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눈높이를 하다가
2005년 5월 27일 저녁, ES 콘도에 갔을 때 저녁으로 바베큐 정식을 사먹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려고 나왔는데, 로맨틱 가든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제목은 "It's a wonderful life". 1910년대를 배경으로 한 흑백영화인데 큰아들이 좋아하는 영화였습니다. 아들은 두번 이상 봤다는데 또 보고 싶어했습니다. 자기 목사님이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고.
모처럼 미국서 다니러 온 아들과 함께, 분위기 좋은 콘도에서, 초여름에 야외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무척 낭만적이기도 합니다. 그럭저럭 옷가지를 챙겨와서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 틀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느긋하게 즐기기에는 날씨가 너무 추웠습니다. 산이라 그런지 마치 초겨울의 날씨처럼 쌀쌀했습니다. 정 추우면 영화를 포기하고 숙소로 들어가자고 서로 말을 하기는 했지만, 나 역시 조금 추운 것을 참고 보았고, 아내도 모처럼 큰아들과 같이 하는 시간을 아까워하며 참고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는 미국인들이 전형적으로 좋아할 만한 Happy Ending.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다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그때부터 아내가 한기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결국 아내는 감기에 걸려서 지금도 약을 먹으며 목소리가 잠기고 약간 고생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전혀 감기에 안 걸릴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추위를 참고 영화를 본 것 때문에 틀림없이 감기에 걸린다고 누가 말해주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감수하며 아들과 같이 영화를 보았을 것입니다. 모처럼 만나는 가족을 느끼기 위해... (2005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