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인가, 창조인가?
권진혁(한국창조과학회 이사, 영남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2015년 10월 31일 국민일보 오피니언 14면 게재글)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우주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알고 싶어 했다. 1929년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 빅뱅 이론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과학 교과서에는 우주의 기원으로 빅뱅 이론을 설명한다.
1981년 MIT 대학의 구스가 제안한 인플레이션 빅뱅 이론은 초기 빅뱅 이론의 문제점들을 해결하여 우주의 기원을 완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인플레이션 빅뱅 이론은 우주가 한 점에서 출발한지 채 1초도 되지 않아서 직경 1미터가 100억 광년 크기 비율로 순간적으로 커진 후, 다시 팽창 속도가 느려져서 지금까지 서서히 팽창해 왔다는 개념이다. 그러나 몇 년 지나지 않아서 스탠포드 대학 린데와 프린스턴 대학 슈타인하르트 같은 우주론 물리학자들은 구스의 인플레이션 빅뱅이론에 오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구스의 이론을 “낡은 인플레이션 빅뱅 이론”이라고 하였다. 이후 이 분야의 대가들 호킹, 린데, 그리고 구스까지도 모두 빅뱅을 넘어 다중 우주론으로 흘러갔다.
다중 우주론은 우리의 우주가 유일한 우주가 아니고, 마치 폭포수 밑에 수많은 물방울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듯이 전체 우주는 불규칙하게 생겼다 사라지는 수백조 개 이상의 거품 우주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거품 우주는 서로 크기, 팽창 속도, 자연 법칙 등이 다를 수 있으며, 대부분의 거품 우주들 속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우리가 사는 우주는 극히 우연히 운 좋게 생명체 조건이 만족되는 우주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보는 환원주의 세계관의 정점이 바로 다중 우주론이다.
그런데 서로 이웃하는 거품 우주 사이에는 빛조차 건너갈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우주가 존재하는지 알아낼 어떠한 과학적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다중우주론은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하여 과학의 영역을 완전히 벗어나 버렸다. 검증이 불가능한 이론은 과학이 아니다.
다중 우주론 뿐 아니라, 우리의 우주 속에는 여전히 그 정체와 존재 양식을 전혀 알 수 없는 암흑 물질이 23%나 되고, 정체불명의 암흑 에너지가 72%나 되어 우리 우주의 구성 성분의 95%가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으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우주의 95%를 모르는 상황에서 우주가 어떻게 출현하였는지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까?
결국, 대부분의 과학교과서에 소개되어온 표준 빅뱅 이론은 완전한 오류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우주 기원론은 다중 우주론으로 건너갔고, 우리의 우주도 여전히 정체불명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95%나 차지하는 상황 속에서 우주의 기원을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우주 기원론은 아직 없다. 구스와 거의 같은 시대 때부터 지금까지 30여년 빅뱅을 연구한 슈타인하르트을 비롯하여 로저 펜로스 같은 세계적 우주론 물리학자들은 마침내 빅뱅을 포기하고, 검증되지 않는 다른 우주기원론으로 건너갔다. 현재 발표되고 있는 우주 기원론만 하더라도 5~6개나 되어 우주 기원론은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혼란 속에 빠지고 있다.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한 다중 우주론과 수백 조 분의 1의 확률로 우리의 우주가 우연히 탄생했다고 믿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것보다 더 큰 믿음을 요구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자연법칙들과 질서정연한 자연세계로 구성되는 정교한 우리의 우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창조되었으며, 불규칙하게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수백조 개의 물거품 중의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옥스퍼드의 레녹스 교수는 “과학법칙이 지닌 오묘함 때문에 오히려 지성적이며 존귀하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되었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