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기원
오늘날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생물진화를 과학적 사실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축적된 생물학적 지식의 체계도 진화론적 가정 위에 세워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편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지구상의 생물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진화 과정에 의하여 이처럼 다양하게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여기에 비해 창조론자들은 생물은 초자연적인 창조주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창조과정에 인간이 참여하거나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물이 창조되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는 없으나 현재 생물의 기원과 관련하여 인간이 조사할 수 있는 자료들에 의하면 생물이 저절로 진화했다고 보기보다는 초자연적인 창조주의 지혜를 따라 창조되었다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생물의 기원에 대하여 진화론자들과 창조론자들의 주장은 어떻게 다른가? 생물학적 측면에서 진화론과 창조론의 차이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창조론에서는 생명체의 기원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다고 주장하나, 진화론에서는 원자에서 오랜 기간동안 화학진화를 하여 우연히 생명체가 생기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2) 창조론에서는 생물체는 처음부터 기본 종류대로 만들어졌고 기본 종류는 불변이며 따라서 종의 변이는 단지 기본 종류 내에서만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화론에서는 생물은 한 종에서 보다 진보적인 종으로 진화하며 따라서 오늘날 존재하는 수많은 생물의 종은 진화를 통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진화론의 첫 단계는 원자에서부터 생명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다루는 화학진화로서 오파린(A. I. Oparin)의 가설, 밀러(S. Miller)의 실험, 폭스(Sidney Fox)의 실험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 실험 및 이론에 대해서는 앞에서 검토하였으므로 여기에서는 두 번째 차이점, 즉 생물은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진화되었다는 진화론의 주장을 중심으로 검토해 본다.
1. 종의 기원
먼저 진화라는 용어의 사용에서 흔히 일어나는 혼란을 막기 위해 소진화와 대진화를 구분해 본다. 흔히 생식이 가능한 생물 종의 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이를 소진화(Micro-evolution)라 말하고, 한 종에서 새로운 종이 나타나 더 고등한 생물체로 진화되는 것을 대진화(Macro-evolution)라 부른다. 즉 돌연변이나 유전자 재조합에 의해 변이가 비교적 단기간에 무방향으로 소규모일 때의 진화를 소진화라고 하며, 자연선택된 집단이 격리에 의해 종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정한 방향으로 진화하는 것을 대진화라고 한다.
소진화의 예로는 다양한 품종의 면양(緬羊)이나 개 등이 나타나는 것 등이고 대진화는 물고기가 개구리로 된다거나 원숭이가 사람이 되는 등과 같이 어떤 생물이 완전히 다른 종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단세포 생물로부터 모든 동식물이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은 대진화를 통해서만이 가능한 셈이다. 진화론자들은 소진화가 있으므로 대진화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림 1에서와 같이 진화론자들은 소진화가 점진적으로 축적되어 대진화가 일어나며 대진화의 결과 지구상에 오늘날처럼 다양한 생물군이 존재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에 반해 창조론자들은 소진화는 거의 무한한 다양성을 가지고 일어나지만 일정한 종의 한계 내에서만 일어나며 서로 다른 종은 창조주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본다.
1-1. 진화론의 역사
진화론적 사상은 이미 기원전 5, 6세기부터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 간에 있었다. 예를 들면 아낙시만드로스(Anaximandros, BC 611-545)는 처음으로 생물이 변해간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엠페도클레스(Empedocles, BC 493-433)는 인간은 사지(四枝)와 신체의 각 부분이 자유롭게 공간에 떠돌아다니다가 언젠가 저절로 조립되었다고 주장했다. 만일 사람 머리가 소의 몸통에 붙는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나면 그 생물은 살지 못하고 죽게 되므로 그러한 생물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322)는 자연은 간단하고 불완전한 것으로부터 복잡하고 완전한 것으로 변하려고 애쓴다는 주장을 하였다.
로마의 시인 카루스(Titus Lucretius Carus, BC 99-55)는 사물의 성질에 관하여(De Rerum Natura)란 저서에서 대지가 모든 생물을 낳는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원시적인 진화사상은 몇몇 자연철학자들 간에 논의되었을 뿐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 후 4세기 경 로마가 기독교 국가로 되면서부터 18세기 계몽시대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는 성경의 창조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다가 르네상스 이후 생물 분류학, 고생물학 등이 발달하고 계몽사상이 등장한 18세기부터 본격적인 진화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라마르크(Jean Baptiste de Lamarck, 1744-1829)와 뷔퐁(Georges Louis Leclere Buffon, 1707-1788), 생띨레르(Etienne Geoffroy Saint-Hilaire, 1772-1844), 영국의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1882), 월레스(Alfred Russel Wallace, 1823-1903) 등에 의해 생물진화의 이론은 현대적인 형태로 다듬어졌다. 이들 외에도 독일의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다윈의 할아버지(Erasmus Darwin, 1731-1801) 등도 현대적 생물진화의 사상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1-2. 획득형질(獲得形質)의 유전
1809년, 라마르크는 동물철학(Philosophie zoologique)이란 저서에서 소위 용불용설(用不用說, The Theory of Use and Disuse)을 제안하였다. 이 이론에 의하면 동물의 신체 기관 중에서 많이 쓰이는 것은 점점 발달하고 쓰이지 않는 것은 퇴화하는데 이런 변화는 자손에게 유전되며 이런 변화가 여러 세대에 걸쳐 축적되면 조상과는 전혀 다른 생물이 출현하게 된다고 하였다. 그는 또한 동물의 내부적 욕구에 의하여 새로운 기관이 만들어진다고 하는 등 19세기 전반의 낭만주의적 기풍의 주장을 하기도 하였다.
라마르크는 용불용설로 기린의 목이 길어진 것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즉 기린도 처음에는 사슴처럼 목이 짧았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지구상에 닥쳐온 대한발(大旱魃)로 대부분의 풀들이 말라죽게 되었다. 그래서 땅 위의 풀을 다 뜯어먹고 난 기린들은 부득이 나무에 높이 달린 잎사귀를 따먹기 위해 목을 길게 뻗어야만 했으며 이로 인해 기린의 목이 점점 길어졌다고 하였다. 라마르크는 이러한 일이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되면서 기린의 각 세대는 후손에게 약간씩 더 긴 목을 물려주었다는, 즉 후천적으로 획득된 형질(Acquired Character)의 유전을 믿었다.
19세기 말엽까지는 이러한 후천적으로 획득된 형질의 유전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19세기 말엽 독일의 바이스만(August Weisman)은 교미하기 전에 생쥐의 꼬리를 잘라 줌으로서 꼬리 없는 생쥐를 만들어 보려는 실험을 하였다. 그는 연속적으로 20세대에 걸쳐 생쥐의 꼬리를 잘라 주었지만 마지막 세대까지도 조상과 똑같은 길이의 꼬리를 가진 생쥐가 태어남을 보았다. 이러한 그의 실험은 후천적 획득형질이 유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최초의 시도였다.
1-3. 다윈의 진화론
진화론이 본격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다윈의 진화론이 나온 후부터였다. 다윈은 약관 22세였던 1831년부터 5년간 박물학자의 자격으로 영국 군함 비이글호(Beagle)를 타고 세계를 일주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는 항해를 하면서 세계 곳곳의 동식물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들은 단일 종 혹은 몇몇 종으로부터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함으로 존재하게 되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그후 20년간 널리 자료를 수집하여 1858년, 월래스와 함께 자연선택설에 의한 진화 개념을 발표하여 종래의 종의 고정설을 반박하였다. 다음 해인 1859년 11월 24일에는 다윈의 불후의 저서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 by Means of Natural Selection) 초판 1250부를 런던에서 출판하였다. 이 책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진화론의 몇 가지 기본 가정을 제시하였다.
(1) 생명은 무생물에서 생물로 자연발생 하였다.
(2) 생명의 자연발생은 한번만 일어났다.
(3) 바이러스, 박테리아, 식물과 동물들은 모두 상호 연관되어 있다.
(4) 원생동물에서 후생동물이 나왔다.
