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좋다!
벌써 일주일이 더 지나버렸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 아내가 속해있는 YMCA 합창단에서 발표회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일주일간 문화에 대한 사색을 정리할 시간이 없었던 것은 그만큼 다른 일로 바빴던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로 한 일은 "놀라운 책 - 성경"을 번역하는 것과 "갈라디아서"에 대한 "성경따라잡기"를 정리한 것뿐인데, 낮 시간동안에는 학과의 일이 많았습니다.
합창단 발표를 들은 소감은 "좋다"와 "잘한다"입니다. 단원들의 생각으로는 연습 때는 별로 못했었다고 하는데, 어떻든 첫부분에서 성가곡을 들을 때는 참 좋았습니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속의 노래보다 고전적인 찬양곡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음의 질서를 맛봅니다. 점점 크게와 점점 작게, 점점 빠르게와 점점 느리게가 잘 어우러지면 음의 색깔이 아름답게 나옵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음악회에서 또 하나 느낀 것이 있습니다. 2부와 3부의 중간에 찬조출연으로 YMCA 여성 사물놀이패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뒷부분에 가서는 합창 비슷하게 여러 마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첫 부분에서는 꽹가리, 징, 장고, 북의 네 악기만 한참 두드리다가 딱 한마디를 외쳤습니다. "얼쑤 좋다". 사물놀이의 구성을 보니까 가을에 추수를 끝내고 잔치를 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동네 사람들이 추석에 하던 국악놀이가 생각납니다. 어른들이 고깔모자를 쓰고 피리를 불고 상모를 돌리며 집안으로 들어올 때는 무서워서 방안으로 피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보다 훨씬 더 이전의 우리 조상들을 생각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아주 옛날부터 추석을 즐겼습니다. 얼마전에 한국 기독교의 절기인 추수감사절이 있었는데, 그것은 미국 기독교의 절기를 가져온 것이고, 원래 성경적으로는 맥추절이 추수감사의 절기입니다. 그 맥추절이 우리나라의 추석과 거의 같은 시기입니다. 장막절이라고도 하는 그 절기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절기입니다. 유월절은 예수님의 죽으심과 관련이 있고, 칠칠절 또는 오순절은 성령의 강림과 관련이 있다면, 장막절은 예수님의 초림 및 재림과 관련이 있습니다.
"얼쑤 좋다"는 딱 한번의 외침 소리를 듣는 순간 이 모든 내용들과 세월을 거스르는 시간들이 한꺼번에 투영되어, 가슴에 떨림의 파문이 일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참으로 감사할 줄 아는 민족이며, 지금은 내용이 변질되기는 했지만, 세계적으로 음력 8월 15일을 명절로 지키는 나라는 이제 이스라엘과 우리나라 두 나라밖에 남지 않았음을 기억할 때, 진정으로 우리 민족이 바벨에서 흩어져 아라랏산을 떠날 때 가졌던 신앙의 순수함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아라랏 아라랏 아라리요를 부르며 아라랏산을 넘을 때 형제들과의 이별을 슬퍼하며 다짐했던 참 신앙을 회복할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2002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