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6일(목) Youth Fellowship (최저 24도, 최고 31도, 습도 84%, 풍속 1m/s)
아침부터 무더위가 극심합니다. 엊저녁에 인터넷이 안돼서 처리하지 못한 전자사전의 구입 건과 학교 박사과정 논문심사에 관한 서류를 작성해서 보내고, 서울과 부산에 안부 전화를 했습니다.
오전에 수영을 가는데 큰길에서 지프니를 내려서 Sports Complex 들어가는 골목 입구를 지나가는데, Sikad(자전거 옆에 2인승 자리를 만든 것)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또 "안녕"이라는 말이 들립니다. 전에 수영장에서 교회까지 한번 Sikad을 이용했었는데, 그 앞을 지나갈 때마다 아는 척을 하며 "안녕?"이라고 인사합니다. 오늘은 "After swimming, one hour later"라고 말하며 검지손가락을 세워줬더니 알아듣는 척 합니다. 사실 Sikad 운전하는 사람들은 거의 무학이라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돈 받는 데 필요한 숫자도 겨우 말하는 정도인데, 제가 한 말의 의미를 알아들었다기 보다는 눈치로 알아들었을 것입니다.
수영장에서는 매일 보던 경비가 오늘 처음으로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I already know you. You swim. Thank you." 또 풀에서는 자주 보던 할머니 코치에게 여느 때처럼 먼저 인사를 하니까 오늘은 바로 받아줍니다. 이제 이 사람들 문화에 많이 익숙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샤워장에서 깨벗고 샤워를 하는데, 여기 사람들은 수영복을 입고 샤워를 하고, 속옷으로 갈아입을 때도 탈의실 내부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알몸을 안 보여주려고 큰 타월로 몸을 가리고 갈아입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깨벗고 샤워하다가 나중에 그런 사실을 알고는 그 사람들이 민망해 할까봐 그들처럼 수영복을 입고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을 때도 아무도 없을 때 작은 수건이나마 대충 가리고 갈아입습니다.
오늘은 강습 받는 아이들이 중간을 차지하고 있어서 수영장을 길이로 사용하지 못하고 나도 그들처럼 가로로 다녔습니다. 길이로는 120m쯤 되어 보이고, 가로로는 20m쯤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번에 200m 정도를 세 번쯤 합니다.
수영 후에 수영장 바로 앞에 있는 가게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며 Sikad를 기다렸는데, 안 오기에 대기소로 가려고 하는데 그 청년이 보입니다. 보니까 손님하나를 태우고 지나가는데, 손가락을 빙빙 돌리며 싸인을 보냅니다. 그 손님 내려주고 다시 오겠다고. 알아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기다렸다가 그 Sikad를 타고 교회로 갔습니다.
오늘부터 이틀간 ACIMI(서선교사님이 사용하는 아가페라는 이름 하에 모인 일종의 교단과 같은 공동체) 소속 젊은이들의 축제가 있습니다. ACIMI Youth Fellowship이 라는 제목으로, 주제는 "Saints in an Evil World." 오전에 시작하는 줄 알고 갔는데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점심 식사 후에 시작한다고 합니다. 서울 평화교회에서 온 방문팀은 아닐라오(일로일로에서 두시간 거리)에 갔는데 12시까지 교회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할 것이라고 교회에서 점심을 먹고 가라고 합니다. 그 사이에 이목사님 건축현장을 둘러보는데, 이목사님은 방문팀을 인솔해서 차 운전을 하러 갔다고 합니다.
이사모님을 도와, 전기공사 자재를 뽑고 있는 업자에게 통역을 해 주고 나오다가, Camandag교회의 Caalim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Camandag 교회 젊은이들 50여명을 데리고 지프니 두 대를 대절해서 왔는데 일인당 차비가 얼마인데 왕복이 얼마 들었다, 먹을 것을 위해 쌀을 몇 자루 들고 왔다는 등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번 주말에 그 인근의 불왕 교회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하며 이야기를 들었냐고 하니까 인부를 통해 전해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 불왕 교회의 목회자가 지금 이 집에 있다며(Paster Edwin 집) 불러줍니다. 그 전도사님에게 우리가 이번 주말에 갈 건데 알고 있냐고 하니까, 금시초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상황 설명을 하고 우리가 준비해 가야 할 것들에 대해 물어보고, 주일 저녁에 창조과학 강연을 하는 것으로 스케줄을 잡았습니다. 그 전도사님은 토요일 오전 9시부터 두 그룹의 성경공부를 인도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일직 떠나고, 우리는 금요일 밤에 인부들이 이목사님집 슬래브 콘크리트를 치고 나면 토요일 오전에 쉬었다가 점심 식사 후에 떠나기로 했습니다. 돌아오는 것은 거기서 월요일 점심 식사를 한 후에 돌아오고.
