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왜 3월에 들어섰는데 눈이 와서 귀찮게 하는가?' 라고 생각한다고 바뀌는 것이 없습니다. 어제 저녁부터 내리던 눈이 차 위에 높게 쌓였습니다. 그것을 털어 내느라고 많은 시간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불평을 하지 않았습니다. '성탄 전야에 내리는 눈은 데이트를 하기에 기분 좋은 눈이고, 주일 아침에 차를 몰고 나가려는 시기에는 나를 바쁘게 하니까 짜증나고' 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이제는 인생이 피곤합니다.
이제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마지막 때이고 앞으로 이런 기상 이변이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꼭 날씨만이 아니라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얼마 전 제주에서 여행사 사장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제주도에 놀러오는 사람은 오랜만에 계획을 잡아서 놀러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모처럼 여행을 왔는데 날씨가 궂으면 불평을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지면 현실을 즐기지 못한다는 것이 여행사 사장의 말이었습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안개가 껴서 한라산을 볼 수 없으면 볼 수 없는 대로 그 상태를 받아들이고 그런 조건 하에서 휴가를 누리다 돌아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불만이 쌓인다는 것입니다. 그 말에 수긍이 가고, 그런 식의 사고방식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눈이 쌓여서 차를 청소하는 데 있어서도 불평이 나오지 않습니다. '눈이 왔으니까 차에 쌓인 눈을 치우고 출발하려면 조금 일찍 집에서 나서야겠다.' 그 생각만 했습니다. 이미 쌓인 눈을 놓고 '안쌓였다면...' 이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없습니다.
나에게 부족한 것도 부족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것에 억매여서 현실을 희생만 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잃어버린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이 다시 채워지기까지는 생각이 골몰하여 안절부절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꼭 다시 채워야만 하는 것은 아닐 수가 있습니다.
이제는 받아들여야 할 것이 그 이외에 또 있을 수 있습니다. 아직 내가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마음 상하거나,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면 내가 먼저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떨까요?(2005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