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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16 23:30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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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아내는 금방이라도 울 참이었습니다. 출국을 앞두고 인천 공항에서 세시간 정도를 같이 있다가 출국 심사장 쪽으로 막 들어가려는 순간 아들의 목을 잠깐 끌어안고 눈물을 보입니다. 다음은 내 차례. 가슴은 울먹이지만 짧게 목을 안고 마음에 두었던 한마디를 전합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같이 왔지만 앞으로는 하나님이 함께 하실 거야." 아들은 손을 흔들며 탑승구를 향해 들어갑니다. 우리는 아들의 모습을 마지막 한번이라도 더 보고싶어서 한층 위의 식당으로 가서 유리창을 통해 출국장 안쪽을 들여다봅니다. 잠시 후 배낭을 매고 19번 탑승구 쪽을 향해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걷는 아들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마음 속으로 다시 한번 손을 흔들며 배웅을 합니다.


어제 밤에 서울서 내려와 괜히 아들의 방을 둘러보았습니다. 책상의 유리에 아직 꽂혀 있는 아들의 사진을 보니까 지나간 일들이 한꺼번에 머리에 투영이 됩니다. 여태까지는 아들과의 이별에서 이런 슬픔은 없었습니다. 영원한 이별은 아닐지언정 앞으로는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잠을 잘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학을 미국으로 보냈으니 다른 사람들보다 4년 먼저 이별을 한 셈입니다. 20년을 기른 정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공항에서 아들에게 돌려 받은 것은 쓰다가 동생에게 물려주고 가는 핸드폰입니다. 자기 전에 그것을 충전하면서 다시 한번 아들의 손길을 느낍니다.


공항에는 동생부부와 같이 왔습니다. 부모님이 계시는 문정동에서 인천공항까지의 ride는 큰 정성입니다. 그리고 대구에서 가까이 지내다가 서울로 이사간 전집사님이 왔습니다. 아들이 출국장으로 들어가기 직전에 아내를 위로합니다. "송집사, 아들 보내고 섭섭해서 어떡하니..." 그 말은 가장 정이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에는 비교할 수 없는 훨씬 더 큰 이별을 지닌 사람이 진정으로 해 주는 위로의 말입니다. 슬퍼하는 자와 함께 슬퍼하고 우는 자와 함께 울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위로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가슴을 흔드는 잔잔한 진동이 멈추지 않습니다. 곧바로 생각나는 것이 기도였습니다. 앞방으로 건너가 조용히 기도를 하다가 그 가운데 하나님의 이별을 생각합니다.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어 나를 위해 대신 죽게 하시기로 작정하셨다가, 때가 차매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의 심정을 생각합니다. 물론 하나님은 인간이 아니시니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며 사람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슬픔은 없으십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나의 죄 값을 대신 갚으시도록 보내주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피 값은 온 우주의 누구라도 값으로 매길 수 없는 가장 값진 것인데, 그런 아들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랑은 감히 인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200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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