점심 식사를 하러 IMTC 식당으로 갔는데, 어제 신학교에서 만났던 후원 학생 Mary가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자기들 등대교회(Light House Church) 사람들이 도착하자마자 교회에서 나를 찾았는데 안보이더라고 하며 궁금했답니다. 다시 한번 후원자를 갖게 되어서 굉장히 기쁘다는 표현을 합니다. 앞으로 자기의 포부로 이야기 하고.
방문팀들이 돌아와서 같이 점심 식사를 하고, Youth Fellowship 시작하는 것을 보고, 나가서 김치 담글 장을 봐서 집으로. 영어 공부를 마치고 저녁식사 후에 다시 교회로 갔습니다. 현지인들이지만 청년들 연합 행사에 같이 있고 싶어서. 마침 교회 마당에 서목사님과 장목사님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서 같이 선교현황에 대해, 그리고 후원자 모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7시 조금 넘어서 갔더니 9시까지 집회 시간인데 주로 일롱고어로 이야기하고 스피커 소리도 잘 안들리고 해서, 장목사님이 서울서 온 후배목사님과 함께 가 있는 커피숍에 동석했습니다.
9시가 거의 다 되어서 빗방울이 듣기에 다시 교회로 왔더니, 여러 가지 경연대회가 시작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스킷 드라마 식으로 각 교회마다 준비해 온 것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막 들어갔을 때가 Camandag 교회의 순서였습니다. 그때부터 11시까지, 각 교회가 발표하는 것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는데, 카메라의 특성상 화면이 어둡게 나옵니다.
밤은 깊어가지만, 순수한 필리핀 청년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아서 프로그램 마칠 때까지 같이 있었습니다. 9시경에 교회로 돌아올 때 잠시 쏟아지던 소나기는 나도 모르는 새에 멈추어 있습니다.
2006년 10월 27일(금) 비자연장
아침에 이민국에 비자를 연장하러 갔습니다. 지프니 갈아타는 것을 잘 몰라서 택시를 타고 갔는데 관광행사를 한다고 퍼레이드 때문에 길이 많이 막힙니다. 몇 일 전에 시작했는데 오늘 오후 3시에 행사가 마친다고 합니다. 두 번째 연장은 30일에 일인당 3,290페소씩. 돌아오는 길에 교회에 들렀는데, Youth Fellowship 행사 중 아마 설교시간인 것 같습니다. 잠시 앉았다가 집에 와서 lesson 후에, 우리 tutor 친구를 기다렸습니다. 마침 tutor들이 저녁 스케줄이 비어서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퇴근 시간이기도 하고 하루 종일 밀렸던 traffic 때문에 5시 30분에 도착 예정이었던 사람이 7시가 다 되어서 도착했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특히 오빠가 AIT 출신으로 CPU 대학 토목과에 교수로 있어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기타 성경에 관련된 사항과 여러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나누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늦어져서 10시 가까이 되어서 집을 나와 한 택시를 타고 나는 교회 앞에서 내리고 tutor들은 자기들 집으로.
교회에 가니까 저녁 기도회는 마쳤고, IMTC 건물에서 막 contest가 시작되려던 참이었습니다.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끝날 때까지 동영상 촬영을 했습니다. 새벽 1시쯤 마치고 나니까 택시를 타는 것이 안전할까 하는 생각도 들고 망설이고 있는데, 후원하기로 한 학생이 다가와서 안내를 해 줍니다. IMTC 경비원에게 말해서 택시 타는 데까지 태워달라고. 큰길까지 가더니 집이 머냐고 물어봐서 만두리아오라고 했더니 집까지 오토바이로 태워준다고 합니다. 밤에는 택시기사를 못 믿을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고 하며.
내일 현지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