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식생활
신동수 (계명대 교수, 화학공학, synnds@kmu.ac.kr) 저
아담에게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아내의 말을 듣고서, 내가 너에게 먹지 말라고 한 그 나무의 열매를 먹었으니, 이제, 땅이 너 때문에 저주를 받을 것이다. 너는, 죽는 날까지 수고를 하여야만, 땅에서 나는 것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땅은 너에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다. 너는 들에서 자라는 푸성귀를 먹을 것이다.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 때까지, 너는 얼굴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창세기 3:17-19)
(To Adam he said, "Because you listened to your wife and ate from the tree about which I commanded you, 'You must not eat of it,' "Cursed is the ground because of you; through painful toil you will eat of it all the days of your life. It will produce thorns and thistles for you, and you will eat the plants of the field. By the sweat of your brow you will eat your food until you return to the ground, since from it you were taken; for dust you are and to dust you will return." - Genesis 3:17-19, NIV)
성경을 읽어보면 인류의 식생활이 크게 바뀐 몇 개의 사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에덴동산에서 야채와 과일만 먹던 시절이고, 두 번째는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 땀 흘려 농사를 지어 곡식을 먹게 된 것이며, 세 번째는 노아의 홍수 이후 육류와 포도주를 먹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 식생활을 오늘날 우리들의 식생활과 비교해서 결론을 얻으려고 합니다.
1. 에덴동산 (야채와 과일)
창세기 1:29절에 의하면 하나님께서는 아담과 하와에게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있는 열매를 먹을거리로 주셨습니다. 이들은 에덴동산에서 야채와 과일만 먹고 살았습니다. 야채와 과일에는 충분한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등이 들어 있고 당분 등의 에너지원도 들어 있어서 아주 좋은 식품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니엘서 1:12-16절에서 다니엘 등이 채소와 물만 먹고도 왕이 내린 음식을 먹은 다른 젊은이들보다 더 건강하고 얼굴빛이 좋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가나안에는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있다고 성경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포도는 예수님의 언약의 피를 상징하며, 창세기 9:20-25절에서 노아가 처음으로 포도 농사를 짓고 포도주에 취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민수기 13:23절에는 에스골 골짜기의 포도가 하도 커서 포도 한 송이를 두 사람이 막대기에 꿰어 둘러메고 온 사건이 있었습니다. 포도의 껍질에는 여러 가지 비타민들이 풍부하고, 포도 한 알에 네 개씩 들어 있는 씨에도 중요한 영양소들이 들어 있습니다. 항산화, 살균, 해독 작용이 있고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카테킨 성분과,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물질도 들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포도 등의 과일을 먹을 때 껍질과 과육뿐만 아니라 씨까지를 모두 꼭꼭 씹어 먹는 전체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에덴동산은 아열대성 기후였습니다. 창세기 1:7절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창조주간 중 둘째 날에 물을 창공(궁창, expanse) 아래에 있는 물과 창공 위에 있는 물로 나누셨다고 했습니다. 창공 아래의 물은 지하수이고, 창공 위의 물은 바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내 생각으로는 창공 아래의 물이 바다이고, 창공 위의 물층(water vapor canopy)은 지금 오존층이 있는 지상 50 km 바로 아래에 두꺼운 수증기층으로 존재했을 것입니다. 수증기는 공기보다 가벼워서 대기권 위에 떠 있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이 수증기층이 온실효과(greenhouse effect)를 나타내서 지구 전체에 이불을 덮어놓은 것같이 따뜻한 아열대성 기후를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남자와 그 아내가 둘 다 벌거벗고 살 수 있었습니다(창세기 2:25절). 이 낙원에는 아가서 4:3절에 소개되는 석류처럼 예쁘고 맛있는 과일이 풍부했을 것입니다.
2. 에덴의 동쪽 (곡류와 운동)
그러나 사람은 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동산 한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아담이 금단의 사과를 급하게 먹다가 목에 걸린 것이 ‘아담의 사과’(Adam's apple)라고 해서 남자들 목에 불룩하게 나온 부분입니다. 나는 이 글의 본문 창세기 3:17-19절에서 참으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우선, 범죄는 사람이 했는데 하나님은 한 번도 사람을 저주하신 적이 없으십니다. 뱀이 저주를 받고 땅이 저주를 받았습니다. 땅이 가시덤불과 엉겅퀴(thorns and thistles)를 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가시덤불은 나무로 된 가시이고 엉겅퀴는 풀에 난 가시를 대표합니다. 이스라엘의 가시덤불은 정말 대단합니다. 나는 이 가시가 하나님의 분노의 소산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시관을 위한 준비의 단계이었습니다. 아담으로부터 인간이 저지를 죄를 장차 예수님께서 가시관을 쓰심으로 용서해 주시려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섭리였습니다.
우리는 내 죄를 대신하여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신 그리스도를 다시 한 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손수 창조하신 사람이 하나님을 배반했는데도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에 감사드려야 하겠습니다.
