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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0 11:24

사람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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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본질

 

지난 금요일부터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금요일에는 대전에 있는 동생 집에서 어머니와 5남매 부부가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아이들은 모두 빠지고 어른만 모였으니까 아버지 빼고 11명입니다. 저녁 식사를 밖에서 같이 하고 돌아와서 어느 정도 쉰 다음에 각자의 가족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형편을 이해하며 삶을 나누었습니다.


어머니와 개 : 토요일날 서울로 올라가서 다른 형제들은 각자의 집으로 가고 우리 부부는 어머니와 지냈습니다. 우리와 같이 올라간 개(조니)는 몸무게 2.5kg인 푸들인데 10년 살았습니다. 그런데 먹는 것을 보면 많이 밝힙니다. 우리는 개가 아무리 보채도 사료 이외의 것은 아주 조금만 주는데, 어머니는 고기 덩어리를 큰 것을 주십니다. 그러면서 "하루(동생 집 개 이름)는 밥 그릇으로 하나 가득 먹을 것을 줘도 잘 먹고 배탈도 안 난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는 매번 우리 개가 갈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이고 수백번도 넘게 들었습니다. 사실 우리 개는 서울만 왔다 가면 배탈이 나서 몇일은 웅크리고 지냅니다. 처음에는 속이 상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처럼 식구들 중 아무도 우리 개한테 먹을 것을 안줬으면 좋겠는데, "이제는 그만이다" 하면서 자꾸 사람 먹는 음식을 주는 것입니다. 그것은 결국 개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개의 수명을 연장시키려고 어머니를 말리다가는 어머니가 마음 상하시는 일이 생기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머니가 개에게 먹을 것을 주어도 관여하지 않습니다. 우리 식구랑 10년을 넘게 같이 살았고 우리에게는 사랑스런 개이지만, 개가 어머니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나를 위한 삶, 남을 위한 삶 : 식구들과 이야기 중에 어떤 사람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기가 고생해서 열심히 공부한 이유는 자기의 삶을 편하게 살려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요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성공의 기준이 돈이나 지위를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기독교인들도 가치 판단의 기준이 그런데 있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도 한편 다행인 것은 제 주변에 남을 위한 삶을 살기로 작정하고 자기의 시간을 드리기 원하는 청년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참 자기 성장을 위해 전력해야 할 시기에, 나보다 연약하고 위로가 필요한 사람과 같이 있어주고 싶다고 합니다. 한편으로는 무모한 생각 같지만 가장 값진 젊음의 시간 중 1년을 남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을 아름답게 여기기로 했습니다.


사람의 본질 : 오늘은 아버지가 입원해 계신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부모가 돌아가시면 그때부터 후회하거나 제사를 거창하게 차려드리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살아 계실 때 최선을 다 해 부모를 공경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항상 부모님께 최선을 다하고 있지 못한 모습을 보며 나의 처치를 탓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현실 여건에서 나의 최선을 다 하는 것은 서울에 계신 부모님을 만나러 한 달에 한번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 이상은 전화를 자주 드리는 것 이외에 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아버지는 요즘은 가족을 만나는 것도 별로 반기지 않는 느낌이고, 누군가 찾아오면 사람보다는 가지고 온 음식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오늘도 병원에 찾아가서 아버지를 뵐 때, 옛날 모습을 떠올리며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 젊을 때 활기차게 돌아다니며 의욕을 가지고 일하시던 모습들과, 당당하게 사람들을 대하시던 모습은 어디 가고 지금은 대소변을 받아내는 처지에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그것도 10년 이상을 그런 상태로 지내시고 있으니, 인생의 많은 부분을 죽어 가는 데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라디오를 들으시며 정치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아무 것도 안하고 지내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게는 그 상태로나마 아버지가 오래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한번 왔다가 한번 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살아 계신 아버지가 있다는 것이 훨씬 더 좋습니다. 아버지의 병 문안을 가는 것은 불편할 따름이지 불행은 아닙니다. 내가 어린 아이일 때 부모님이 보살펴 주셨듯이, 부모님의 마지막 날은 자식이 보살피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실제로는 멀리 있어서 잘 보살펴 드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병석에 오래 계신 아버지를 보면서 사람의 본질을 생각했습니다. 옛날에 당당하게 호통치던 모습이 아버지의 본질인가, 지금 기저귀를 차고 누워 계신 모습이 아버지의 본질인가? 둘 다 아닙니다. 그럼 어떤 것이 아버지의 본질인가?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도 아내도, 주변의 그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결과 얻은 답은, 사람의 본질은 하나님과의 관계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살다 가면서 사람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의 지식이나 재능이나, 육신적인 모습이나 그동안 모은 재산이나, 자식이나, 그 어떤 것도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결국에 남는 것은 하늘에 쌓은 것, 하나님과 맺은 관계입니다.


오늘도 그것을 생각하며, 하나님을 예배합니다.(200604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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