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어떤 사람은 승용차가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데, 저는 디젤 엔진의 큰 소리가 좋습니다. 자동차가 앞으로 가기 위해서 엔진이 무언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느낌이 좋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를 타고 다닐 때마다, 비록 중고차를 구입했지만 디젤차를 타게 되어서 유지비 문제를 포함한 여러 면에서 선택을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따지고 보면 여태까지의 인생에서 선택의 기로에 설 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처음 제게 닥친 큰 일은 중학교 입시입니다. 그때는 부모님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었지만, 1차 시험에 떨어지고 2차 학교에 다닐 때, 처음에는 부끄러웠습니다. 누가 눈여겨보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자격지심에서 학교의 이름이 새겨진 가방을 옆으로 들고 다닌 적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그 학교에 6년을 다니면서 나의 애틋한 모교가 되었습니다.
대학 시험 때도 2차에 합격했습니다. 전공 학과를 선택할 때도 1차 때와는 다른 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원서를 쓸 때는 토목에 대한 생각이 크게 있었던 것은 아닌데, 그 당시 중동의 건설 붐이 불기 시작하면서 어찌하다보니 토목공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군대를 ROTC로 가게 된 것도 그렇습니다. 투철한 국가관이 있어서 ROTC를 한 것이 아니라, 군대를 안 갈 수 있는 길은 없을까 생각했었는데 때마침 후보생 모집 시기에 학과 친구들이 응시를 한다고 해서 얼떨결에 따라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시초는 거의 다 그랬습니다. 인생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놓고 계획에 맞춰 모든 일이 진행되었다기 보다는, 지나고 보니 그것이 최선이었다는 생각입니다. 여태까지의 인생경로에서 다른 길로 빠질 여건이 다분히 있었는데도, 나를 지켜주셔서 현재의 이 모습대로 인도하신 분의 손길을 느낍니다. 아내를 만나게 된 것도, 삼성이라는 직장을 그만 두고 대학원에 진학을 하게 된 것도, 현재의 직장을 얻게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어떤 때는 섬뜩한 느낌에 아찔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길에서 하나라도 선택이 달라졌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가장 안도감이 드는 것은 내가 주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영접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있는 삶과 없는 삶은 천국과 지옥의 차이이니까요.(200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