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25(월) 무선인터넷신청(사진:tutor)

by honey posted Jun 01, 20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요즘 날씨만 같으면 살만 합니다. 알고 봤더니 지금이 우기철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벌벌벌벌이 이곳 겨울입니다. 벌벌은 September, October, November, December를 말합니다. 우기(겨울)2월 중순 정도까지 가고, 나머지의 건기에는 무척 덥다고 합니다. 듣기로는 3월이 가장 덥다고 합니다. 또 이곳 벌벌벌벌의 특징은 9월초부터 내내 성탄절 분위기를 잡는다는 것입니다. 벌써부터 백화점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리고 있습니다. 성탄 용품의 전시 판매와 함께.

 

  몇 일 전부터 귀마개를 하고 자니까 이제 소음에 대한 공해로부터는 자유로워졌습니다. 웬만하면 적응을 해 볼까 했는데, 그 기간 동안 잠을 설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금부터라도 잘 자야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침에 수영을 하고, 교회로 가서 Terry 집사와 함께 무선 인터넷을 신청하러 갔습니다. LAN으로 연결하는 Globe Line Broad Band는 언제 연결될지 모르는데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1년이 다 지나갈 수도 있겠다 싶어서, 속도는 약간 더 느리지만 곧바로 설치가 가능한 SMART회사의 무선 인터넷을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999페소를 deposit하면 내일 당장 달아준다고 하고, 1년간 사용하는 것이 option입니다. 지금만 해도 벌써 한 달은 까먹은 셈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비합리적인 것은, 무선 인터넷 안테나 셋트를 내게 주면서 집에 갔다 놓으면 내일 기사가 와서 달아준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내일 설치해 준다고 하면 우리는 빈 몸으로 돌아가고, 내일 안테나를 달러 오는 기사가 장비를 가져오면 되는데, 어째서 그런 시스템이 안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교회로 돌아가 이목사님 집을 짓는 일을 같이 지켜봤습니다. 공사하는 사람들은 건축 일을 학교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현장을 따라다니며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이 분명합니다. 콘크리트를 믹서로 비비는데 물을 터무니없이 많이 넣는 것 하며, 골재의 배합비 같은 것은 전혀 염두에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넣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하던 방식에서 다르게 하라고 하면 그들이 이해를 못하니까 공사가 진행되기 힘들어서, 흙 묻은 발로 콘크리트 속에 들어가서 삽질하지 말라는 정도밖에 간섭할 수 없습니다. 감독하는 십장까지 영어가 안되고 오직 일롱고어밖에 안되니 모든 의사소통은 손짓발짓과 눈치로 해야 되는 실정입니다. 거의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하려면 중간에 Pastor를 세워서 통역을 시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목사님댁에서 점심을 먹고 집에 와서, 영어 lesson을 마친 뒤에 근처의 Iloilo 슈퍼마켓에 다녀왔습니다. 차를 타고 지나치면서 볼 때는 거리가 제법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걸어보니까 집에서 5분밖에 안 걸립니다. 그런데 가격이 SMcity보다 조금씩 비쌉니다. 아무래도 대형 백화점이 유통과정이 좋은 것 같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그 안에 있는 Mang Inasal에서 할로할로를 사 먹고 집으로 걸어서 돌아왔습니다.

 

  요즘 날씨가 조금 선선한 이유는 비가 자주 오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11시경부터 소나기가 오더니 조금 말짱했다가 다시 오후 4시경부터 비가 추적추적 옵니다. 비가 오면 무더위가 없어서 좋은 반면, 방충망을 잘 닫아야 합니다. 밖에 비가 오면 벌레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합니다. 햇볕이 쨍 하면 방충망까지 열어 놓아도 벌레가 밖에서 안 들어오는데 날이 어둑해 지면 도마뱀을 위시하여 날파리 등이 많이 들어오려고 합니다. 그래서 해가 있을 동안에는 방충망을 열어 놓았다가, 4시경부터 날이 어둑해지면 방충망을 닫는 것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