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오늘은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사진관에서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습니다. 큰아들이 미국에 가면 당분간 얼굴을 못 보니까 지금 정도에 사진을 찍어두는 것입니다. 아내는 Make Up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미리 나가고, 모처럼 두 아들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분식입니다. 동네에서 김밥이 가장 맛있는 집은 경신아지매 분식집입니다. 오래간만에 아이들에게 서비스하는 의미로 제가 김밥을 사러 갔습니다. 김밥을 3인분 주문하고 추가로 떡볶이도 시켰습니다. 그랬더니 떡볶이를 담으면서 "튀김도 같이 줄까요?" 라고 묻습니다. 떡볶이를 달라 했는데 무슨 튀김인가 싶어서 "떡볶이만 주세요"라고 답했습니다. 그 옆에 순대가 있기에 순대도 주문하여 전부해서 만원어치를 채웠습니다.
봉사하는 즐거움으로 집에 와서 식탁을 차렸습니다. 분식 만원어치가 푸짐했습니다. 김밥은 각자 일인분씩, 떡볶이와 순대는 공동으로. 저는 떡볶이 속에서 어묵을 찾았습니다. 아이들 대답이, 그런 것은 아래에 깔려 있으니까 위의 떡을 먹으면 속에서 나온답니다. 약간 뒤적거려서 양배추를 찾아 먹었습니다. 아이들도 떡볶이를 어느 정도 먹다가 속을 뒤집니다. 바닥을 확인하더니 "어! 튀김이 없네. 아빠 튀김은 안 시켰어요?" "떡볶이에 무슨 튀김?" 알고 봤더니 아이들이 먹는 떡볶이에는 튀김을 섞는답니다. 작은아들은 떡볶이의 떡보다는 튀김 위주로 먹는답니다. 저는 그것을 몰랐습니다. "다음부터는 튀김도 넣어달라고 주문할께."
순대를 먹다가 또 아이들이 말합니다. "다음에는 순대에 간을 많이 넣어달라고 하세요." 저는 그것도 몰랐습니다. 아이들과 눈높이가 제대로 안되었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아마 아내가 사왔다면 아이들의 취향을 알고 그렇게 주문하였을 것입니다. 그냥 아버지이니까 아버지가 아니라, 아이들의 소소한 생각까지도 공유할 수 있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듭니다. 하나님 아버지와는 눈높이를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안다고 하면서도 내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과연 하나님이 내게 진정으로 원하시는 세세한 일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번 조명을 해 보고 싶습니다.(2002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