(5) 무척추 동물에서 척추동물이 나왔다.
(6) 척추어류는 양서류로, 양서류는 파충류로, 파충류는 조류나 포유류 동물로 진화되었다.
다윈은 진화가 일어나는 요인으로서 자연선택설 혹은 자연도태설(Natural Selection)을 제안하였다. 사실 자연도태의 개념은 다윈보다 24년 전에 에드워드 블리스(Edward Blyth)가 먼저 제안하였다. 그는 진화의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자연도태설을 제안하였으며 그의 이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즉,
(1) 생물은 종족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수보다 많은 자손을 만들며 이들 개체간에는 변이가 있다. 이를 개체변이(個體變異, Individual Variation)라 부른다.
(2) 개체들 간에는 생존경쟁을 하며 개체변이 중에서는 환경에 가장 잘 적응된 것이 보다 많이 살아남는다. 이를 적자생존(適者生存, The Survival of the Fittest)이라 한다.
(3) 개체변이는 자손에게 유전되고 오랜 세월 사이에 개체변이가 누적되어서 새로운 생물이 생긴다.
다윈은 개체변이를 일으킨 생물들 중에서는 생존경쟁이나 적자생존을 통하여 자연선택이 일어나며 이를 통해 진화가 일어난다고 제안하였다. 그러면 앞에서 살펴본 기린의 예를 들어 다윈의 진화설을 생각하여 보자. 지상에 한발이 들었을 때 긴 목을 가진 기린은 높은 나무로부터 식물을 구하는 경쟁에서 이겨 생존하였고 그들의 후손에게 약간 더 기다란 목을 유전시켜 주어 이것이 여러 세대 반복됨으로 목이 긴 오늘의 기린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윈의 진화론은 개체변이 혹은 획득형질의 유전에 기초를 두었다.
1-4. 자연도태
그러면 이러한 자연도태설은 과연 진화의 메카니즘이 될 수 있는가? 먼저 우리는 유전학의 진보에 따라 개체변이나 획득형질은 유전하지 않음이 밝혀졌음을 지적할 수 있다. 후천적인 훈련에 의해, 혹은 환경적 영향으로 변화된 생물의 특성은 유전되지 않음이 증명된 것이다. 개체변이나 획득형질의 축적은 그 종류 내에서만 일어나며 개체변이가 축적되어 종의 한계를 넘는, 즉 생식적으로 독립된 새로운 종의 출현은 관찰된 적이 없다. 획득형질은 유전자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며 따라서 이것은 진화의 메카니즘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종 내에서의 다양한 변종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나 아메바에서 시작해서 원숭이가 되고 원숭이가 진화하여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 대진화 이론을 지지해 주는 과학적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
개체변이의 한계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로는 품종 개량을 들 수 있다. 근대적인 품종 개량은 1760년대부터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인해 다윈이 살고 있던 시절에는 레스터셔(Leicestershire)라는 양과 디쉴리(Dishley)라는 소가 생산되었다. 다윈은 이 기술에 큰 감명을 받아 자신의 이론을 지지하는 예로서 채택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개량된 양과 소는 더 이상 개량되지 않았기 때문에 품종 개량은 명백한 한계를 갖고 있음이 일찍이 증명된 셈이다.
농작물 등에서도 품종 개량을 하는 것은 현대 농업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유전학은 인위적 품종 개량, 즉 인위적 형질 변화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 예로 사탕수수의 설탕 함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품종 개량을 생각해 보자. 1800년부터 1878년 사이에 사람들은 사탕수수의 설탕 함량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 결과 설탕 함량을 6%에서 17%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후 계속 더 실험했으나 20% 이상 올릴 수는 없었다. 분명한 유전적 한계가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옥수수도 지난 7천여 년 동안 품종 개량을 했으나 옥수수의 기본 특성은 그대로 있다. 이는 유전적 변이에는 한계가 있으며 따라서 대진화는 불가능한 것임을 시사해 준다.
돼지의 크기, 닭의 산란율, 젖소의 유량 등 가축의 품종 개량이 분명한 어떤 한계를 갖는 것도 개체변이의 한계, 나아가서는 유전적 변이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운동경기에서 개인 기록의 향상이 거의 벽에 부딪힌 것이나 인간의 신장이나 체구의 증가가 어떤 한계를 갖는 것도 역시 유전적 변이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모두 인위적이든, 자연적이든 일정한 종의 한계를 넘는 유전적 변이가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인공 돌연변이의 실험에 많이 사용되는 과일 초파리 실험도 유전적 변이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준다. 과일 초파리의 몸에 있는 털의 수를 늘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평균 36개의 털을 가진 과일 초파리들로부터 시작하여 56개의 털을 가진 초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그 이상의 털을 가진 초파리는 도무지 만들어 낼 수 없었다. 또한 초파리의 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함으로 25개의 털을 가진 초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그 이하의 털을 가진 초파리는 만들 수가 없었다. 이러한 털의 숫자를 벗어나면 초파리의 줄들이 희박해지고 결국은 죽어 버렸다. 이러한 사실을 두고 버뱅크(Luther Burbank)는 자연에는 "모든 생물들을 다소 간의 고정된 한계점들 내에서 유지시키는 평균치로의 어떤 인력이 작용한다"고 하였다. 그러면 누가 그 "인력"을 생물계에 두었는가?
1-5. 유전법칙과 충돌하는 진화론
다윈 진화론의 또 하나의 문제는 유전법칙과의 충돌이다. 오스트리아 부린(Br nn)의 수도원장이었던 멘델(Gregor I. Mendel, 1822-84)은 1856년부터 1864년 사이에 수도원 뜰에서 완두로 식물의 유전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그는 이 연구 결과를 1865년, 부린에서 열린 작은 학회에서 "식물 잡종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유명한 식물학자도 아닌, 일개 시골 수도원장이, 그것도 국제적인 학술회의도 아닌, 지방 식물학회에서 발표된 이 논문에 대해 당시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오늘날 19세기 3대 생물학 혁명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으며 현대 유전학의 기초라고 인정받고 있는 업적이었지만 멘델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무도 이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6년 뒤인 1900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체르막, 드프리스, 코렌스 등 세 사람의 식물학자에 의해 독립적으로 멘델의 유전법칙의 놀라운 정확성이 재발견되었다.
멘델은 수도원의 정원에 황색 종자와 녹색 종자, 대주름이 있는 종자와 둥근 종자 등 뚜렷이 대조되는 특성을 가진 7쌍의 완두를 심고 이들의 유전 양식을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대립되는 특성을 교잡한 결과 그는 1대 자손(F1)은 그중 한 쪽만 나오며 다음 대(F2)는 양친의 두 가지 타입이 3:1의 비율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하였다. 멘델은 1대에서 나타나는 형질은 우성(Dominant)이라고 하고 나타나지 않는 형질을 열성(Recessive)이라고 불렀다.
부모의 형질이 어떻게 자손에게 유전되는가를 정량적으로 밝힌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부모에게 없는 형질은 절대로 자손에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한 생물의 종류로부터 다른 생물이 진화될 수 있다는 다윈의 진화론과는 정면으로 충돌하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다윈이 멘델보다 약 6년 전에 종의 기원을 발표하여 당시 대부분의 학자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멘델의 유전법칙이 진화론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유전법칙은 무시되었다. 세기적인 대발견이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하여 빛을 보지 못한 것이다. 멘델은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지 못한 채 1884년 "언젠가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멘델의 유전법칙은 발표된 지 35년, 멘델이 죽은지 16년이 지난 1900년에 와서야 비로소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식물학자 드프리스(Hugo De Vries), 코렌스(Carl Correns), 체르막(E. V. Tschermak) 등 세 사람은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멘델과 같은 결과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발표를 통해 비로소 사람들은 멘델의 유전법칙의 위대함을 깨닫게 되었다.
