시행하면서 실업, 투지투기, 불황, 빈부격차의 심화, 청년실업 등의 문제들이 사라지고 경제주체의 의욕이 증가되고 경제성장이 가속화되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토지법은 구약시대의 법이고 이스라엘 사회에만 국한된 법이기 때문에 오늘날 현대사회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헨리 조지나 톨스토이의 책을 한번이라도 읽어보았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하나님의 토지법을 그저 흉내라도 내기만 했는데도 가시적인 성장과 복지가 구현된 나라들을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원리를 따라 적용하고 있는 모델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생각이 안 변하는 것은 모델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헨리 조지는 매우 지혜롭게도 하나님의 토지법을 현대사회에 적용하기 위해 지대조세제의 적용을 주장하였다. 지대조세제는 토지사유제와 토지공유제의 중간인 토지가치 공유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토지가치 공유제는 토지에 대한 사용권과 처분권은 개인에게 허락하되 그 수익권을 정부가 갖는 제도이다. 이와 비슷한 토지공공임대제도는 토지의 사용권만 개인에게 허락되고 처분권과 수익원은 정부가 갖는 제도이다. 지대조세제는 토지를 무한제로 소유하는 것을 허용하는 자유방임자본주의와 모든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사회주의 모두에 적용될 수 있는 혁신적인 제도이다. 그 원리는 성경의 토지법에 근거하면서도 현실에 가장 적용하기 쉬운 모델이다. 모든 토지에 대한 가치를 세금의 방식으로 정부가 징수하여 이를 다시 공공복지에 활용함으로써 토지의 가치를 모두가 함께 누리도록 하자는 방안이다. 대신 다른 일체의 세금은 삭제하거나 혹은 대폭 감면함으로써 경제활동의지를 강화시킨다. 즉, 노력한 것에 대한 세금은 없애고 노력하지 않은 것에 대한 세금은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이 지대조세제의 원칙이다. 불로소득에 대한 징수 중에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인 바로 토지에 관한 것이다. 토지에 의한 불로소득은 천부인권을 빼앗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징수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외 불로소득은 도덕성에 따라 순차적으로 세금을 매기거나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환차익이나 이자세 같은 경우도 넓은 의미의 불로소득이지만 이런 경우는 자금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보를 이용한 자본축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토지를 이용한 자본축적은 제재해야 한다. 이것을 세법으로 적용해야 하고, 이것을 실행할 사람들을 국민들이 선출해야 한다.
이처럼 지대조세제에 관해서도 연구할 부분이 무궁무진하다. 제발 우리 시대에 이것이 실현되겠는가 라고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지 말라. 우선은 노동자와 생산자의 경제활동의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온갖 세금제도가 성실하게 일하려는 기업과 노동자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지는 않는가? 얼마 전 자동차세 개편안에 대해서 얼마나 불만이 많았는가? 또한 연금을 적용하는데 얼마나 불만이 많았는가? 이에 비해 토지가치를 매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지대조세제를 잘 적용하면 도시의 과밀화를 방지하고 지역의 균등한 발전을 꾀할 수 있다. 또한 불황을 조기에 방지하고 경기회복을 원천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또한 지대조세제를 적용할 때 다른 세금에 비해서 불만도가 가장 적게 나타날 것이다. 토지에 대한 세금징수는 다른 세금에 비해 쉽고 공정하기 쉽다. 토지세는 허위신고나 조작이나 탈세와 사기의 가능성이 다른 세금에 비해서 훨씬 줄어든다. 또한 지대조세제를 적용하게 되면 놀고 있는 토지가 줄어들게 될 것이고 토지에 대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며 창업과 같은 문제도 원활하게 될 것이며 생산이 촉진될 것이며 서민들의 꿈인 내 집 마련은 현실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