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상 수상, 야마나카 교수의 획기적인 줄기세포 연구에 대하여>
- 기독교는 이 놀라운 연구 결과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
대학 때 생물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줄기세포 연구 동향에 항상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
이번에 노벨상을 받은 야마나카 교수가 어떤 업적을 이뤘는지, 기독교적 입장에서는 이것을 어떻게 이해야할지 별 관심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배아줄기세포라는 정말 극도로 반-생명적이고 반-인륜적인 연구 방식을 폐기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이 줄기세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었습니다.
기존의 황우석 박사를 중심한 배아줄기세포는 기독교 입장에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연구 방식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저의 피부에서 체세포 하나를 떼어냅니다. 그리고 그 체세포에서 핵(DNA)을 축출합니다. 그것을, 제공받은 난자의 핵을 제거한 뒤 거기에 그 핵을 주입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일종의 수정란이 되어 세포 분열을 하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 핵이 저의 DNA이기 때문에 세포분열을 거듭하는 그 수정란은 결국 다 자라면 저의 일란성 "쌍둥이"가 되는 겁니다. 복제양 돌리처럼 저의 복제 인간, 즉 쌍둥이가 탄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배아줄기세포는 세포가 신체의 각 기관 (손, 발, 위장, 눈 등)으로 분화되기 시작하는 줄기세포 단계에서 특정 기관으로 발화할 부위를 찾아내 떼어 낸뒤 나머지를 폐기해버립니다.
예컨대 고장난 신장을 새 것으로 대체하기 위해, 신장 줄기세포만을 떼어낸 뒤 나머지는 없애고 그것을 성장시켜 신체에 이식시켜 고장난 신장을 바꾸는 기술인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DNA에서 만들어진 신장이라 아무런 문제없이 완벽히 대체가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신장을 얻기 위해 저의 복제 인간, 즉 쌍둥이를 탄생시킨 뒤 필요한 부분만 얻어내고선 수정란이 발달한 배아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 옵니다.
이것을 두고 비기독교인 학자들과 의사들은 "수정란"과 그것이 어느 정도 발달한 "배아" 자체는 결코 독립적인 생명체로 볼 수 없기에 윤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러면서 주체적 생명체로 인정할 수 있는 이런 저런 단계들을 제시합니다.
이것은 분명 거짓과 변명에 불과합니다. 수정란이 된 순간, 세포는 분열을 시작하고 그것은 그 자체로 독립적 주체적 생명체의 증거가 되며 이때부터 진행되는 연속적인 생명의 작용을 인위적으로 어느 특정 단계부터 생명체라고 자를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겨자씨가 싹이 나면, 그 싹 자체가 이미 완전한 한 그루의 겨자 나무인 것과 같은 원리인 것입니다.
배아줄기세포는 바로 이런 용납할 수 없는 생명 윤리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기에 기독교와 천주교는 이 기술을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서는 늘 여성의 난자를 필요로하고, 결국 필연적으로 난자를 제공받아야 하거나 사야하는데, 필연적으로 은밀한 난자 매매 행위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수 많은 사람들이 황우석을 지지하며 그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생명 경외가 가르침의 핵심인 불교계가 앞장서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둘 중 하나입니다. 불교계가 배아줄기세포의 기술이 수정란이라는 하나의 생명체를 유기하는 방식의 기술인 것을 모르고 있거나, 혹시 알고도 그런다면 황우석이 독실한 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무비판적으로 일방적으로 그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사실 줄기세포 연구자들 중 이런 윤리적 문제를 인식한 많은 학자들은 <성체 줄기세포>를 연구해왔습니다. 성체 줄기세포는 간단히 말해 이미 성체가 된 기관에서 체세포를 일부 떼어내 또 하나의 기관으로 배양해서 환자에게 이식하는 기술입니다.
그런데 야마나카 교수도 크게 보면 성체 줄기세포 연구에 속하는데, 그는 기존의 방식을 넘어서서 그 성체가 된 체세포를 인위적으로 미발달된 처음 줄기세포 상태로 전환시키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이제 원하는 신체 기관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공동 수상자인 거던 박사는 이미 1960년 대에 개구리 체세포에서 핵을 꺼내 개구리 알(난세포)에 집어 넣어 인류 최초로 생물체 복제에 성공한 사람으로 진작에 노벨상을 받아야했던 사람입니다. 이것은 당시에 혁명적인 연구 결과였습니다. 이후 그것을 기반으로 돌리 양 복제 등이 탄생한 것입니다.
야마나카 교수는 불과 6년전의 연구 업적으로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만큼 그의 연구가 획기적이었음을 말해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세포의 탄생-발달-노화-죽음의 단계는 생물학적 법칙으로 수용되어 왔는데, 야마나카 교수는 발달한 어른 세포를 인위적으로 원시 세포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이건 사실 생물학적으로 매우 충격적인 연구 결과입니다.
기독교 입장에서는 이것이 자연의 질서, 생명의 법칙을 거스리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개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현재 판단하기로 그렇게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비록 개별 체세포의 수준에서는 인위적으로 역방향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수 있을지라도, 한 개별 생명체 전체의 견지에서는 탄생-발달-노화-죽음의 법칙이 여전히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야마나카 교수의 기술이 실제로 상용화된다면, 배아줄기세포를 통해 필요한 장기를 만들어 낼 필요가 없게 되므로 제가 아는 한 윤리 논쟁이 불필요 해집니다. 혹 제가 모르는 윤리적 쟁점이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말이죠
분명히 독립적인 인격체인 배아가 희생당하지 않는 기술이기에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