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23일(월) 흐림후 저녁부터 비 - 아내 병원
웬 은혜입니까, 웬 사랑입니까? 이번 주는 생활비를 아끼려고 과일을 사지 않았더니 사과가 한 상자 생기고, 저녁에는 김경자 집사님이 시래기국을 한 냄비 끓여다 주시고. 대구에서 김은자 집사님이 만들어 주신 무말랭이가 아직도 남아 있어서 김치를 싸가지 않는 점심 도시락에 가장 좋은 반찬이 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붙잡혀 가시기 전에 몸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은 제자들로 본을 받아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섬기라 하신 것처럼 우리도 이곳 베델 교인들의 섬김을 받고 있습니다. 장차 한국에 가서 이처럼 다른 사람들을 섬기라는 주님의 뜻인 듯 합니다.
집사람이 어제 넘어진 탓에 자리에 잘 앉지를 못해서 아침부터 집안일을 돕고, 아이들을 pick-up한 후에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갔습니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 될 것 같다고 해서 아침에 여기저기 수소문 해 보았더니, 집사람에게서 학교로 전화가 왔습니다. 유목사님 사모님이 Garden Grove에 있는 방사선과에 ride 해 주신다고 하는데, 내게 있는 보험카드가 필요하다고. 기왕 나서는 김에 같이 같으면 해서 따라 나섰습니다. 마침 사모님의 84세 되신 어머니도 동승하고 계셨습니다. 병원에 가는 김에 검진을 받아보신다고.
베델교회 집사님 부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사모님과 같이 가니 잘 대해주셨습니다. X-ray를 4장 찍고 잠시 후 사진을 판독했는데, 엉치뼈가 부러져서 3∼6개월 지나야 나을 것 같고, 한달간은 꼼짝 말고 무거운 것을 절대로 들지 말라 합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들은 보험은 deductible이 $75/each occurrence인데 사모님이 우리 형편을 이야기 하니 모두 보험으로 cover하면 되겠다고 하며 병원비를 하나도 받지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병원비가 비싸서 웬만하면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다행입니다.
처방전을 가지고 김약국으로 가서 진통제를 사고, 돌아오는 길에 사모님이 한국 냉면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까지 태워다 주시고는 트렁크에서 사과까지 한상자 꺼내주셨습니다. 유목사님 댁에서는 지난번에 자개상도 주시고, 라디오도 얻어 줄테니 사지말고 있으라 하시고, **이 tutor도 구해 주신다 하시고... 베델교회에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영이와 *영이를 pick-up하고, 어제 대구의 장집사님과 통화하느라고 2시간밖에 자지 못해서 잠시 눈을 붙였다가 저녁을 차려 먹고, 아까 받은 사과를 먹으려 하는데, 김경자 집사님이 빵을 한 상자 가지고 심방 오셨습니다. 또 저녁에는 성가대 김인곤 집사의 위로 전화가 오고, 낮에는 구역장인 조희원 집사님의 위로 전화가 있었고. 이렇게 보호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 견딜 수 있는데 베델 교인들이 사랑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아멘교회에서처럼.
김집사님이 돌아가신 후에 가정예배를 드렸습니다. 찬송가 214장. 변찮는 주님의 사랑과 거룩한 보혈의 공로를 우리다 찬양을 합시다. 주님을 만나볼 때까지. 우리를 깨끗케 한 피는 무궁한 생명의 물일세 생명을 구원한 친구들 하나님 찬양을 합시다. 주님의 깨끗한 보혈을 날마다 입으로 간증해 담대히 싸우며 나가세 천국에 들어갈 때까지. 십자가 튼튼히 붙잡고 날마다 이기며 나가세 머리에 면류관 쓰고서 주앞에 찬양할 때까지. 예수는 우리를 깨끗케 하시는 주시니 그의 피 우리를 눈보다 더 희게 하셨네.
