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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8 23:13

아들닮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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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닮기


드디어 아들에게서 일주일만에 전화가 왔습니다. 그동안 입학 전에 Rescue Mission(봉사활동)을 다녀오느라 전화연락이 안되었는데 이제 학교로 돌아왔고, 기숙사 저희 방에 전화가 개통되었답니다. 토요일 저녁에는 전교생이 모여 야외에서 {Beautiful Mind} 영화를 보았는데, 처음에 스크린에 등장하는 학교 건물이 스크린 바로 뒤에 있는 건물이라고 들뜬 목소리로 말합니다. 교회를 정하는 문제 등 몇 가지를 얘기했습니다.


아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는 새록새록 생각이 날 것입니다. 괜히 아들 방에서 있어보기도 하고, 아들이 좋아하던 축구를 흉내내 보기도 하고, 아들이 개를 데리고 약올리던 방식으로 개를 약올려보기도 합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저를 많이 흉내냈습니다. 벽에 머리를 기대고 비스듬히 누워서 TV를 보는 것까지 아빠를 닮을 거라고 말하면서 따라하기도 하고, 어깨가 구부정한 것까지 아빠를 흉내냈었습니다. 아들이 어렸을 때는 제가 대학원생이었으니까 같이 많이 놀아주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온 가족이 주변을 산책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들은 저를 많이 따랐습니다. 조금만 무엇을 하더라도 "아빠 이것 봐, 엄마 이것 봐" 하면서 자기가 표현하는 것을 보아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학위를 받고 학교에 자리를 잡았을 때는 아들이 질풍노도의 시기가 되고 저는 저대로 바쁘고 해서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같이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고 나니 세월이 지나고 아들은 성장하고 지금은 아들이 저를 흉내내지 않습니다.


이제 아들이 멀리 미국으로 떠나고 나니 마치 주마등처럼 옛날의 일들이 생각납니다. 아주 옛날 좋았던 기억들만. 그리고 최근 얼마 동안의 아들의 행동들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괜히 아들을 흉내냅니다. 아들이 밤늦게 보던 케이블 방송을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아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짐작해 봅니다. 아들이 아침에 늦게 일어나던 것까지 흉내내 봅니다. 그리고 아들이 먹던 방식으로 빵을 먹어봅니다. 그리고 아들이 미국에서 하고 있을 행동들이 모두 궁금합니다. 지금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마치 영화를 보듯이 보고싶습니다.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낸 뒤의 아버지 하나님의 심정을 미루어 짐작합니다. 우리 인간들처럼 노심초사하지는 않으셨겠지만 아버지의 관심은 항상 아들을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디를 가든 항상 함께 하며 아들이 하는 일 가운데 함께 하셨습니다. 이제는 내가 그분의 아들이 되었기 때문에, 그 하나님이 지금 나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나의 아들과도 함께 하십니다.(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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