멘델 법칙을 요약하면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유전적인 정보가 전달되는 데는 일정한 질서가 있으며 그 종의 유전인자에 포함된 정보 내에서만 변이가 가능하고 새로운 것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날 지상에 엄청난 종류의 생물들이 존재하게 된 것은 그 종류들 내에서의 변이가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유전학적 가능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영국의 생물학자 베이트슨(William Bateson)은 말하기를 "멘델의 실험결과를 다윈이 보았더라면 종의 기원이란 책을 내놓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멘델의 유전법칙은 수많은 실험으로 증명된 과학적 사실임에 반해 진화론은 아직까지 가설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일 어떤 가설이 증명된 다른 과학적 법칙과 상치된다면 우리는 당연히 가설이 틀렸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유전 "법칙"과 상치되는 진화 "가설"은 잘못된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진화는 몇십만 년 단위로 이루어지는데 비해 유전은 몇십 년, 혹은 몇백 년 단위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비교할 수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외삽은 대단히 중요한 과학적 방법이다. 외삽에 의하면 몇백 년 동안에 일어나지 않은 것은 몇백만 년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짧은 기간 동안에 일어나지 않은 것이 긴 세월 동안에는 일어난다고 말하려면 분명한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2. 돌연변이의 문제
진화론에 있어서 다윈의 자연선택설 다음으로 중요한 메카니즘은 돌연변이(突然變異, Mutation)다. 돌연변이가 진화의 메카니즘으로 등장한 것은 1901년 휴고 드프리스(Hugo de Vries)가 달맞이꽃의 연구에서 돌연히 나타난 형질이 자손에게 유전된다는 돌연변이 형질의 유전을 발견한 이후였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에는 유전자 돌연변이와 염색체 돌연변이가 있다. 돌연변이는 또한 유전자나 염색체에 X-선이나 자외선, 방사능 등을 쬐거나 화학약품 처리를 함으로 인공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돌연변이의 대부분은 비연속적 변이로서 정해진 방향은 없다.
돌연변이의 발견과 더불어 제안된 진화론을 흔히 신다윈설(Neo-Darwinism)이라고 한다. 신다윈설에서는 다윈의 자연선택설과 드프리스의 돌연변이를 결합하여 진화를 설명한다. 즉 어느 생물체 내에 유익한 작은 돌연변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그 돌연변이의 결과로 생물체는 자기의 경쟁자들보다 생존하는데 더 유리하게 되며 따라서 자연선택 된다. 자연선택된 동일한 생물계통 가운데서 다른 유익한 돌연변이가 계속 일어나고 그 유익한 작은 돌연변이가 여러 세대를 거쳐 유전되어 수백만 년을 지나게 되면 처음의 생물체가 완전히 다른 종으로 진화된다는 학설이다.
이러한 진화의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두 단계가 된다. 첫 단계는 생물체에 먼저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는 단계이며 다음에는 그 변이를 자연이 선택하는 단계이다. 아메바처럼 간단한 생물체가 여러 단계를 거쳐 결국 사람으로까지 진화되었다면 우선 유전적 변이가 일어나야 하는데 그것은 유전학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즉 자연에서 이롭게 일어나는 돌연변이가 더 진보된 종류로까지 진화되게 하는 메카니즘으로 작용할 수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과연 돌연변이, 혹은 돌연변이체의 자연선택이 진화의 메카니즘으로 적합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2-1. 종 내에서의 돌연변이
돌연변이를 대진화의 메카니즘으로 인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자연계에서의 관찰이나 실험실에서의 증거가 없다는 사실이다. 자연 돌연변이를 발견한지 거의 한 세기 동안, 인공돌연변이를 발견한지 반세기가 훨씬 더 지났다. 그 동안 돌연변이가 대진화의 메카니즘일 수 있는지를 찾기 위한 수많은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돌연변이를 통해 새로운 종이 탄생한 예는 없다. 한 세대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과일 초파리에 대한 인공 돌연변이 실험이 제일 많이 이루어졌지만 아무리 돌연변이를 시도해도 크기, 모양, 색깔 등은 변하지만 초파리가 아닌 것을 만들지는 못하였다.
개를 가지고 실험해도 역시 개는 개로 끝났고 박테리아를 가지고 여러 가지 변이실험을 해도 종 내에서의 변이를 보일 뿐 끝까지 박테리아였다. 쥴리안 헉슬리(Julian Huxley)의 말처럼 작은 변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파충류의 다리가 새의 날개로 되었다든가 하는 것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물론 유전학적 한계 내에서, 즉 종 내에서의 변이는 다양하여 초파리 종류만 해도 600여 가지나 되고 조개 종류도 250여 가지나 되며 사람도 60여 인종이나 다양하게 있다. 그러나 개는 언제나 개이며 초파리는 여전히 초파리, 조개는 조개로 남아 있을 뿐이다. 즉 수평적인 유전변이는 일어나지만 진화론이 요구하는 수직적인 변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생물은 그 종류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수평적 소진화의 예는 야생동물계에서도 나타난다. 야생동물들은 자연상태로 내버려두어도 자기 종류들 내에서만 번식해 간다. 간혹 잡종이 생길 수 있으나 잡종들은 당대에서 끝이 나고 더 번식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말과 당나귀는 서로 다른 종이지만 인공적으로 교배시켜 노새가 생기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노새는 번식을 못한다. 식물이나 동물 세계에서 혹 인공적으로 더 나은 품종을 개발했다 해도 대개 번식력이 약화되어 몇 세대 이상 가지 못하거나 존속하기 힘든 약체가 된다. 1835년 다윈이 갈라파고스(Galapagos) 섬에서 관찰, 연구했던 그 유명한 13종류의 핀치새는 오늘날도 여전히 13종류의 핀치새로 살아 있다. 요약하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는 유전적 변이가 가능하기는 하나 분명히 한계가 있어서 생물의 한 종류에서 다른 종류로 진화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생물은 처음부터 그 종류대로 창조되었다는 성경의 주장을 증거한다.
2-2. 돌연변이의 빈도
대진화의 메카니즘으로서 돌연변이의 두 번째 문제는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돌연변이의 빈도이다. 일반적으로 자연계에서는 외계로부터 쏟아지는 우주선(cosmic ray)이나 기타 방사선이 생식세포 내의 대사과정 또는 유전자 증식과정에서의 실수를 일으킨다. 대표적인 실수를 보면 염색체 일부가 잘라져 나가거나 여분으로 들어 있는 경우, 잘라진 일부가 다른 염색체에 부착되는 경우, 잘라져서 거꾸로 된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유전적 실수는 자연계에서 극히 드물게 일어난다. 자연 돌연변이는 10만 내지 100만 세대에 한번 정도 일어난다고 본다. 유명한 진화론자 심슨(Simpson)은 말하기를 돌연변이가 만에 하나 일어난다 해도 다섯 개의 돌연변이가 한 핵에서 일어날 확률은 10-22 정도라고 했다. 대진화가 일어나려면 한 세포에서 수많은 연속적 돌연변이가 일어나야 하므로 자연계에서 돌연변이를 통한 대진화란 확률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과거에는 현재보다 자연 돌연변이의 빈도가 높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진화론자들의 추측으로는 태고적 지구상에는 현재보다 자외선, 우주선 등이 더 강하게 들어왔을 것이므로 돌연변이가 더 많이 일어났을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돌연변이는 쬐어 준 X-선의 양에 직선적으로 비례하여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고적 지구에서는 오늘날 보다 더 많은 자외선, 우주선이 들어왔다는 증거도 없을 뿐더러 설사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고 해도 그러한 상황하에서의 돌연변이는 오늘날 실험실에서 인공 돌연변이 실험을 통해 얼마든지 검증해 볼 수 있다.
인공적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우주선, X-선, 원자로 등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입자, 자외선 등을 생물체에 쬐어 주어 유전인자와 DNA를 구성하는 뉴클레오티드의 화학결합을 변경시키는 방법이다. 인공 돌연변이에 쓰이는 다른 한 방법으로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식물 구근(球根)에 포함된 알칼로이드(Alkaloid) 계통의 약은 염색체 분리를 방해하므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예를 들어 콜히친, 탈리도다이드, 과산화수소, 에폭사이드(Epoxide), 우레탄(Urethane) 등은 실제로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약품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진화론자들의 입맛대로 설정한 어떤 태고적 상태 하에서도 대진화는 관찰되지 않았다.
