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구조물의 화재 사례
Fire of Reinforced Concrete Structure
콘크리트 학회지, 제20권 제5호, 통권 106호, 2008년 9월, pp. 12-21.
김화중/경북대학교 건설토목공학부 교수
1. 서론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은 일정한 피복두께를 가지고 있으면 일반적으로 내화구조로써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콘크리트는 고온을 받으면 폭열을 일으키는 경우가 생기고 폭열에 의해서 피복두께의 콘크리트가 떨어져 철근의 온도를 급격히 상승시키므로 폭열은 콘크리트 구조부재의 내화성능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문제이다. 폭열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소개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것은 열응력이라 사료된다. 폭열에 관한 문제는 보통의 콘크리트보다 상대적으로 고밀도 구조와 낮은 공극률을 가지는 고강도 콘크리트에 집중적으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초고층 건축물에 고강도 콘크리트가 사용되면서 화재에 의한 콘크리트의 폭열 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피해 상황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현재 고강도 콘크리트 구조물의 화재 피해 사례는 거의 없는 관계로 일반 콘크리트 화재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2. 국내 화재 사례 및 피해 상황
2.1 대연각 화재
<그림 1>에서는 1971년 12월 25일 발생한 대연각 호텔의 화재 사고이다. 이 건물은 ㄴ자형 건물로써 철근콘크리트 구조이다. 외벽은 콘크리트 벽돌과 베니어판으로 되었다. 방과 방 사이, 방과 복도 사이의 내부 벽과 다른 구획벽은 마루바닥에서 천장 슬래브에 연결되었다. 복도 벽의 호텔 객실문은 목제이며, 사무실의 칸막이는 목골조에 합판을 댄 것을 사용했다. 전 건물에 걸쳐 플로어, 슬래브 밑을 목골조, 합판을 댄 2중 천장으로 되어 있으며, 이 천장 위쪽 공간의 객실과 복도간의 벽에는 수평 개구부가 있고 천장 위에는 전화선, 수도 등을 위한 개구부를 두었다. 프로판가스로 인하여 일어난 이 화재는 순식간에 커피숍을 휩싸고, 이어 로비의 가연성 내장재 전체로 번졌으며, 호텔 계단의 피난로를 가로막았다. 불길이 계단을 통해 3층과 4층까지 번져가자 전 건물은 연기와 유독가스로 가득 차게 되었다. 3층의 난방 및 에어컨 덕트가 열려 수직 개통부를 통해 연기와 열이 사무실측과 호텔 전체로 퍼지게 되었다.
2.2 대왕코너 화재
다음 화재로는 1970년대에 3차례에 걸쳐 화재가 발생한 대왕코너 화재이다<그림 3>. 먼저 1972년 8월 5일의 화재는 오후 3시 8분 종합상가 1층 대왕분식센터에서 프로판 가스가 폭발되면서 발생했다. 불은 세차게 새어나오는 가스를 타고 삽시간에 분식센터 안에 가득 번졌고 10여분 뒤엔 1층 전체로 번졌으며 계속 계단을 따라 2층과 3층으로 번져나갔다. 불이 나자 76대의 소방차가 동원됐고 미8군 소방차 4대가 나와 진화작업을 도왔으나 급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방호스의 물길이 중단되곤 했으며 마침 세찬 동풍으로 인해 건물 서편으로 쉽게 번져 더 큰 피해를 냈다. 불길은 6시경에 잡히는 듯 하다 건물 서쪽에서 다시 불길이 치솟아 올라 3층의 경마장과 4층 대왕코너 관리사무실, 5층의 아파트 일부, 6층 호텔, 7층 카바레를 태우고 7시경에야 진화되었다. 경찰조사 결과 피해는 재산피해 6,500만원, 인명피해로는 사망 6명과 부상 60명, 계 66명이었다.
두 번째 화재는 1974년 11월 3일 오전 2시 47분에 발생하였다. 불은 6츨 브라운호텔 618호실 앞 중앙 상계단 복도의 천정 중앙부에 시설된 20W짜리 조명등 2개가 합선되어 천정 비닐 벽지에 옮겨 붙어 일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불은 6층의 호텔방과 고고클럽으로 번져 삽시간에 6층을 모두 태우고 7층으로 옮아갔다. 불이 나는 순간 고고클럽은 정전이 되어 손님들이 크게 혼란을 빚은 데다 하나밖에 없는 출입문이 회전식이어서 서로 빠져나가려고 문 양쪽으로 한꺼번에 밀어닥쳐 제각기 문을 돌리려는 바람에 문이 막혀 많은 희생자를 냈고, 또한 손님들이 뛰어 나오자 클럽 종업원들이 술값을 내라고 외치면서 몸으로 입구를 막아서는 바람에 더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 손님들이 불길을 피해 밖으로 뚫고 나가려고 유리창문 쪽으로 달려갔다가 40여명이 한데 엉켜 숯덩이처럼 타죽기도 했다.
