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케이크
먹는 것 중에서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치즈 케이크입니다. 냉동고에 보관하였다가 먹기 직전에 꺼내서 미처 녹으려고 하기 전에 포크로 조금씩 떼어먹으면서 아내는 너무 행복해 합니다. 그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마도 단순히 맛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와 관련된 사연이 있거나, 그것을 먹을 때 생각나는 상황이 있기 때문으로 짐작합니다. 어떻든 아내는 치즈 케이크를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아내는 매번 치즈 케이크를 먹을 때마다 행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저희 집에서 음식을 먹을 때는 밥상에 항상 애완견 조니가 따라붙습니다. 어느 날은 너무나 맛있는 것을 참지 못하여 개에게 표현을 했습니다. "조니야 너무 너무 너무 맛있다." 얼마나 집요하게 표현을 했으면 그렇게 친하고 잘 따르던 개에게 물려버렸습니다.
치즈 케이크를 한참만에 먹을 때에는 먹기 전에 이런 독백을 합니다. '지금 먹어도 그전처럼 너무나 맛있을까?' 그때마다 역시 너무 너무 맛있다는 결론입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교회 청년들 몇 명이 우리 집에 왔습니다. 벌써부터 셀장들과 저녁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날짜를 잡은 것입니다. 기왕에 저녁을 차리는데 몇 명 더 부르자 하여 4명이 오게 되었습니다. 메뉴는 미리 말한 대로 스파게티입니다. 청년들이 도착하는 대로 오븐에서 막 꺼낸 별미 치즈스파게티를 배부르게 먹고, 뒤저트로 과일과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예정에 없던 치즈 케이크를 아내가 가져오는 것입니다. 내게도 안주고 아내 혼자 아끼며 몇 달에 한쪽씩 꺼내 먹던 것인데, 그것을 여섯조각이나 내놓다니... 제게는 충격이었습니다.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에 붓던 여인처럼 가장 귀한 것을 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아내가 치즈 케이크를 내 놓은 것은 뜻밖이었습니다. 본인이 먹는 것 중에 가장 아끼던 것을 내놓은 것은 무엇이라도 주고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가까이에서 청년들을 접하며 친근하게 지낼 기회는 별로 없었지만, 항상 기도 가운데 친하게 만나고 있었기에 무엇이든 주고 싶은 것입니다.(2002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