2-3. 해로운 돌연변이
돌연변이의 빈도와 더불어 돌연변이를 대진화의 메카니즘으로 주장하는 데 대한 또 다른 문제는 돌연변이의 유해성이다. 즉 돌연변이가 많이 일어난다 할지라도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생물체에 해롭게 나타나기 때문에 돌연변이는 진화의 실질적 메카니즘이 될 수 없다. 진화(進化)란 말 그대로 유익한 변이들의 축적으로 개체가 점점 더 고등한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므로 돌연변이가 진화의 메카니즘이 되려면 돌연변이가 유익한 방향으로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반대로 일어난다.
아무도 우수한 아기를 낳기 위해 X-촬영과 같은 인공 돌연변이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돌연변이 아기란 곧 기형아, 혹은 불구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1928년 이래 초파리에 X-선을 조사하여 인공 돌연변이 실험을 해 왔고 1946년에는 이 분야의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뮬러(H.G. Muller)는 말하기를 대부분의 돌연변이는 해롭게 나타나고 사실상 유익한 돌연변이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모든 돌연변이가 다 해롭다고 생각해도 좋다고 했다. 유명한 진화론자 도브잔스키(Dobzansky)도 돌연변이는 생존능력의 약화, 유전적 질병, 기형을 만들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는 진화를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실례로 1945년 나가사끼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탄으로 발생된 돌연변이의 경우 백혈병, 기형, 죽음을 초래했을 뿐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했다. 인공 돌연변이 실험에서도 머리가 두 개 달린 물고기, 눈이 하나 밖에 없는 물고기 등 기형적인 것이 생기기도 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기만 했다. 그러므로 유익한 변이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은 진화를 설명하기 위한 필요성에서 나온 논리일 뿐이며 실제의 돌연변이는 모두 해롭게만 일어난다. 대부분의 돌연변이가 해로운 방향으로 일어난다면 유익한 돌연변이의 자연선택을 주장하는 신다윈설은 처음부터 틀린 주장이다.
진화론에서는 만일 돌연변이로 1% 정도만이라도 정상보다 우수한 인자가 생긴다면 결국 그 종 전체는 우수인자에 의해 전체가 지배된다고 한다. 그런데 한 종의 큰 집단을 가상해서 수학적 모델로 그런 1% 우수인자가 생길 돌연변이의 가능성을 계산해 보면 90만 세대가 지나야 된다. 그러므로 오랜 세월을 가정한다고 해서 돌연변이로 지구상에 생물체가 다양하게 나타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바는 돌연변이는 퇴화의 메카니즘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진화의 메카니즘은 될 수 없다.
2-4. 돌연변이 교정 장치
돌연변이를 진화의 메카니즘으로 선택하는 데 대한 마지막 난점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돌연변이 교정 장치(Repair system)이다. X-선이나 자외선 등으로 DNA의 염기 배열에 변화를 주는 변이가 생기면 DNA 내에는 이것을 정상으로 되돌이키려는 교정 장치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염기 배열이 A-T-G-C...... 로 되어야 할 것이 A-A-G-T...... 로 되었다면 효소가 작용하여 이것을 본래대로 돌려놓는다고 한다. 이런 교정 장치가 있기 때문에 DNA가 수백만번 혹은 그 이상 복제되어도 염기 배열이 변하지 않고 유전인자에 이상이 없이 계속되어 온 것이다.
어떤 유전병은 이 교정 장치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장치에 고장이 있으면 병이 생기는 것이다. 진화론에서는 돌연변이가 일어나므로 더 좋고 복잡한 고등동물로 전환해 나간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DNA 교정 장치라는 것이 있어서 변이가 무한히 확대되는 것을 막는다. DNA 교정 장치란 유전인자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자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돕는 장치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유전정보의 출현을 요구하는 진화론의 주장과는 상치된다고 할 수 있다.
종 내에서의 변이(variation)는 유전학적으로 가능할 뿐 아니라 실제로 다양한 생물체를 존재하게 하는데 기여해 왔다. 어쩌면 돌연변이도 다양한 생명세계를 만드는데 기여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돌연변이가 한 종에서 더 고등한 방향으로 생물을 진화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실험적으로나 관찰 결과로 미루어 전혀 근거가 없다.
2-5. 돌연변이의 자연선택
그러면 돌연변이와 결합하여 진화를 일으켰다고 보는 자연도태에 대해 살펴보자. 신다윈론의 주장에 의하면 돌연변이가 일어난 후 자연선택이라는 과정에 의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유익한 돌연변이 형질은 선택되고 해로운 것은 도태된다고 한다. 즉 돌연변이와 자연선택(혹은 자연도태, 적자생존)의 과정을 거쳐 오랜 세월이 지나면 한 종류의 생물체가 결국 더 진보된 다른 종류로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도 앞에서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즉 앞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돌연변이는 드물게 일어나며, 설사 일어난다 해도 거의 대부분 해롭게만 나타나며, 그것도 그 종류 내에서만 변이가 일어나며, 설사 돌연변이체라 해도 몇 세대를 거듭하면서 원상복귀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어떻게 자연이 좋은 것을 선택하겠는가? 적자생존이나 자연도태는 현존하는 개체 중에서 좋은 것이 살아남게 된다는 것이지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낸다는 뜻은 아니다. 개체가 환경에 잘 적응해야 살아갈 수 있다는 원칙은 진화론 뿐 아니라 자연계에서 생물 존속의 기본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자연도태, 환경에의 적응 등은 환경이 생물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줄 뿐, 아메바에서 사람까지 진화했다는 소위 대진화의 메카니즘은 될 수 없다.
2-6. 진화론자들도 부정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돌연변이나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의 결합이 종의 한계를 넘는 대진화를 일으킨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진화 메카니즘으로서의 돌연변이에 관해서는 창조론자들 뿐 아니라 비교적 객관적 시각을 가진 주요한 진화론자들 중에서도 반대자들이 많다. 몇몇 예를 들어보자.
프랑스 과학원(French Academie des Sciences)의 전 총재이며 파리대학 교수인 그레세(Pierre-Paul Gress )가 말한 바와 같이 돌연변이를 통해 진화가 된다거나 돌연변이를 진화와 동일시하는 것은 전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그는 돌연변이를 진화의 메카니즘으로 보는 것에 대해 "첫째, 기본 가정이 분명하지도, 일반적이지도 않으며, 둘째, 그것이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다. 아무리 많은 돌연변이가 일어난다고 할지라도 돌연변이는 어떤 종류의 진화도 일으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의 생화학 교수인 위켄(Jeoffrey S. Wicken)도 신다윈설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자연선택을 위한 재료를 제공한다는, (새로운 종의) 생성원리(generative principle)로서 임의적 돌연변이는 그것의 범위나 이론적 근거가 부적당하다. 돌연변이는 진화의 창조적이며 점진적 특성이나 앞에서 시사한 "기원" 문제에 대한 통찰력을 거의 제공해 주지 못한다."
돌연변이의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 가능성에 대한 진화론자 럽트럽(S. Lovtrup)의 반대는 더욱 격렬하다: "작은 변이(micromutation)는 일어난다. 그러나 작은 변이들만으로 진화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오류가 입증될 뿐 아니라 반증이 불가능한, 그래서 형이상학적 이론이다. 나는 사람들이 과학의 모든 분야가 이런 거짓 이론에 중독되어 있다면 큰 불행임을 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중독이) 실제로 생물학에서 일어나고 있다. ...... 나는 언젠가 다윈의 신화가 과학사에서 가장 큰 사기극으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할 것이다."