말씀은 여호수아 6장 1-7절: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성을 함락하기 전에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나타나셔서 제사장들이 법궤를 메고 여리고성을 일곱바퀴 돌라고 명하십니다. 여호수아는 이것을 백성들에게 전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일곱바퀴를 돌아야 하는가 하고 캐묻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하나님의 지시대로 따라서 여리고성을 점령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뜻을 순종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앞길을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십니다. 집사람을 왜 계단에서 넘어지게 하여 몇 달간 못 움직이게 하시는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징계인가 하고 집사람이 잠시 말을 꺼내 보았지만, 절대로 그런 하나님이 아닙니다. 욥이 잿더미 위에 앉아서도 하나님을 저주하지 않았듯이,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하나님은 원망들을 만한 일을 우리에게 주시지 않습니다. 분명 이 일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이루고자 하시는 뜻이 있을 줄 압니다. 아니면 우리를 어떤 길로 인도하고 계신 것입니다.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 때 모든 길을 인도하여 주심을 믿습니다. 김경자 집사님은 하나님과 가까이 하려하니까 사탄이 시기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볼만한 일들이 있기도 합니다. Cell Church에 다녀올 때 아이들이 굉장히 싸웠고, 수요예배 또는 교회의 모임을 다녀올 때 아이들이 많이 다투기는 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든 싸움은 예수님이 이겨놓으신 것이고, 하나님 백성의 삶 속에는 사탄이 개입하여 주관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욥의 경우도 사탄은 잠시 인생의 주관자의 곁에 있었을 뿐입니다.
요즈음 나의 인생의 모든 부분에 하나님이 개입하셨음을 느낍니다. 지금까지 되어진 일의 하나도 하나님의 간섭이 없던 것은 없었습니다. 처음 교회를 나갈 때 누구의 인도를 받지 않고 혼자서 교회 종소리에 이끌리어 건너편 동네에 있는 교회에 가게 된 것 하며, 도중에 잠시 곁길로 간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하나님은 나를 제자리로 돌려 놓으셨습니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의 입시에서도 하나님은 내가 가야할 학교로 나를 인도하셨습니다. 결혼도 좋은 믿음의 반려자를 만나게 하시며 집사람을 통하여 나의 믿음이 생활과 연관된 믿음이 되게 하셨습니다. 여건이 어떻든 결혼식도 낭비 없는 수수한 식을 치루었던 것이 지금도 감사함으로 남습니다. 수년간의 교회 생활 동안 여러 믿음의 선배들을 만나게 하시며 오늘의 믿음으로 자라게 하셨습니다. *영이 *영이를 날 때도 하나님이 깊이 개입하셔서 하나님의 은혜로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이는 태어나면 기형아라고 유산시키자 하던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온 교인들의 기도로 건강하게 태어나 지금은 튼튼한 우리의 귀염둥이입니다. 대구로 이사오는 과정에도 하나님이 모든 것을 간섭하셨습니다. 누나로 하여금 예수님을 믿게 하시고 그 일을 통하여 부모님이 하나님을 알게 되는 과정도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곳 미국으로 오는 과정 속에서도 모든 일에 하나님이 개입하셔서 하나님의 원하시는 바대로 이끌고 있음을 느낍니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체험합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을 때 두려움을 느꼈듯이 때로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렇게 모든 일에 하나님이 간섭하고 계셨는데 전에는 잘 몰랐던 적이 더 많았습니다. 내가 인식하지 못했던 순간에도 하나님은 언제나 나의 앞에서 끌고 계셨습니다. 또한 내가 피곤하고 지칠 때에는 나의 등뒤에서 나를 밀고 계셨습니다. 이제 가끔이 아니라 모든 순간에 하나님이 나와 동행하심을 알게 되니 차라리 눈물이 납니다. 이제까지 참으시던 하나님이 여기까지 나를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은 분명 나를 향하신 선한 뜻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디에 있든 당장 스크린에 보여달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그분의 인도대로 따르는 삶을 살 때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로 나의 발을 디디게 해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