또 사람은 얼굴에 땀을 흘려야 낟알, 즉 곡식을 먹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야채와 과일만으로 살지 못하고 곡류를 먹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곡류를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됩니다. 곡류는 주로 탄수화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에너지원으로 중요한 물질이지만 남는 것은 피하지방으로 저장되어 살이 찝니다. 사무엘상 4:18절에서 엘리는 법궤를 빼앗겼다는 소식을 듣고 의자에서 뒤로 넘어져 목이 부러져 죽었습니다. 늙은 데다 몸까지 무거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체중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알맞은 운동과 노동으로 건강을 유지해야겠습니다. 그것도 농약이나 소독약을 많이 쓰는 인공시설에서의 인위적인 운동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맑은 바람과 햇볕을 쬐면서 농사일이나 등산 등의 운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땀 흘리는 일은 저주가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복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몸을 동물성보다 식물성 식품이 더 좋도록 창조하셨습니다. 그 이유로는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첫째, 식물성 식품은 장내 세균의 구성을 변화시켜 장내 환경을 유익한 것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보다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의 대변에는 해로운 균이나 유해물질의 양이 훨씬 적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둘째로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불포화 지방산의 적절한 섭취는 매우 유익합니다. 동물성 지방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은 심장병의 원인이 되지만 올리브유, 해바라기유 등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은 심장병의 주요원인인 혈청 콜레스테롤을 줄여 줍니다. 또한 쇠비름이나 해조류, 그리고 등 푸른 생선에 들어 있는 불포화지방산도 매우 중요한 지방산의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 두 지방산을 적절한 비율로 섭취해야겠습니다. 셋째로 식물성 식품에 많이 들어 있는 섬유소는 장이나 심장병에 매우 유익합니다. 섬유소는 야채류의 셀룰로오스, 과일 속의 펙틴, 미역과 다시마 등의 해조류의 끈적끈적한 성분인 알긴산 등인데 이들은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변의 양을 증가시키므로 각종 발암성 물질을 빨리 내보내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3. 노아의 홍수 이후 (육류와 포도주)
다음에는 노아의 홍수 이후의 식생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창세기 7:11-12절에 의하면 노아가 600살 되던 해 땅 속 깊은 곳에서 큰 샘들이 모두 터지고 하늘에서는 홍수 문들이 열려서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쏟아졌다고 했습니다. 하루에 비가 100 mm 정도가 오면 폭우라고 해서 대단한 홍수가 납니다. 우리나라의 기록으로는 한 시간에 100 mm의 비가 내린 적이 있었습니다. 하늘의 홍수 문들을 열고 비를 마구 쏟아 붓는 모습이 바로 이와 비슷하지 않았겠는가 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홍수로 인해서, 우주선, 감마(gamma)선, X선 등의 유해광선을 차단(screen effect)하던 창공 위의 물 층이 없어지고, 지구의 환경은 매우 나빠졌습니다.
인간의 수명곡선이 급속히 감소하는 것은 유해광선이 유전자를 파괴해서 돌연변이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아담(Adam)은 930세, 므두셀라(Methuselah)는 969세, 노아(Noah)는 950세를 살았는데 벨렉(Peleg)은 239세, 아브라함(Abraham)은 175세, 야곱(Jacob)은 147세, 모세(Moses)는 120세, 다윗(David)은 70세밖에 살지 못했습니다.
창세기 9:3-5절에서 하나님은 노아에게 고기를 먹으라고 하십니다. 이때부터 육식이 시작된 것이지요. 그러나 피는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레위기 7:23절에는 소나 양이나 염소의 기름기를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창세기 9:20-25절에 의하면 노아는 처음으로 밭을 가는 사람이 되어서 포도나무를 심었다고 했습니다.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여 자기 장막 안에서 벌거벗고 잠이 들었습니다. 함은 이것을 두 형들에게 알렸고, 셈과 야벳은 겉옷을 가지고 뒷걸음쳐 들어가서 아버지의 벌거벗은 몸을 덮어 드렸습니다. 아버지의 허물을 덮어준 이 두 아들은 노아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4. 우리의 식생활 (창조섭리와 질서)
마지막으로 오늘날 우리들의 식생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로, 한국인의 식생활이 쌀과 채소 중심의 전통적인 우리의 식생활에서 육류 중심의 서양식 식사 패턴으로 바뀌면서, 심장병, 고혈압, 암 등의 소위 선진국 형 성인병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둘째로, 인스턴트식품과 패스트푸드 등의 가공식품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컵라면의 용기 중에 들어 있는 스티렌 다이머와 트리머는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며, 콜라, 햄버거, 피자 등 미국 식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많이 침투하고 있습니다. 셋째로, 식품첨가물, 잔류농약과 중금속 등에 의해 식품이 오염되고 있습니다. 연간 8조원 상당의 음식물 쓰레기도 환경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들은 창조섭리에 따르는 성경적인 식생활을 해야 하겠습니다. 야채와 과일 등 채식을 많이 하고 곡류를 알맞게 먹으며, 육식을 할 경우 기름은 제거하고 피를 먹지 말 것, 그리고 노동과 운동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는 등입니다. 특히 한국인의 식단은 곡류를 주식으로 하며 나물을 바탕으로 하여 해산물의 이용 빈도가 높은 것이어서 우수한 식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콩으로 만든 된장과 김치 등의 발효식품은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우리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연환경을 보호하여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땅을 잘 보존하고 가꾸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는 지구 위 모든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그린벨트의 파괴는 차라리 나라 전체를 공산권에 넘겨주는 것보다 더 심한 악행일 수도 있습니다. 창세기 2:15절에 하나님은 사람을 데려다가 에덴동산에 두시고 그곳을 맡아서 돌보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