2-7. 현대종합이론
지금까지 살펴본 것과 같이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의 결합을 통해 오늘날과 같은 다양한 생물계가 출현하게 되었다는 신다윈론의 주장이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게 되자 진화론자들은 새로운 진화론을 제시하고 있다. 흔히 현대종합이론(Modern Synthesis Theory)이라고 불리는 이 이론에서 진화의 단위는 집단(population)이며, 진화과정의 기본 메카니즘은 한 집단의 개체들 중에 나타나는 유전적인 변이(variation)라고 본다. 여기서 집단이라 함은 지리적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생물들의 각 군을 말하는데 한 집단 안의 개체들은 서로 교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웃 집단들과도 교잡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세대를 지나는 사이에 한 집단의 모든 유전물질은 서로 섞여서 유전자 푸울(gene pool)을 형성하게 되며 진화는 유전자 푸울 속의 유전자 빈도(gene frequency)의 점진적인 변화라고 본다.
이 현대종합이론에서는 한 집단이 유전적으로 평형상태에 있어서 유전자 빈도가 변하지 않을 때에는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며 이를 하아디-바인베르그 법칙(Hardy-Weinberg''s Law)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유전적 평형을 파괴하는 요인, 즉 돌연변이, 인위선택, 자연선택, 이주, 격리 등이 진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면 돌연변이에 의하여 새로운 유전자 빈도가 형성되고 유전자 푸울에 변화가 생겨 급격한 진화가 일어난다고 본다.
현대종합이론에서도 돌연변이는 무방향성이며 해로운 것이 많이 나타나지만 때때로 이로운 것도 나타난다고 보고, 돌연변이에 의하여 생긴 형질 중 유리한 것은 집단에서 생존할 기회가 더 커진다고 본다. 대집단이 몇 개의 소집단으로 갈라지면 이들은 전체적인 유전자 푸울과는 아주 다른 유전자 푸울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들이 격리되어 유전자 교환이 없으면 각각 새로운 변이가 생기게 되며, 이는 신종형성의 초기 단계가 된다고 본다.
그러나 이 이론 역시 신다윈설의 주장이 당면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유익한 돌연변이의 가정이나 돌연변이 교정 장치 등에 대한 대안이 없다. 돌연변이의 빈도에 대해서는 집단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다소 모호하게 만들었지만 역시 대안이 없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 이론 역시 실험적 증거가 없으며 자연에서 관찰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200여만 종에 이르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림 3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이러한 생물들은 주어진 종의 한계 내에서는 다양한 변이를 보여주지만 어떤 한계를 넘어 다른 생물로 진화되지는 않는다. 오늘날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명세계의 존재는 처음부터 창조주가 "그 종류대로" 자신의 설계를 따라 창조했다는 주장을 반증할 수 있는 주장은 없다.
2-8. "괴물이론"(Monster Theory)
이처럼 진화론적 시각에서 해석되던 종래의 여러 증거들에 대한 반론이 제기되자 진화론자들은 최근 종래의 진화개념을 완전히 바꾸어야 할 다른 이론을 제안하였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표된 이래 가장 획기적인 변혁이라고 할 수 있는 진화 개념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1980년 10월 16부터 19일까지 미국 시카고 미시간 호숫가에 있는 [자연사 박물관](Field Museum of Natural History)에서 진화론 사상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되는 중요한 진화론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학회에서는 진화론과 관련되는 여러 분야, 즉 생물학, 분자생물학, 진화 유전학, 화석학, 해부학 등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진화론자들 160여 명이 모여 "대진화"(Macro-evolution)란 주제로 학회를 열었다. 이때 논의된 내용의 중요한 부분은 진화론적 생물학자 로저 르윈(Roger Lewin)이 사이언스에 "격론이 일어나고 있는 진화론"이란 제목으로 요약하여 발표하였다.
이 학회에서 논의된 것들을 요약하면 소진화가 일어난다고 하여 그것을 연장해서 대진화가 일어난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창조론자들이 지적해 왔던 진화론의 큰 두 가지 문제 중 한가지를 스스로 포기하고 창조론의 주장과 유사한 이론을 주장한 것이다. 최근 기하 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쌓여진 새로운 과학지식, 특히 분자유전학과 화석자료로부터 오랫 동안 진화론 내부에서도 도전 받아 오던 것을 냉철하고 용기 있는 진화론자들이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생각된다.
종래의 진화개념은 물고기가 수백만 년 혹은 수천만 년 동안 점점 진화하여 양서류가 되었고 또 오랜 세월이 흘러 파충류로, 또 다음은 조류로, 포유류로 진화하였으며 결국은 원숭이에서 사람으로 되었다는 것이다. 즉 오랜 세월동안 점진적으로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변했다는 것이 진화론의 요지였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걸렸고 또 점진적으로 진화한 것이 사실이라면 점점 진화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종과 종 사이의 중간 형태들(transitional forms)의 생물이 당연히 화석으로 나타나야만 한다.
화석에 관하여는 뒤에서 다루겠지만 진화의 중간 형태임을 명백히 보여주는 화석이 아직까지는 별로 없다. 뉴스위크(Newsweek) 과학란에는 "과학자들이 종 사이를 연결하는 전이 형태의 화석을 찾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낙담하게 된다. 화석 기록에서는 중간 형태의 전이화석이 없는 것이 법칙이다."라고 하였다. 현대적 종합이론의 권위자로 알려진 미국의 진화론자 아얄라(Francisco Ayala)는 "화석학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작은 변이들이 축적되지 않음을 이제 확신한다"고 했다.
이처럼 중간 형태 화석이 없다는 사실로부터 하바드 대학의 굴드(Stephen Jay Gould) 교수가 제안한 이론은 종래 진화 개념과 다른 것이다. 굴드 교수는 생물진화는 장기간에 걸친 점진적 변이가 축적되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수백만 년 동안 서서히 변화하다가 몇 세대 동안 갑작스럽게 도약하게 되어 새로운 종류의 생물이 생긴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급격한 유전인자의 변화로 "괴물"이 나올 수도 있으므로 굴드 교수의 이론을 "괴물이론(Monster Theory)"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이러한 "괴물"은 지금까지 한번도 관측되거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적이 없으며 진화론자들의 기대 사항이기 때문에 "있기를 바라는 괴물"(Hopeful Monster)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사실 이 "구두점 이론" 혹은 "중단된 평형이론"(Punctuated Equilibria Theory), 혹은 "괴물이론"(Hopeful Monster Theory)은 반세기 전인 1940년,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유전학자 골드슈미트(Richard B. Goldschmidt)가 그의 저서 진화의 물질적 근거(The Material Basis of Evolution)라는 책에서 이미 제안했던 것이다. 그는 화석자료는 지구상에 있는 생물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일한 직접적 증거인데도 다윈의 종의 기원 발표 이후 100여 년 가까이 아무리 화석을 발굴해 보아도 다윈의 진화론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중간 형태의 생물화석이 발견되지 않자 중간 형태의 화석이 없다는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다른 이론을 제안해야 된다고 했다.
그가 관찰해 보니 이따금 돌연변이가 일어나 두 다리만 있는 양이 생기기도 하고 머리가 두 개 달린 거북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다 괴물처럼 생겨서 곧 죽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이런 괴물들도 수없이 생기다 보면 혹 언젠가는 좋은 것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착상을 한 것이다. 위의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어느 날 뱀이 알을 까 보니 뱀의 알에서 새가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이론을 골드슈미트가 제안했을 때 진화론자들은 그것을 증거도 없이 제안된 터무니없는 이론이라고 일축했었다. 그러나 그 이론이 다시 굴드에 의해 제기된 것이다. 한 종이 점점 진화하여 다른 종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새로운 종들이 나타나는 것이 화석학적 증거이므로 골드슈미트의 괴물이론이 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윈의 자연도태설은 소진화에는 적용될지 모르나 대진화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모임에 모였던 진화론자들은 이 모임은 진화론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9. 그러므로 진화는...
