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 칼럼 (7) 아름다운 소리
김영호 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yhkim@dgmif.re.kr)
햇살이 아침 창가를 비치면 내 귀여운 여인은 졸리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 씨디 플레이어로 가서 음악을 틀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 말도 못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곡들만 골라서 듣고 즐기는 그녀의 나이는 이제 십구 개월이다. 얼마 전부터 나의 딸 예담이는 나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참을 까르르 하면서 웃는 소리를 낸다. 그리고 무어라고 옹알옹알 거리는 소리를 내며 즐거워한다. 그 예담이의 웃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요즘은 매일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생겼다. 소리에 민감한 예담이의 모습을 보며 소리라고 불리는 작은 떨림 안에 있는 창조주 하나님의 정교한 설계와 만드심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가냘픈 떨림
‘♪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예담이는 거실 창가에 어른처럼 가만히 앉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즐긴다. 예담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인 이 곡을 듣는 동안 귀 속에서는 많은 일들이 빠르고 정확하게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음악 소리는 귓구멍을 지나서 고막에 부딪쳐서 진동이 귀 안으로 전해진다. 이때 사람 몸에서 가장 작은 세 개의 뼈가 달팽이관을 열심히 두드리게 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고막의 진동이 달팽이관 속 액체의 진동으로 바뀐다. 달팽이관의 앞부분의 세포들은 높은 소리를 감지하고 뒤로 갈수록 낮은 소리를 감지한다. 이 달팽이관 속의 세포들이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서 뇌로 전달함으로써 우리는 소리를 인식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이 끊임없이 귀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은 다양한 높낮이의 음악 소리들을 동시에 듣고 인식할 수가 있다. 놀랍게도 귀속에서 일어나는 이와 같은 소리를 듣고 인식하는 작업은 불과 0.0001초 만에 이루어진다. 카이스트 뇌과학연구센터소장인 이수영 박사는 이러한 소리의 인식과정에 대해서 “인간의 청각 메커니즘은 아주 뛰어난 설계에 의해 최상의 동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라고 다시 감탄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들리지 않는 떨림, 초음파
굵기가 0.1mm인 철사가 열십자 모양으로 둘러쳐진 작은 방안에 조명 불을 끈 후 박쥐를 풀어놓고 관찰한 사람이 18세기 생물학자 라자로 스팔라자니였다. 그는 박쥐가 깜깜한 방안에서 철사를 피해 다녔을 뿐만 아니라 2m 넘게 떨어진 곳에서 날고 있는 나방을 정확하게 잡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박쥐가 깜깜한 방에서 철사를 피해 다니고 나방을 잡는 것은 초음파를 사용하여 주위 물체를 인식하기 때문이다.
초음파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범위인 20~20000 헤르츠(20Hz=1초에 20번 진동)보다 높은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 소리이다. 박쥐는 2만~10만 헤르츠까지의 초음파를 사용한다. 박쥐는 초음파를 발사한 뒤에 그 반향을 듣고 물체를 인식하는데, 이를 통해서 1cm 정도의 작은 물체도 정확하게 구분한다. 그리고 돌고래는 무리를 지어서 생활하며 약 700종의 다양한 음절의 소리를 냄으로써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돌고래는 얼굴 이마의 딱딱한 뼈를 빠르게 진동시켜 3만~10만 헤르츠의 초음파를 발생시킨다. 그리고 물체에 부딪쳐 돌아오는 음파를 뾰족하게 튀어나온 턱으로 수신한다.
이 외에도 일부 조류나 포유류 등이 초음파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초음파는 자궁에 있는 태아를 관찰할 때에 사용하는 산과용 초음파, 어군탐지기, 음향측심기, 해군함정의 소나 등 여러 방면에 이용되고 있다. 만약 사람의 귀가 매우 낮은 주파수(20 헤르츠 이하)에서부터 매우 높은 주파수(2만 헤르츠 이상)까지 모두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 우리는 밤에 땅 밑에서 들려오는 지구 내부의 소리(20 헤르츠 이하)와 박쥐가 소리 지르는 시끄러운 소리(2만 헤르츠 이상)에 시달리며 잠을 편하게 잘 수 없게 될 것이다.
사람에게 주어진 기능인 성대의 떨림을 사용하여 다양한 언어의 소리를 만들어 내고 귀로 들음으로써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문명이 빠르게 발달하여 왔다. 그리고 다양한 높낮이의 소리를 동시에 듣고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사람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아름다운 음악소리나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를 각각 구별할 수 있다. 상당수의 동물들이 소리를 사용하여 서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과 박쥐가 소리를 사용하여 깜깜한 밤에 주변을 보는 것도 소리의 뛰어난 기능들이다. 이처럼 작은 떨림인 소리에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좋은 기능들을 담아두셔서 사람이나 동물들이 각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