세 번째의 화재는 1975년 10월 12일 오후 11시 30분경에 일어났다. 불은 2층 입구의 학다방과 옆 양품부 근처에서 일어나 의류 등 가연성 상품이 쌓여있는 옆의 점포로 번져 점포 사이의 칸막이가 합판으로 되어 있는 2층 전체를 삽시간에 태운 뒤 중앙 계단 등을 통해 위층으로 옮겨 붙었다. 불이 났을 때 건물 안에는 5층 아파트 21가구 주민 100여명과 각 층 경비원 34명, 7층의 멕시코카바레 종업원 11명 등 모두 150여명이 있었으나 숨진 3명을 제외하고는 비상계단과 고가사다리로 빠져나왔다. 특히 이번 화재는 1974년 11월 4일의 화재가 발생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한 것으로 대왕코너측은 세 번이나 시설개수 경고를 받고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1975년 8월 소방서와 구청으로부터 건축법 및 소방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된 상태에서 발생하였다. 화재온도는 화재 발생 후 약 30분 이내에 급속하게 상승되었다. 화재 성황기의 최고온도는 800도로써 발화 후 60분 정도 경과하여 최고온도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기둥 표면에서 40mm까지는 400도, 모서리 부분에서 60mm까지는 500도 정도로 가열되었다. 따라서 기둥 콘크리트의 강도 저하는 화재 이전의 약 50%로 추정된다. 설계기준강도를 18MPa로 가정할 때 화재 후의 강도는 9MPa로 추정된다. 보는 표면에서 100mm 깊이에서는 400도 이하, 모서리에서는 500도로 가열되었다. 따라서 콘크리트의 압축강도는 약 50%-65% 잔존 압축강도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2.3 서울 남대문 시장 화재
<그림 5>에서는 서울 남대문 시장의 화재사례이다. 이 화재는 3층까지는 층마다 방화구역 셔터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상품들이 계단까지 쌓여있어 셔터가 내려져 있지 않았고 건물 중앙의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이 연통 구실을 한데다 3층 역시 양품점, 양장점, 가구점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아 불길이 쉽게 번졌다.
<그림 6>은 1975년 남대문 시장 화재시 피해상황으로, 보에서 폭열현상으로 인하여 철근이 노출되었으며 균열이 심하게 나타난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 8>은 남대문시장 화재에서 슬래브 부분의 코어채취 사진과 보의 중성화 시험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9>에서는 남대문시장 화재에서 기둥이 좌굴로 인한 피해를 보여주고 있다.
2.4 대구 동아백화점 화재
1976년에 발생된 대구 동아백화점의 화재는 의류품을 판매하는 2충 매장에서 발생하였다. 원인은 불명이다. 이 화재로 3명의 희생자가 발생하였고, 1, 2, 3층이 전소하여 많은 피해가 생겼다. <그림 10-12>는 이에 대한 피해상황을 나타낸다. <그림 12>에서는 대구 동아백화점 화재에서 화재로 인한 슬래브의 균열 및 보의 피해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5 대신상가 화재
서울의 부도심인 영등포역에서 1km 떨어진 북측에 위치한 이 건물은 정기휴일인 일요일 오후 1층의 잡화용품점에서 출화하였다. 피해는 사망 3인 부상 2인으로써 건물 구조물의 피해는 기둥에 집중적으로 나타나 기둥이 좌굴현상을 나타내었다. 이는 남대문 화재피해상황과 비슷하다. <그림 14-16>은 대신상가 화재에서 발생한 피해상황으로 보의 여러 곳에서 폭열로 인한 철근 노출이 나타났으며 철근의 휘어진 모습도 보이고 있다.
2.6 국립과학관 화재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이 건물은 1979년 11월에 출화하였으며 3, 4층의 전시실이 전소하여 약 280점이 소실되고, 4인의 직원이 부상을 입은 화재이다. 건물구조의 피해는 <그림 17>에서 보여준다.
2.7 금성전자 냉장고 공장 화재
본 공장은 창원시의 공업단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1972년 12월에 출화하여 2층의 일부가 파괴한 대규모의 화재이다. 이 피해상황은 <그림 18>에서 보여준다.
2.8 대구지하철 화재
2003년 2월 18일에 일어난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 역 하행선 전동차(1079호)의 객차내 방화로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화재는 192명 사망과 21명 실종의 인명피해를 내고 추정손실 570억원이 발생한 대형 터널 화재사고이다. 사고 후 정밀안전진단 결과 대구지하철 중앙로 역의 지하 3층 승강장 주변으로 구조물에 집중적인 화재 손상이 발생하였으며, 주요 손상으로서는 박리, 박락, 철근노출, 횡방향 균열 등이 조사되었다. 슬래브에서는 폭열 깊이가 평균 100mm 내외로 확인되었다. 또한 화재로 인한 콘크리트 라이닝의 수열온도는 전소된 선로 상부의 슬래브에서는 최소 1,000도 이상의 고온이 발생하였으며, 그 외의 선로 부분에서는 500-1,000도 정도, 승강장 부분에서는 200-500도의 고온이 수열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9>에서는 대구지하철 화재시의 외부 모습과 전동차의 피해모습을 보여준다. <그림 20>은 대구지하철 화재에서 나타난 기둥의 피해상황을 보여준다.
