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신비 (11) 파리 이야기
정계헌 (순천향대학교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전 한국창조과학회 회장)
파리(flies)라는 곤충은 상당히 넓은 뜻을 가지고 있어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종류의 곤충을 일컫는 말입니다. 일반인들이 말하는 파리라는 것은 우리 집 주변에서 흔히 보는 집파리(houseflies) 종류와 과일을 먹으려 할 때 특히 포도를 먹으려 할 때 잘 달려드는 작은 초파리(fruit flies)와 몸집이 큰 쉬파리(flesh flies) 정도를 생각할 것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수면병원체충인 트리파노좀(trypanosomes)을 전달하는 체체파리(tsetse flies)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 주로 다루고 싶은 파리들은 우리들의 거주지에서 흔히 보는 집파리입니다. 집파리과는 파리 중 대표적인 분류군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4000종이나 되며, 집파리 속은 70여종이 되는데 집안에 침입하는 종은 수 종에 불과합니다. 그 중에 집파리(Musca domestica)라는 학명을 가진 집파리는 위생상 아주 중요한 종입니다.
집파리와 사람과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오래 전부터 과학자들의 주의를 가져왔고, 글라이처(Gleicher, 1766)는 처음으로 파리의 생활사를 발표했습니다. 1896년에 하와드(Howard)는 집파리가 장티푸스(typhoid)와 적리(dysentery) 등 하절기 전염병의 발생에 관여한다고 밝혔고, 1911년에는 집파리와 질병과의 관계를 저술하여 파리에 대하여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파리의 생활사를 보면 암수가 교미한 후 2-3일 후에 산란하고, 알의 길이는 0.8-1.0 mm이고 바나나형이며 흰 크림색입니다. 파리의 1회 산란 수는 100-150개이며 일생동안 5-20회 산란합니다. 알의 부화기간은 최적환경에서 약 6-12시간 입니다. 집파리의 알은 열에 약하여 40℃이상의 건조한 상태이거나 15℃이하의 온도에서는 죽어버립니다.
우리가 구더기라고 보통 부르는 유충은 먹이에 따라 발육에 차이가 납니다. 돼지나 말의 분에서는 약 1 주일, 사람의 변에서는 약 2주일, 쓰레기 물질에서는 약 3주일 정도나 걸립니다. 유충은 10-45℃ 사이의 온도에서 발육이 가능하며 발육의 최적온도는 36℃입니다. 유충은 액체상의 물질만 섭취하므로 건조 상태에서는 살지 못하고, 또 물이 많으면 익사하게 됩니다. 유충은 2회 탈피하여 3령기를 거쳐 번데기가 되는데, 유충으로 사는 기간은 조건이 적당한 곳에서는 4-6일 정도입니다.
3령기 유충이 발육을 마치면 먹는 일을 중지하고 야간에 서식장소로부터 20-30cm 내지 수 m 거리까지 기어 나와 적당히 부드럽고 어느 정도 습기가 있는 흙을 파고 들어갑니다. 흙이 부드러우면 30cm까지도 들어가고 단단하면 수 cm만 들어가서 갈색의 번데기가 됩니다.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ly
보통의 곤충들은 번데기가 되기 전에 탈피를 하는데, 파리는 그렇지를 않고 유충의 외피가 그대로 단단히 굳어지며 짧아져서 번데기의 외피가 되는 이상한 과정을 밟습니다. 이와 같이 하여 만들어진 외피를 용각이라고 합니다. 번데기로 사는 기간은 정상적인 조건 하에서는 4-5일이고, 기온이 낮으면 1-2주까지 연장됩니다. 번데기가 우화하여 파리가 나올 때 파리의 머리 전방에 액낭이라고 부르는 주머니 모양의 돌기가 생겨서 번데기 껍질을 밀고 나오고, 혈액의 압력으로 액낭의 팽창과 수축작용을 계속하며 흙을 헤집고 나와 지상으로 탈출한 후 몸이 마르고 단단해 질 때까지 휴식을 취합니다. 이렇게 하여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은 파리의 생활이 시작이 됩니다.
아기집파리(Fannia canicularis)라는 것이 있는데, 집파리와 아주 유사하지만 조금 작아서 6-7mm 정도인데 생활사는 비슷하고 집에도 들어오는데, 음식물에 앉는 빈도는 집파리보다 적어 위생적으로 덜 위험합니다. 아기집파리는 날 때 공중의 한 지점에서 꼼짝 않고 정지하는 습성이 있는 신기한 파리입니다.
집파리 종류가 각종 질병의 기계적 전파자로서 특별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1) 그것들의 습성이 음식물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의 배설물이나 분비물, 즉 변, 침, 콧물, 고름, 뇨 등도 섭취하며
(2) 반고체성인 먹이를 먹을 때는 먹이의 일시 저장하는 소낭(crop)의 내용물을 토하는 습성이 있으며
(3) 먹이를 섭취하는 구기와 다리 등에 많은 털이나 강모가 있고, 발톱 아래에 있는 욕반이 점착성이어서 병원체들을 묻혀서 운반하는데 적합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파리는 잡식성입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종류의 먹이를 먹는데, 먹이를 먹는 구기 즉, 입 주변장치의 구조적 특징 때문에 액체 또는 반 액체상의 먹이만을 먹을 수 있습니다.
파리가 먹이를 먹을 때면 먹이의 상태에 따라 아랫입술 밑에 있는 먹이섭취 기구인 순판의 모양을 바꾸고, 입 주변에 있는 10개의 전구치의 위치를 달리하며 교묘하게 먹이를 먹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흡수형(filtering position)입니다. 우유, 시럽, 고름 등 엷은 막의 액체를 흡입할 때 단순히 빨대처럼 만들어 흡수하는 형입니다.
(2) 컵형(cupping position) 입니다. 흡수형과 같은 모양이긴 하지만 먹을 액체의 막이 약간 두꺼울 때 순판의 바닥을 컵모양으로 만들어 강한 힘으로 빨아들이는 방법입니다.
(3) 긁는 형(scraping position) 입니다. 치즈나 상처부위의 혈액이 굳어서 치유되기 시작하는 부위거나 딱딱하고 단단한 무엇을 먹으려 할 때, 파리는 순판을 걷어올리고 안에 있는 전구치가 밖으로 나오도록 하여 이 전구치로 긁은 후에 침을 분비하거나 소낭의 내용물을 토해내어 먹이를 액체로 만든 후에 순판을 다시 흡수형으로 만들어 빨아먹습니다.
(4) 직접섭취형(direct feeding position)입니다. 동물이나 사람의 배설물, 침 등 반고체 상태의 먹이를 먹을 때는 순판을 완전히 들어올리고, 속에 있는 전구치도 쓰지 않고 윗입술과 하인두로 구성된 관으로 직접 빨아먹는 방법입니다.
이토록 놀라운 방법으로 먹이를 먹고 나면 집파리의 경우는 소화작용이 빨라서 거의 5분 간격으로 똥을 눕니다. 온대지방의 파리는 보통 성충으로 월동합니다. 파리는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곤충입니다.
[기도] 파리 한 마리를 통해서도 창조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바라보며 우리가 생활하는 곳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육신의 건강에 유익하듯, 우리의 영적인 삶도 강건할 수 있도록 날마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보혈로 정결케 되기를 간구합니다. 아멘.(출처: 한국창조과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