지금까지 우리는 진화론의 주요한 증거들이라고 제시된 것들을 살펴보고 이의 부당함을 지적하였다. 진화론의 뼈대를 이루고 있던 획득형질의 유전은 멘델, 바이스만 등에 의해 부정되었다. 유전은 그 종의 유전인자에 포함된 정보 내에서만 질서 있게 일어나며 유전자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종은 절대로 생겨날 수 없음을 밝힌 이 유전법칙은 진화가 불가능함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이 법칙은 간접적으로나마 생물들은 처음부터 "그 종류대로"(After its kind) 창조되었음을 보여주는 과학적 증거가 된다. 진화론의 증거로 제시되는 생물 종의 분류, 비교해부학적 증거, 발생학적 증거 또는 흔적기관 등을 진화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오히려 이러한 것들은 창조주의 설계를 따라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복잡하지만 질서 있는 유전 메카니즘을 보면 이런 모든 생물학적 현상이 우연히 저절로 지적 존재의 개입 없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끝 부분에서 소개한 시카고 학회 결과에 의하면 종래의 진화개념을 바꾸어야 할 큰 변혁이 최근 진화론자들에 의해 제기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괴물이론"은 종래의 점진적 진화를 부인하고 갑작스럽게 새로운 종이 출현하는 것으로, 소진화가 쌓여 대진화가 일어나는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 어쩌면 이것은 진화론이 창조론의 주장에 한발 근접한 것이라 평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편견의 위력
1859년,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된 이후 진화론자들은 진화의 타당함을 증명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증거들을 제시해 왔다. 이들이 제시한 증거들 중에는 일부 그럴듯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진화라는 잘못된 안경을 통해 자연을 잘못 본 것들이다. 잘못된 선입견이 어떻게 잘못된 해석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예가 있으나 아래에서는 그 동안 진화의 증거로 사용되었던 중요한 몇 가지만을 살펴보고자 한다.
3-1. 흰 불나방과 검은 불나방
같은 종 내에서의 작은 변이(소진화)가 쌓여서 다른 종이 되었다고(대진화) 주장하는 진화론은 유전학적 근거가 없으므로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을 결합시킨 소위 신다윈설이 출현했음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그러면 이러한 신다윈설을 증명하는 증거는 무엇인가? 신다윈설을 증명하는 예로 가장 빈번히 인용되어 온 것이 영국의 불나방이므로 과연 이것이 사실인지 살펴보자.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 영국 버밍햄 지역은 당시의 다른 도시들과 같이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으며 그 곳에 서식하는 참나무에는 흰 불나방이 번성하였다. 그러나 산업혁명이 일어나 공장 굴뚝에서 석탄 매연이 쏟아져 도시와 인근 산야가 검은 석탄 연기로 덮였다. 그러자 흰 불나방은 점차 사라지고 검은 불나방이 번성하였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공장의 매연 규제가 시행되자 환경은 다시 깨끗해지기 시작했으며 다시 흰불나방이 번성하게 되었다. 이것을 진화론자들은 불나방이 환경의 색깔이 변화함에 따라 보호색으로 변했다고 보았다. 환경에 따라 흰 불나방이 검은 불나방으로 몸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환경에 따라 새로운 생물이 진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와 전혀 관계가 없음이 밝혀졌다. 즉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에는 참나무에 희끗희끗한 이끼 종류 같은 것이 끼어 있어서 이러한 곳에 흰 불나방과 검은 불나방이 함께 앉아 있으면 불나방의 천적인 새들의 눈에 더 훨씬 잘 띄는 검은 불나방들이 주로 잡아먹혔다. 그래서 검은 불나방은 자연히 줄어들고 흰 불나방이 번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산업혁명으로 공해가 심하게 되고 공장에서 나오는 석탄재 등 매연이 나무에 덮이게 되자 거무틱틱한 나무에 앉아 있는 흰 불나방이 상대적으로 새들의 눈에 더 잘 띄게 되어 흰 불나방이 더 많이 잡혀 먹히게 되었다. 그러나 그 후 대기오염이 여론화되어 오염물질 단속이 시작되자 주변 환경은 다시 밝은 색으로 변하게 되었고 따라서 흰 불나방이 더 많아지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은 흰 불나방이 검은 불나방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에 따라 두 종류의 불나방의 생존 환경이 바뀐 것일 뿐이다. 그런데 진화론에서는 이 사건을 흰 불나방과 검은 불나방에서 환경에 따라 유전적 변화가 일어난 살아 있는 증거라고 하였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환경에 따라 흰 불나방, 검은 불나방의 비율이 달라진 것은 유전적 변화와는 무관한, 잘못된 안경으로 인한 잘못된 해석일 뿐이었다. 영국 왕립협회 회원(FRS)인 매튜스(L. Harrison Matthews)가 말한 것처럼 "이 실험은 깨끗한 환경과 매연으로 오염된 환경에서 천적에 의해 잡아먹히는 것이 흰불나방과 검은 불나방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이 실험은 자연선택-혹은 적자생존-이 실제로 일어남을 잘 증명했으나, 진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증명하지 못했다. 불나방의 숫자는 흰색, 중간색, 검은 색 등에 따라 변했지만 모든 불나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불나방(Biston betularia)으로 남아 있었다."
3-2. 생물의 분류체계
지구상에는 약 1000여만 종의 생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가운데 200여만 종이 알려져 있다. 이처럼 다양한 생물들이지만 근대에 들어와 몇몇 기준에 따라 이들을 분류할 수 있음이 밝혀졌으며 오늘날에는 분류학이라는 거대한 분야로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분류법은 스웨덴의 분류학자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의 이명법(二名法)에 따른 것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생물학자들은 종(種, species), 속(屬, genus), 과(科, family), 목(目, order), 강(綱, class), 문(們, phylum), 계(界, kingdom) 등의 분류 단위에 따라 간단한 형태의 생물(amoeba 등)로부터 점점 복잡한 생물로 분류한다. 분류 기준으로서 초기에는 외적 형태나 기관의 기능상의 유사성, 생식 가능성 따위가 분류의 기준이 되었으나 DNA의 구조를 비롯한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많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훨씬 더 미시적인 차원에서 종을 분류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생물의 분류에 대하여 진화론자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진화론자들은 생물을 분류할 수 있다는 자체가 곧 진화의 증거라고 주장한다. 생물들이 개체마다 완전히 다른 형태와 기능을 갖고 있다면 이들의 분류는 불가능할 것이다. 분류학 상 유사한 점이란 곧 같은 진화조상을 가졌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한다. 분류학적으로 가까운 생물들은 진화적으로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마치 여러 가지 신발들을 크기나 혹은 닳은 순서에 따라 분류해 놓은 후 작은 신발에서 큰 신발로, 혹은 헌 신에서 새 신으로 진화했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분류 그 자체는 생물이 진화되었다는 것도, 창조되었다는 것도 증거하지 않는다. 그렇게 분류해 놓은 것은 지구상의 많은 생물들을 더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일 하나나 혹은 몇몇 종으로부터 생물이 진화했기 때문에 체계적인 분류가 가능하다고 한다면 왜 한 창조주에 의해 창조되었기 때문에 분류가 가능하다는 해석은 하지 않는가? 생물들 간에 비슷한 점이 있는 것은 한 창조주가 설계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분류체계를 진화의 증거로 보는 것도 역시 진화의 선입견에서 나온 편견일 뿐이다.
3-3. 해부학적 유사성
다음으로는 생물들의 해부학적 유사성을 살펴보자. 동물들의 구조를 자세히 관찰한 해부학자들은 뼈, 근육, 신경 등이 동물들 간에 서로 비슷한 점이 많음을 발견한다. 생식방법에 있어서도 파충류들은 파충류들대로, 포유류들은 포유류들대로 비슷한 방법으로 번식한다.
이처럼 동물들의 해부학적 유사성을 진화론자들은 곧 진화의 증거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진화론자들은 구조적으로 비슷한 것은 곧 같은 조상으로부터 진화된 증거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척추동물들은 두개골, 목뼈, 팔, 팔뼈 등 골격과 구조가 매우 유사한 것으로 미루어 한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목이 긴 기린이나 목이 짧은 고래의 목뼈는 다 일곱 개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진화 조상을 가졌다는 것이다.