앞에서 보여준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폭열에 의한 피해상황은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피해양상을 가지고 있다. 보의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하면 철근과 콘크리트의 강도 및 부착력의 저하가 발생되고 열팽창으로 인하여 양단이 구속되어 있는 보가 처짐 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기둥의 경우에는 보의 팽창으로 인하여 좌굴현상에 의한 파괴가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며 화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기둥의 경우에는 보의 팽창에 의해서 기둥이 전단 파괴를 일으키기도 한다.
3. 국외 화재 사례 및 피해상황
최근 유럽을 시작으로 각국에 있어 장대터널에서의 화재사고가 발생하여 그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 1999년 3월 프랑스-이탈리아의 Mont Blanc 터널, 동년 5월 오스트리아의 Tauern 터널, 2000년 11월 오스트리아의 Kaprun 터널, 2001년 10월 스위스의 Gotthard 터널 등 대규모 화재가 발생하였다.
Mont Blanc 터널 화재의 경우 천정부의 심각한 손상이 약 1.5km 이상이었고, Gotthard 터널에서는 약 250m 구간에서 천정부의 철근콘크리트가 폭열로 인해 탈락, 장기간 터널의 사용이 중지되어 경제적인 면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사고가 발생된 어느 터널에서도 터널 내 온도가 1,000도 이상에 달하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터널의 화재로 인해 내부에 시공된 콘크리트 라이닝이 어떠한 피해를 받을 수 있는지 1996년 11월 18일에 발생한 영-불 해협 터널 화재를 일례로 조사하였다. 영-불 해협터널은 영국과 프랑스와의 해협을 횡단하는 총 길이 50km의 철도터널로 여객이나 차량 수송에 사용되고 있다.
화재는 터널 주행 중인 화물트럭 수송 전용열차에 적재된 트럭에서 발생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오후 9시 45분 경에 화재가 감지되고 그 후 소방 활동으로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진화되었다. 이 화재로 15대의 화물트럭과 그것을 적재한 차량이 완전히 소실되었고, 트럭 내의 화재 온도는 1,000도 이상에 이르렀다고 추정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터널 내 세그먼트 표면에 길이 3-5km에 걸쳐 그을음이 발생하였고, 길이 300-500m 범위에서는 보수를 해야할 만큼 큰 피해를 입었다. 습윤 상태에 있던 철근콘크리트 세그먼트는 화재로 인한 급격한 온도상승으로 인해 폭열이 발생하였으며, 이 폭열로 길이 500m 범위 내에 있던 두께 400mm 세그먼트의 약 2/3가 아주 심하게 피해를 입었으며 암석층이 보일 만큼 단면 결손이 생긴 곳도 있다고 보고되었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에는 표면온도 약 250-300도 정도에서 폭열에 의한 박락이 발생하기 때문에 피난자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소방관 등에게 화재 진압을 지연시키거나 파편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 원인을 제공하며 Mont Blanc, Gottard 터널 사고와 같이 라이닝 붕괴에 따른 장기적인 통행 제한으로 경제적인 손실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터널 붕괴에 대한 내용도 주요 권장사항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온 하에서의 콘크리트의 변화는 300-600도에서 시멘트 수화물의 탈수가 시작되어 화학적인 흡착수가 방출되며, 600-700도에서 칼슘실리케이트(C-S-H) 수화물의 분해가 시작되며, 1,100-1,200도에서는 콘크리트의 융해가 발생된다. 고온을 받은 콘크리트의 압축강도는 약 200도까지는 큰 변동이 없으나, 그 이상에서는 저하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압축강도의 잔존율은 500도에서 약 50%, 800도에서 약 10% 정도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화재에 의한 구조물의 피해는 화재 발생 후 온도의 상승속도, 최대온도, 지속시간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특성들은 콘크리트의 W/C비, 함수량과 골재의 종류, 혼화재료의 종류, 가열온도의 조건, 공극압 등과 관련하여 콘크리트의 물리, 화학적 특성에 영향을 준다.
4. 마침말
일반적으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 화해를 받으면 슬래브의 경우에는 콘크리트의 폭열 등으로 철근이 노출되고 슬래브가 처지는 현상이 나타나 바닥판의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보의 경우에는 열팽창에 의해 양쪽 기둥의 구속으로 휨응력이 발생하여 휨파괴 양상을 나타내며 또한 기둥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경향을 나타낸다.
또 하나의 특별한 경향은 보의 팽창으로 인하여 기둥이 전단파괴 양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피해상황은 구조물 안전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 좀 더 자세하게 재료적인 측면에서 검토하여 보면 화재와 같은 고온에 저할 경우 콘크리트는 강도나 탄성계수가 저하하며 콘크리트는 폭열로 상당한 단면 결손을 유발시키고 그것이 앞의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콘크리트구조물을 내화구조로 인정하는 것은 무리라 사료되며 화재시 콘크리트의 폭열방지 등 내화성능 확보에 관한 것은 중요한 연구과제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