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13일(금) 흐림 - 베델동산
3시에 퇴근하여 베델동산 준비를 하다. 교회에 6시까지 모여 7시경에 River Side County에 있는 감림기도원으로 출발,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도착하다. 베델동산은 베델교회 자체 프로그램으로, 베델교회 교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membership training인데, 한국에서 하는 tres dias와 같은 것이다. 한국의 tres dias가 이곳의 LA은혜교회 김광신 목사에게서 도입된 것이고, 김광신 목사는 이곳 베델교회 출신이니 결국 베델교회가 그런 운동의 산실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평상시 tres dias를 바람직하지 않게 여겼는데 그것과 틀리다 하여 가보았더니 역시 같은 것이다. 그러나 평상시의 내 지론대로 카톨릭에서 나온 것을 그대로 따르지 않은 것이 위안이 되었다. 그 방법 및 내용의 좋은 점을 그대로 따르되 이름을 바꾸었다는 것과 tres dias에서 사용하는 상징물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수용할 만 하다.
모든 프로그램의 진행은 tres dias에 다녀온 사람들이 아멘교회에서 실시한 바 있던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 및 생소한 어떤 것에 대해 감동적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평상시 말씀을 중심으로 삼던 나의 경우 일종의 신앙 balance적인 측면에서 한번쯤 겪어보는 것도 괜찮다는 느낌이다. 단지 이런 프로그램에서 느낀 감정이 믿음의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이 조금 든다.
교회에 등록하러 가니까 많은 수의 봉사자들이 있었다. 접수와 함께 가방을 받아가더니 거기에 이름표를 달고 짐차에 싣다. 기도원에 도착하니 봉사자들이 두 줄로 서서 박수와 함께 환영의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휴게실로 인도되었다가 숙소로 가다. 참가자 숙소에 들어가니 한 방에 6명씩 이름표가 붙어 있고, 각 침대에 이름표가 붙어 있고 가방이 침대에 놓여 있었다. 철저히 조직적인 봉사체계가 되어 있었다. 잠시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예배실로 들어가는데 카톨릭 특유의 정성어린 문지기 두명이 문 앞에서 수문장과 같은 자세로 고개 숙여 기도하고 있었다. 예배실 안에 들어가니 조명은 흐리고 방 안 둘레에는 봉사자들이 고개 숙여 기도하며 있고 내부에 8명씩 앉을 수 있는 둥근 테이블이 6개 있는데 남자 24명이 세 테이블, 여자 24명이 세 테이블을 차지했다.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엄숙한 분위기. 참가자들은 분위기에 눌려 주눅이 들었다. 찬송으로 예배를 준비하는데, 주로 "나 주를 멀리 떠났다 이제 옵니다" 등 회개에 관한 주제들이다. 어느 정도 찬송을 부른 후 목사님이 나와서 설교. 창세기에서 야곱이 하란에서 돌아오다가 형 에서가 두려워 얍복강가에서 기도하다가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사건에 대하여. 더 이상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지하라는 내용의 말씀. 봉사자들과 함께 기도 후 베델동산 담당 장로님의 광고. 이 시간 이후 시계를 풀어 두라는 등 생활규칙을 전해듣고, 11시 30분 경 취침하러 숙소로 내려감. 그때 목사님으로부터 한가지 약속을 받음. 오늘밤은 각자 숙소에 가서 한마디도 하지 말 것. 필요한 의사표시는 눈으로 할 것. 숙소에 가서 내게 배정된 이층 침대에서 곧바로 잠을 잠. 어제 저녁에 잠을 잘 못 잔 덕택에 잠자리 바뀐 것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고 잠을 바로 잘 수 있었음.