해부학적 유사성이 과연 진화의 증거로 채택될 수 있는가? 동물들 간에는 해부학적 유사성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그것이 공통 조상에서 진화했음을 증거한다고 유추하는 논리는 타당치 않다. 진화론자들의 논리는 마치 대한민국 공립 중학교 건물들이 비슷한 것을 진화의 증거로 보는 것과 흡사하다. 공립 중학교 건물들이 외양은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모양과 구조는 비슷함을 관찰했다고 하자. 그렇다고 하여 이들이 한 건물로부터 진화해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가? 오히려 이것은 교육부가 표준 설계도를 근거로 건축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생물체의 구조가 비슷하다 해서 진화를 증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물들 간에 구조적인 유사성이 있다는 것은 이들을 한 창조주가 설계했음을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다. 창조주가 여러 종류의 생물을 창조할 때 한가지 기본 모형을 마음에 둔 다음 그 생물들이 살아갈 환경에 맞게, 다른 생물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조금씩 다르게 지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은가?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발을 세 개, 팔은 아홉 개, 손은 다섯 개 등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 뿐 아니라 많은 동물들도 비슷하게 창조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모든 동물들이 한 지구상의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공기로 숨쉬고 물도 마시며 비슷한 음식물을 먹고 살기 때문에 비슷하게 만들고 다만 필요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준 것이라고 본다. 오늘날 해부학이나 인체공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 연구된 결과들은 인체가 지구상에 생존하는데 최적으로 설계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해부학상의 유사성이 동물들의 진화를 증거한다고 말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고래는 물에서 사는 행태나 모양을 보면 물고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래는 고양이, 말, 원숭이처럼 온혈동물이며 알을 낳지 않고 새끼를 낳아서 젖을 먹이는 포유동물이다. 이처럼 내부적인 것들은 육상동물들과 비슷한데도 사는 환경은 물고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고래는 육상동물로부터 진화했다고 보아야 할것이다. 혈액검사를 해보고 어떤 사람들은 고래가 돼지 또는 소에서 진화했다고 한다. 또 어떤 진화론자들은 고래가 물고기에서 진화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일관성 없는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신체적 유사성을 진화의 증거로 삼을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들을 볼 때 사람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 간에는 비교 해부학적 유사성이 많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를테면 원숭이는 근육, 신경조직 등 여러 면에서 다른 어떤 동물보다 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해서 진화를 증거하는 것이 아니다. 도리어 상동기관은 한 창조주가 존재하며 그의 설계에 따라 모든 생물이 창조되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4. 혈액 조성의 유사성
1902년, 넛탈(Thomas Nuttall)이라는 학자는 사람 혈청을 토끼에게 주사하여 사람 혈청에 대한 항혈청(抗血淸)을 얻은 다음 여러 가지 다른 동물들의 피와 이 항혈청을 섞어 침전되는 정도를 근거로 새로운 동물 분류법을 제안한 적이 있다. 그는 침전이 많이 될수록 사람과 유전적 관련이 더 많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조사해 보니 사람의 혈청과 섞었을 때의 침강량을 100으로 하였을 때 고릴라는 64, 곰은 8, 개는 3, 염소는 2, 토끼는 0이었다. 그는 침전량은 곧 생물들 간의 유연성(類緣性)을 나타내며 사람과 피의 조성이 비슷한 동물일수록 침전이 많이 되었다고 보고 이를 진화의 증거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앞의 상동기관을 논의하면서 언급한 것과 같이 피의 성분이든, 두개골의 용적이든, 근육이든, 신경이든 비슷한 점 그 자체가 진화적 관계를 증거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비슷한 점이 진화를 증거하는 것이라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진화론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일까?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티록신 홀몬은 양에 있는 것이나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나 똑같고,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갑상선이 있는 척추동물들은 다 똑같은 물질을 분비한다고 한다. 동물들 간의 비슷한 점이 진화의 증거라면 같은 물질이 분비되는 것은 무엇을 증거한다고 하겠는가? 갑상선 홀몬 외에도 동물들에게는 같은 효소, 분비물들이 수없이 많다. 당나귀 젖이 다른 어떤 동물의 젖보다도 사람의 젖 성분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또 진화론적으로 무엇을 증거한다고 보아야 하겠는가? 상동기관에서와 같이 혈액 조성이나 수많은 분비물들의 조성이 비슷한 것도 한 창조주의 설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5. 생물의 발생과정
한때 하나의 생식세포가 수정되어 태내에서 성장하는 과정이 그 생물까지의 생물군 전체의 진화과정을 보여준다고 하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것이 독일 생물학자 헥켈(Ernst Haeckel, 1834-1919)이 주장한 소위 계통발생설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한 개체의 발생과정은 그 개체군의 진화계통을 반복한다"고 한다. 1886년 핵켈은 개체발생은 계통발생을 반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러 동물들의 발생과정을 관찰한 결과 발생 초기 이들의 태아(embryo)가 매우 비슷한 모양을 가짐을 발견하였다. 즉 물고기, 닭, 소 등의 발생초기 단계는 그 모양이 비슷하며 사람, 고양이, 개, 새들의 태아는 다 아가미의 흔적 같은 것이 초기 발생단계에서 나타남을 발견하였다. 이것을 보고 진화론자들은 물고기가 이들의 조상이었음을 나타내 준다고 주장하였다.
한 예로 사람, 개, 고양이 태아들이 발생 초기 목 부근에 가진 터진 선은 나중에 아가미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목 부근의 터진 선은 동물의 종류에 따라 귀도 되고, 턱, 머리, 목이 되기도 하는 것이 알려졌다. 또 사람의 초기 태아에 꼬리가 있다고 말하는데 이것이 다른 동물들의 꼬리나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같은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인체의 발생과정에서 어떤 기관들은 태아일 때만 필요하기 때문에 그때만 있고 어떤 것들은 일생동안 필요하기 때문에 태아 때부터 성인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한 예로 성인에게 있는 33개의 척추는 태아발생 초기부터 끝까지 33개밖에 없으나 치아는 간니와 젖니의 수가 현저히 다르다. 그러므로 태아 때만 있다가 없어지거나 용도가 불분명한 기관들로부터 진화의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시도는 잘못된 것이다.
생물학자 몽고메리(William M. Montgomery)는 이 계통발생설은 과학적으로 증명될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떤 일본학자는 개체발생이 계통발생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계통발생은 개체발생을 되풀이한다"는 희한한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두 생식세포가 합하여 각 생물의 독특한 형질을 나타내며 성장하여 출생할 때까지는 다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기 때문에 어떤 성장 단계까지 비슷한 형태를 갖는 것이 오히려 창조주의 합리적이고도 세심한 배려 때문이라고 보지 못할 이유는 없다.
3-6. 흔적기관
끝으로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흔적기관이다. 처음 인류 진화론이 주창되었을 때 사람들은 만일 사람이 정말 원숭이로부터 진화되었다고 한다면 사람이 원숭이로 있을 때에만 필요했을 많은 인체기관들이 퇴화되어 그들의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흔적기관이 180여 가지나 된다고 했다. 그 중에는 꼬리뼈(tailbone), 맹장(appendix)의 충수(蟲垂), 귓바퀴 근육, 수염, 남자 유방, 사랑니, 눈의 깜박막, 편도선(tonsil), 뇌하수체(腦下垂體) 등이 있었다.
그러나 해부학과 의학이 발달해 가면서 한때 흔적기관이라고 생각했던 인체의 많은 기관들이 실은 흔적기관이 아니라 자기의 고유한 기능이 있고 인체에 꼭 필요한 것임을 발견되었다. 한때 아무 쓸모도 없는 줄 알았던 맹장에는 임파조직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창자에 염증이 생기지 않게 하는 등 인체의 면역체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맹장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고 토끼, 원숭이 등 다른 하등동물에도 있으나 그 기능들은 동물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꼬리뼈는 원숭이의 꼬리가 떨어져 나간 흔적이 아니라 인체의 균형과 골반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해 필요한 기관으로서 오늘날에는 미저척추골(coccygeal vertebrae)이라고 한다. 척추동물의 간뇌(間腦)에 있는 뇌하수체는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성장 호르몬, 성선(性腺) 자극 호르몬, 유선(乳腺) 자극 호르몬, 갑상선 호르몬 등을 분비하는 내분비선(內分泌線)으로서 인간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관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흔적기관이 200여 가지가 있다고 했으나 최근에는 줄어서 여섯 개 뿐이라고 하며 그나마도 의심스럽다고 한다.
