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나는 삶
김경태 지음 (포항공대 교수, 분자신경생리학, ktk@postech.ac.kr)
연구실의 학생들과 함께 구룡포에서 북쪽으로 약 10분간 올라가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 석병교회 양로원을 찾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으로 정성껏 장기자랑을 준비했다. 그리고 조금씩 돈을 모아 선물도 준비하고 저녁거리도 준비해서 함께 식사를 하고서 어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식사 시간에 석병교회 목사님은 그 교회 집사님께서 운영하시는 근처 식당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셨는데 비봉치라는 생선회를 처음으로 맛보았다. 이 생선은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기름이 살에 연하게 박혀 있어서 얼마나 고소했는지...
바다에는 다양한 물고기가 있고 이들로부터는 제각기 독특한 맛이 천차만별로 나는데 이를 구별하는 우리들의 감각은 경이롭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의 맛을 구별할 수 있다. 우리 혀에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을 구별할 수 있는 수용체 세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화학조미료 맛을 감지하는 우마미 수용체 세포도 확인이 되었다. 혓바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톨도톨하게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미뢰라고 불리는 직경 50-70μm의 타원형 구조들이 있다. 사람에 따라 미뢰의 분포와 수가 다르지만 혀에는 500-20,000개의 미뢰가 있고 보통 사람의 경우는 평균 2,000-5,000개의 미뢰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들 미뢰는 특정한 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나의 미뢰에는 50-150개의 미각 세포가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쓴맛에 민감하고 반면에 남성들은 단맛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이는 여성들이 임신 중에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 주로 쓴맛을 가지는 독성물질이 음식에 섞여 들어 올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폐경기가 지나면 쓴맛에 대한 민감도가 감소해서 블랙커피와 같이 아주 쓴 음료도 즐겨 찾는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염색체 중에서 5번 염색체에 미각 관련 유전자가 위치하고 있으며 이 유전자의 발현 차이에 따라 미뢰의 밀도가 달라지고 사람마다 맛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진다. 미각 세포는 약 2주 정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미뢰에 있는 미각세포의 작용으로 초콜릿이나 딸기, 불고기,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보면서 이들 음식이 가지는 수많은 맛의 차이를 인식하고 있다. 우리가 음식마다 가지는 다양한 맛의 미묘한 차이를 인식하는 이유는, 각 음식이 갖고 있는 수많은 화학물질이 다섯 가지의 기본적인 맛을 내는 미뢰를 자극하면서, 맛을 내는 화학물질의 농도와 가짓수가 음식마다 다르기 때문에 독특한 조합으로 미뢰를 자극하게 된다. 그리고 음식마다 독특한 냄새가 있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음식의 미묘한 맛을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양파를 먹을 때 냄새를 못 맡게 하고 먹는다면 우리는 사과를 먹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음식이 가지는 질감과 온도도 맛을 구별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뜨겁거나 매운 성분은 혀에서 통증 감각을 활성화 시켜 다른 맛감각과 어우러져 맛을 구별시켜 준다. 사람과는 달리 파리와 나비 같은 곤충은 혀가 없지만 다리에 달려 있는 털이나 입의 특정부위를 통해 맛을 구별한다. 파리는 다리 표면에 있는 털의 끝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고 그 밑에 감각세포가 있어 맛을 느낀다. 물고기는 미뢰가 머리 표면에 존재하고 메기는 수염에도 미뢰가 있어 맛을 구별할 수 있다. 이렇게 동물에 따라 다양하게 맛을 감지하는 기관들이 발달되어 있고 이들의 작용으로 자기에게 필요한 먹이를 구별하여 섭취한다. 우리는 매일 식사 때마다 또는 간식을 먹을 때마다 음식을 접하면서 각 음식이 가지는 독특한 맛을 음미하며 즐긴다.
우리가 이렇게 음식을 즐기며 먹듯이 우리의 영혼에게도 음식이 필요하다. 베드로전서 2장 2절에 보면 “갓난아이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이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고 했다. 우리가 예수님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고백하고 영접함으로 영적인 생명을 얻고 거듭나게 되는데 영적으로 태어나게 되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먹어야 한다. 갓난아이가 태어나면 엄마의 젖을 찾듯이 거듭난 사람은 영적인 본능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알기를 원하고 배우려는 마음이 생긴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영혼의 음식으로 알고, 꾸준히 말씀을 듣고 공부하고 이해하는 사람은 신앙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우리는 매일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가 한 끼 식사를 하고서 한 달을 살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주일에 메시지를 한번 들었다고 해서 일주일을 거룩하게 지낼 수는 없다. 우리는 매일 신령한 젖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일이 매일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의 힘으로 살아가는 삶은 실수하기 쉽고 조롱하는 소리와 세상 유혹 속에서 패배하기 쉽다. 그러므로 매 순간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고 하나님으로부터 공급되는 능력으로 살아야 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을 깨닫고 그대로 순종하는 삶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에게 있는 영적 미각 세포를 예민하게 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 속에 감추어진 신령한 의미를 분간해서 잘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특정한 맛에 대해서는 감각이 둔하여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미맹이라 한다. 영혼의 음식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도 그 맛을 구별하지 못한다면 영적 미맹이 되어 우리 영혼의 성장이 왜곡될 수 있다. 시편 119편 105절에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라고 되어 있다. 하나님의 말씀의 맛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그 깨달은 말씀이 우리의 살아가는 길에 등불이 되고 빛이 될 수 있음을 얘기하고 있다. 우리에게 맛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심에 감사하며, 신령한 영적 양식인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도 매일 나에게 지시하시는 주님의 뜻을 깨닫고 이를 실천하는 삶이 이루어짐으로 인해 영적 성장이 꾸준히 일어나 언젠가는 믿음의 거목으로 자라가기를 기도해 본다.(출처 : '과학으로 하나님을 만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