인체 내에서 어느 기관의 기능을 모른다 해서 흔적기관이라고 부르는 것은 진화론적 편견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이 진화한 것이 아니라 창조되었다고 해서 사람의 육체가 다른 동물과 기본적으로 달라야 할 이유는 없다. 사람의 육체를 만든 창조주가 다른 모든 동물들의 육체도 만들었다면 사람과 다른 동물들의 신체구조 사이에 유사성이 있음은 당연한 것이다. 사람이 다른 동물들과 완전히 다르고 우월한 점은 사람이 영적 존재라는 사실이다.
3-7 DNA의 구조
지난 1세기 동안 유전원리를 분자수준까지 이해하게 된 것은 획기적인 과학 발전의 덕분이다. 세포의 염색체 속에 유전물질이 있음은 오랫동안 알려져 있었으나 그 유전인자의 기본구조가 그처럼 간단한 것임을 발견한 것은 1953년 왓슨(James Dewey Watson, 1928-)과 크릭(Francis Harry Compton Crick, 1916-)의 DNA 모델이 나온 후였다. 즉 DNA에는 각 생물체의 독특한 형질을 발현하게 하는 각종 유전정보가 들어 있다. 우리 몸 속에는 약 60-100조(兆)개에 이르는 세포가 있는데 그 많은 세포 속에 DNA가 흩어져 있다. 50억의 인구가 지문하나 같지 않고 다르게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세포 속에 담겨 있는 엄청난 유전정보 때문이다.
DNA는 이중나선(二重螺線, Double Helix) 구조로 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필라멘트인데 우리 몸에 있는 것을 다 연결해 본다면 지구에서 태양까지 가는 것 만큼이나 길지만 무게는 1g도 못된다. 핵 하나에 있는 DNA의 길이는 약 174cm인데 이것이 1 마이크론(10-6 m) 정도밖에 안되는 세포 핵 속에 밀집되어 있다. DNA를 얇은 녹음 테이프로 비유하면 이것은 일생동안 무한한 정보를 갖고 끝없이 풀려 나오면서 사람의 성장, 소화, 심장의 고동, 생각, 감정 등 생존 일체를 각본에 따라 지시하고 명령하는 기억장치에 비유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생물체에 있는 DNA의 화학구조는 서로 비슷하다. 개나 파리, 곰팡이, 사람의 DNA가 다 비슷한 것은 흥미 있는 일이다. 이는 모든 생물이 다 같은 기본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처럼 지구상에서 살아 나가며 같은 자연적 법칙의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DNA 구조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DNA의 구조는 비슷하기는 하나 같은 것은 아니다. 어떤 생물은 물 속에서 살며 어떤 것은 공중에서, 어떤 것은 땅에서 사는 차이가 있듯이 DNA도 일정한 기본 종류 내에서 다양성이 있다. DNA가 들어 있는 세포핵 내의 염색체 수도 생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사람은 46개(23쌍)이며, 개는 22개, 소는 60개, 잉어는 104개, 원숭이는 54개, 고양이는 38개 등인데 이것을 보면 염색체 수가 진화론적 분류대로 되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더 고등동물로 간다고 반드시 염색체수가 더 많아지지는 않는 것이다.
모든 생물체에 다 DNA가 있으나 DNA의 염기배열(Base Sequence)과 염기조성은 다르다. 단세포 박테리아인 대장균(E. Coli) 하나의 염색체 속에 약 10,000개의 유전인자가 있고 적어도 300만의 DNA 염기 쌍이 있으며 그 속에 약 10-12비트(bits)라는 엄청난 유전 정보를 갖고 있는데 이는 대영백과사전에 약 1억 페이지나 쓸 수 있을 만큼 많은 정보라고 추산된다. 간단한 단세포 생물인 대장균도 그러한데 세포가 100조 개나 되고 약 1,000종류의 세포로 이루어진 사람의 DNA 염기쌍은 훨씬 더 많고 또 그 염기조성을 배열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곧 한 종류 내에서 변이가 생길 가능성이 얼마나 큰가를 말해 준다. 이 모든 증거들은 생명체 뒤에 있는 창조주를 보여주는 간접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어떤 사람은 미생물학에서 흔히 관찰되는 새로운 종의 출현이나 미생물의 분류체계가 진화의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한 각각의 미생물들 간의 유전적 특성을 거의 연속적으로 도표화 할 수 있음을 들어 모든 생물들의 유전적 관련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생물학에서는 거시적인 생물계와는 달리 아직까지 종의 개념이 분명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비록 미생물들을 연속적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해도 이것을 진화의 증거라고 하는 것은 아전인수격 해석이다. 미생물들은 분류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바로 한 창조주가 자신의 설계를 따라 모든 미생물들을 창조하였음을 나타낸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어떤 사람은 각종 생물들에게 살균제나 살충제를 비롯한 각종 약에 대한 면역성이 생기는 것을 진화의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면역성의 발현은 DNA에 포함된 엄청난 유전적 가능성의 발로일 뿐 진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이것은 다양한 환경 속에서도 생육하고 번성하면서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을 설계한 창조주의 존재를 증거하고 있으며 혹자는 이를 "창조주의 자비"라고 부르기도 한다.
4. 그 종류대로...
진화론의 문제는 진화론자들에 의해서도 지적되고 있다. 진화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많은 학자들 가운데서도 30여 년 간 소르본느 대학에서 진화를 가르친 그라세(Pierre Grass )의 지적은 핵심을 찔렀다고 할 수 있다.
생물학적 진화의 설명적 이론들은 객관적이고 철저한 비평에는 견디지 못한다. 그 이론들은 실제와 모순되거나 혹은 ...... 그것과 연관된 주요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 숨겨진 공준들과 대담하고 잘못된 외삽법의 사용과 남용을 통해 하나의 의사과학(pseudo-science)이 탄생되었다. 그것은 바로 생물학의 중심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 많은 생화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을 잘못 인도하고 있다. 이들은 [진화에 대한] 기초적 개념들이 정확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믿지만 이 믿음은 사실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화론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는데도 왜 오늘날 진화론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가? 천의 얼굴을 가진 것처럼 끊임없이 "진화"되고 있는 진화론은 왜 그처럼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 전에 프린스톤 대학의 생물학 교수였던 콩클린(Edwin Conklin)이 지적한 바가 좋은 답이 되리라고 믿는다. 그는 "다른 생물학 분야에서 채택되는 혹독한 방법론적 비판이 진화론적 사변에는 왜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하지 않았는가는 아마도 종교적 헌신이 ...... 그 이유일 것이다"라고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진화론은 과학적이고 창조론은 종교적이라고 믿지만 콩클린은 진화론 역시 강력한 신앙적 헌신에 의해 지지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진화론적 편견으로 인해 진화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들이, 때로는 오히려 창조의 증거로 인용될 수 있는 것들이 어떻게 진화를 보여주는 증거로 잘못 사용되어 왔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런 것들은 진리를 구하는 자들에게 편견이 얼마나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고전적인 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진화론자들의 잘못을 보면서 창조론자들도 편견으로 인해 자연의 증거를 잘못 해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창세기 첫 장은 하나님께서 모든 생물들을 처음부터 "그 종류대로"(After its kind)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10여 차례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다. 또한 "그 종류대로" 창조된 생물들은 원시적이고 불완전한 형태가 아니라 나름대로 모든 기능이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는 형태로, 즉 "보시기에 좋도록" 창조되었음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종류"가 현대 생물학적 용어로 어느 정도의 분류 단위에 해당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어떤 학자들은 "종류"가 종과 속의 중간 정도의 단위라고 주장한다) 성경의 기록은 지상의 모든 생물들이 하나나 혹은 몇몇의 조상들로부터 진화했다는 생물진화론과 양립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여러 과학적 증거들을 근거로 판단해 볼 때 이러한 성경의 기록은 또 한 권의 성경인 피조 세계의 증거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